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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동과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 6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은 불평등하고 인종 차별이 심한 나라였다. 미국 백화점 점원으로 일하던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의 작은 용기가 이러한 미국 사회를 변화 시키는 단초를 만들었다. 당시 버스 앞 좌석은 백인, 뒷좌석에 흑인이 앉고 만원인 경우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버스 뒷자리에 앉아 퇴근하던 파크스는 버스가 만원이 되자 운전사로부터 자리를 양보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이를 거부하자 경찰에 체포되고 그 이후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버스 탑승 거부 운동을 펼친다. 결국 흑, 백인 전용공간을 분리한 시의 조례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이끌어 내고 인권법 (1964.7.2) 제정으로 까지 발전 시킨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 때 연설에서 자주 인용했던 인물도 바로 로자 파크스였다. “로자 (파크스)가 있어 마틴 루서 킹이 걸을 수 있었고. 마틴이 걸어서 오바마가 달릴 수 있었지. 오바마가 뛰고 있어 우리 아이들이 날 수 있다네”. 대선을 승리로 이끈 이 캠페인 슬로건도 파크스의 인권운동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불침번 근무를 폐지한 군 부대가 있다. 그것도 전방에 있는 전투부대다. “ 장병들이 사고를 치는 것은 훈련이 고되서가 아니라 생활이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훈련은 강하게 시키되 내무 생활은 최대한 자유를 주겠다”는 사단장의 지휘 방침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래서 불침번, 위병소 경계근무, 탄약고 경비 등을 없애고 저녁 시간은 오롯이 장병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했다. 경계 경비는 첨단 시스템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야간 경계근무 시간에 잠을 푹 자면 다음 날 훈련을 아무리 강도 높게 해도 불만이 없을 뿐 아니라 더욱 효율적인 훈련이 가능하다는 생각, 바로 이 부대장 (안영호 소장)의 깜찍한 발상이다. 이 얼마나 유쾌한 역 발상인가. 

군의 리더십이나 병영 환경은 90년 이후 출생 자들이 입대하는 시대변화를 못 따라 간다는 지적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군 기강이 높아야 높은 전투력이 유지 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동안 군 기강이 상명하복에 너무 치중하고 내무생활에서 기강을 세우려 했던 것은 아닐까? 안 소장이야 말로 요즘 신병들은 훈련이 고된 것은 참아도 내무생활이 고된 것은 못 참는다는 신세대 감성을 꿰뚫어 봤다고 생각된다. 군의 존재 목적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강한 군대는 강한 전투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본질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최근에 출석부, 시험감독, 상대평가제를 없애서 화제가 된 대학이 있다. “ 교수가 잘 가르치면 되지 수업 안 들어 온다고 점수 깍는 건 옳지 않다. 상대평가라는 것은 대학 교육의 자존심을 깍는 것이고 대학은 학생을 줄 세우는 곳이 아니다”라는 고려대 염제호 총장의 얘기다. 이 또한 얼마나 색 다른 발상인가. 염 총장은 입학 시험에서 논술 전형을 폐지해 강남 엄마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수능 만점 아이와 실수로 1-2개 틀린 아이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 사교육을 안받은 학생 중에서 원석을 찾겠다. 그리고 학교장 추천으로 심층 면접을 거쳐 독창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취지란다. 또한 공부 잘하면 금전적 보상을 받는 성적 장학금 제도를 축소 폐지하고 맞춤형 장학제로 변경하겠다고 한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학업을 소홀히 하거나 중단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학교 우등생이 반드시 사회 우등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미래 인재야 말로 호기심이 많고 독창성이 뛰어 나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으리라. 유연 학기 제, 5-60대 전용대학 등 그의 파격적 대학 혁신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변화와 혁신은 절대 쉽지 않다. 우리는 지금 시대가 바뀌고 구성원들의 인식이 바뀌고 관련 대상들이 송두리째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리고 내가 속한 조직은 현상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특히 보수적인 집단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하다. 결국 창조적 혁신은 창조적 리더에 의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리더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고 실천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은 기존 관행과 제도 질서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과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고정 관념이나 선입견을 과감하게 깨고 변화에 도전하는 행동력을 보여준다.

 

 가장 전통을 중시하고 보수적인 집단이라고 하는 군대와 대학에서 지금 실험중인 혁신 운동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것을 통해 사회는 조금씩 바뀌어가고 진화되는 것이 혁신의 사이클이다. 자기 자신부터, 자기가 속한 집단부터 바꾸는 작은 행동이 티핑 포인트를 지나면 거대한 사회(제도) 변혁의 물결로 바뀌는 것이 역사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유쾌한 반란이 이어지길 고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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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6-09 19:08:02 최종수정 2016-06-09 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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