<素人의 세상 有感> 두 가지 색깔만 있어야 하는 세상 > 이생 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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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구촌 어디를 가나 ‘포퓰리즘(populism)’ 풍조가 휩쓸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단아 트럼프가 보수의 외양을 하고 등장한 미국이 그렇고, Brexit를 둘러싸고 영국 사회가 갈라질 때부터 그 나라 사정도 그렇다. 다른 유럽 나라들도 이민 문제를 두고 마찬가지로 대립과 혼란이 극심하다.

 

치자면, 우리 사정도 크게 다를 게 없다. 시민 촛불 혁명으로 보수 정권이 무너지고 진보 성향 정권이 등장하자 마찬가지 현상이 극심하다. 이쪽은 이쪽대로, 저쪽은 저쪽대로 주의 · 주장이 격렬하게 대립하다 보니, 자칫 사회가 절단 날 지경에 빠질 것만 같아 많은 이들이 우려와 당혹감을 느낀다. 

 

언제, 어디서 연유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우리는 흔히 인간의 사상과 이념을 색깔에 비유하기를 즐겨한다. 아주 그럴듯한 비유법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흰색 · 검은색으로 양분하는 것은 대단히 극명하게 작동해서, 내 쪽은 흰색이고 다른 쪽은 흑색이다. 때로는 적색으로 내몰기도 한다. 

 

여기에 포퓰리즘과 색깔론이 겹쳐지면 충돌 강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서로 거의 죽기 살기로 덤빈다. 여기에는 친구도 없고 동창도 없다. 심지어는 가족도 없다. 그러니, 자연 많은 이들의 가정 내에서나 사회 생활에서 인간관계가 엄청나게 피폐해진다. 사정이 이쯤 되면 서둘러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될 사회적 고질병으로 전화(轉化)되기 십상이다.

 

이전에 어느 저명한 사회심리학자가 우리 국민들은 속성 상, 세 가지를 성공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조급하고 드러내려는 성격이라 숨어서 하는 ‘간첩’ 노릇하기가 어렵고, 남을 넉넉히 받아들여야 하는 ‘토론’이 어렵고, 상대방 심중을 먼저 간파하고 버텨 이겨내야 하는 ‘협상’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했다.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이 세상에는 희거나 검거나 두 가지 무채색만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색깔들이 잘 어울려야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법이다. 샌프란시스코 꼬불꼬불 언덕 길 옆에 늘어선 아담한 집들의 우아한 중간 색조의 조화처럼. 그리고 자연 속의 여러 색깔들이 다툼이 없이 서로 어울려 조화로운 궁극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듯이 말이다. 

 

각자가, 대화를 하나 충돌하지 않고, 내가 주장하는 것처럼 내 생각과 같지 않은 남을 수용하며, 상대 앞에 진중하게 인내하는 그런 여유를 숙성해야 되겠다는 말이다. 상대방을 기어이 타도하여 한 가지 색깔로 통일하고야 말겠다는 사회란 결코 아름답지도 않고 안정되지도 않는 게 이치다. 우리가 얼마 전까지 지긋지긋하게 겪어 왔던 그 어두웠던 시절처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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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30 18:00:53 최종수정 2018-08-01 14: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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