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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작전의 효과성에 관한 논쟁과 그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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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2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26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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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보고서는 세종연구소가 발간한 <국가전략, 제26권 3호 2020년 가을호>에 실린 논문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본란에 소개합니다.​<편집자>

 

1.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미국에서 ‘참수전략’은 대(對)분란작전과 대(對)테러리즘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전쟁의 초기 단계에서처럼 정규전에서도 이를 적용해 참수작전을 시도했다. 국내에서도 ‘참수부대’의 창설이 이슈가 되었던 2017년 이후 이 작전에 대한 관심은 단속적이나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양적·질적으로 심화되고, 특히 그 효과성에 대해서는 첨예한 논쟁까지 진행되어왔지만, 국내의 논의는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2. 이 글은 참수작전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여 궁극적으로는 그에 관한 국내의 기존 이해가 새롭게 주목해야 할 부분들을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참수작전의 이론적 기초를 정립하고, 다음으로는 그 효과성과 성공적 실행가능성을 둘러싸고 그간 해외에서치열하게 전개된 논쟁을 고찰하여 그 속에서 주요한 시사점들을 도출해 본다. 

 

3. 결론 : 시사점을 찾아서

 

① 해외에서는 참수작전의 효과성과 성공적 실행가능성을 놓고 첨예하게 논쟁해왔다. 이러한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참수작전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얼마나 제한적인 것이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해외의 논의는 주로 대분란작전이나 대테러리즘의 맥락에서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논쟁에 참여했던 많은 연구자들은 테러나 반군 조직이 아니라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도 효과성에 관한 자신들의 견해는 거의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참수전략이 그 적용의 대상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가정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국가이건 ‘비국가행위자’이건 그 리더십은 인체의 두뇌와 같아서 그것을 파괴, 차단 또는 교란하면 죽음, 마비 또는 통제력의 상실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정규전적 상황과 정규전적 상황에서 참수작전은 동일한 가치와 한계를 가지지 않을 수 있지만, 그 효과성에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 간에는 적지 않은 상관성이 있을 수 있다.

 

 ②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지만, 기존의 첨예한 논쟁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몇 가지 시사점은 도출된다. 

 

 첫째, 무엇을 위해 참수작전을 시도할 것인지를 다시금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상대의 리더십 제거 자체가 참수작전의 궁극적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상대의 리더십제거를 통해 창출하고자 하는 궁극적 효과나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상대 리더십의 제거 자체가 상대의 즉각적인 와해나 치명적 약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그것이 곧 승리를 의미할 수는 없다. 문제는 참수작전을 통한 효과가 단기적, 중기적 혹은 장기적으로 서로 다른 모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단기적 효과에만 주의를 집중하여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결과가 도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6년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에 대한 참수 계획이 “그 말 자체로는 시원해 보이지만이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치명적인 딜레마를 관리해야”함을 강조했던 한 위원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둘째, 구상된 참수작전의 성공적 실행가능성도 냉정하게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항공력을 활용한 참수의 시도는 기대와 달리 성공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항공력의 투입을 보장해 줄 확고한 공중우세를 선결적으로 요구한다. 무인기를 활용하던 유인기를 활용하던 간에 북한을 대상으로 참수작전을 구상한다면, 그러한 전력을 투입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특히 항공전력과 방공망 제압)이 조성 되었는지를 우선 평가해야 한다. 항공력 중심의 참수작전은 표적이 되는 리더의 실제 위치에 대한 오류 없는 정보 또한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항공정밀무기도 정밀한 정보가 전제되는 경우에만 본연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확보하는 데는 첨단 정보자산의 광범위한 운용 못지않게 인적정보(HUMINT) 또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극도로 폐쇄적이며 통제적인 사회로서의 북한의 특성은 신뢰성 있는 인적정보의 운용을 매우 어렵게 한다. 이른바 ‘참수부대’의 투입도 그다지 수월하지 않다. 공중을 통한 투입은 확고한 공중우세를 선결적으로 요구하며, 지・해상을 통한 투입도 극도로 치밀한 준비를 필요로 한다. 성공적 실행가능성을 평가하면서는 상대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과신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전쟁사의 수많은사례가 증언하듯이, 군사작전에서는 상대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과신하는 만큼 우리는 ‘상상 속의 적’을 그리는 일에 익숙해갈 뿐이다. 

 

셋째, 참수작전이 비효과적이거나 심지어 역효과적일 수도 있음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그간 해외 논쟁에서는 비효과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 주목받아왔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수작전을 기획하면서 그것의 비효과성이나 역효과성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은 그것이 효과적일 수 있는 가능성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설령 비효과적이거나 역효과적일 경우에도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일이기도 하다. 참수작전은 그 기획에서부터 실행과 평가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수월한 게 없다. 

더 큰 문제는 그 효과성 또한 낙관할 수 없으며, 더러는 역효과가 유발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충분한 근거 없이 북한이 우리의 참수 의도를 두려워한다거나,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이를 실행할 수 있다거나, 혹은 리더십만 제거되면 북한이 우리의 의도대로 행동하게 될 것으로 믿는 것은 우리의 발전적인 군사전략수립에 오히려 장애가 될 뿐이다.

 

 ③ 이 연구에서는 참수작전에 관한 해외 논의를 한반도에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일은 삼갔다. 주로 대분란작전과 대테러리즘의 맥락에서 논쟁되어왔던 해외의 경우와는 달리 참수작전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핵 억지 전략’ 의 맥락에서 본격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상황에서 검토되는 참수작전은 일단정규전의 맥락을 상정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의 경우는 적지 않은 예외성을 갖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예외성은 곧 한반도 상황에서 참수작전에 관한 논의가 그래서 더 깊이 있고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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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2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25일 10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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