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에서는 연구진의 논문 및 자료와 함께 연구원 주최 세미나의 주제발표 및 토론내용 등을 PDF 파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국제화 전략과 경제적 성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8월22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0년08월22일 17시10분

메타정보

  • 5

첨부파일

본문

 이 보고서는 2020년에 맞이하는 서강대학교 개교 60주년을 기념하여 개교 당시 존재했던 6개 학과 중 하나인 경제학과 60주년을 맞아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 (원장 이영훈 교수)이 지난 2019년 12월에 발간한 기념논문집의 일부(제7장)임을 밝혀둔다. <편집자>​ 

 

해외시장 진입후 2년 버틴 기업에 맞춤형 지원 바람직

중간재 수입 가로막는 정책과 규제 과감히 버려야

GVC편입기업 중심으로 R&D보조금 지원 적극 추진

 

1. 2000년대 중반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국제화 전략은 업그레이드되면서,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였다. 국제화된 기업들은 크게 두 가지 형태의 글로벌 기업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해외시장과 거래를 하는 수출기업과 수입기업들이 있고, 둘째, 비용절감 및 시장 확대를 위해 다른 나라에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투자하는 다국적 해외투자 기업들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국제화된 기업들은 그 수준을 훨씬 넘어 전세계 글로벌 생산망 체제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2. 산업 전반에 걸쳐 수직분업화 된 다국적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이 과연 국내에도 투자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있을까? 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을 얼마나 잘 이겨내고 있는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지난 10년간 필자가 수행한 실증분석 연구결과들을 근거로 글로벌화 된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그 경제적 성과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4. 전체 보고서의 전반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첫째, 수출기업의 시장 진입과 성장과정에 대해서 분석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떻게 수출을 시작하게 되고 생존하고 성장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둘째, 우리나라의 다국적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중간재 소싱 활동을 하는지를 분석했다. 

셋째, 소위 글로벌 가치사슬이라고 알려져 있는 전 세계 중간재 생산망과 교역 네트워크 체제하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런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기업들에 대한 경제적 성과도 평가했다.

넷째, 우리나라의 다국적기업의 내부 조직에는 어떠한 변화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도 밝혀보았다.

 

5. 끝으로 우리나라가 좀 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부의 자세와 정책적 함의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여기에서는 보고서에서 분석한 정책적 함의를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① 글로벌 기업들은 이윤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고용을 창출하고 자본을 축적하며, 지식과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로 나가기위한 새로운 기술 혁신의 주체이다. 이들이 망하면 단순히 법인 하나가 사라지는 차원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자본의 사용가치가 사라지며 그동안 축적된 지식과 소중한 정보가 사라지는 것이고, 결국 새로운 기술 발현이 막혀 우리 사회가 미래로 갈 수 있는 문이 닫히게 됨을 의미한다.

 

② 우리나라의 경제가 잘 되려면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야 한다. 우선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자유로운 시장경제체제를 더욱 견고하게 유지해 나가야 한다. 특히, 시장경제에 자주 개입하는 정부에게 필요한 자세이다. 

기업들은 국내 시장으로 포함하여 전 세계시장에서, 자신이 처한 여러 제약 하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스스로 해 나가는 독립된 경제주체이다. 공정한 시장경제체제에서 시장의 선택을 받은 기업들은 성장하고, 비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도태된다. 정부는 이러한 선택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과 정보가 없다. 시장경쟁을 통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또한 자원의 배분도 이러한 시장기능을 통해 이루어질 때 필요한 곳으로 이동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정부는 시장에 대한 개입을 줄여 나가야 하며, 동시에 시장기능에 맡길 수 있는 부분을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나머지는 기업들에 맡기면, 시장의 성과는 국민들이 누릴 수 있게 된다.

 

③ 마지막으로, 본 장에서 언급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하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간단히 그 방향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들의 수출시장 진입 후 초기 2년 생존율이 매우 중요하다. 2년 후 기업들은 서서히 수출을 늘리고, 약 5년 정도 지나면 상당한 자생력을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수출시장에서의 생존과 성장 패턴에 맞춘 정부의 간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경쟁력을 가늠할 수 없는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여 인위적으로 수출시장에 내몰아 일시적으로 수출의 총액을 늘리려고 하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수출기업으로 세계시장에 진입하고자 할 때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각종 규제나 장벽을 해소해야 하고, 시장 진출 이후에는 기업들 스스로 판단하고 경쟁력 갖추기를 기다려야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장 진입 후 2년 이내에 10개 기업 중 약 8개 기업은 도태되나, 2개의 기업은 생존한다. 이와 같이, 수출시장에 진입 후 약 2년 정도 자생력을 보여준 기업들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특히 자금이나 세제지원, 기술 및 연구개발 관련 지원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지원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시장 선택을 받은 기업들이 결국 우리나라에서 투자와 고용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둘째, 수출기업들은 대부분 수입을 동시에 수행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기업들이다. 해외 중간재 수입은 기업의 생산성을 늘리기 때문에 수출하는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에 직결 되어 있다. 수출을 늘리고자 하면서 수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모순된 정책이며 기업의 수출을 오히려 억제하게 된다. 또한 해외중간재 수입의 상당부분은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설립한 중간재 생산공급 자회사로부터 이루어진다. 해외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자회사로부터 중간재 수입을 한다는 것은, 경쟁이 심화되고 불확실한 세계시장에서 수출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한 수입 다변화 전략이다. 중간재 수입을 가로막는 정책과 규제들은, 결국 수출을 억제하며 더 나아가 고용과 투자로 이어지는 수출의 긍정적인 효과를 스스로 없애는 모순된 정부의 시장개입이다.

 

셋째,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혁신과 생산 공정 혁신도 함께 주도하고 있다. 기업의 신제품개발과 기술혁신은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를 크게 발생시킬 수 있는 기업의 창조적 활동영역이며,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과소생산 되는 영역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R&D 정책도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부는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기술 분야를 선정하고 이 분야에 속한 기업들에게 보조금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관점을 역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보조금 없이도 R&D를 수행하는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R&D를 수행하지 않는 기업들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이, 이들로 하여금 기술혁신이나 신제품 개발 등을 수행하게 만들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오히려 보조금을 받기 위한 게임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편입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R&D보조금을 지원하기를 권장한다.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기업들은 중간재를 수입하여 이를 생산요소로 사용한 후 또 다른 중간재나 자본재 혹은 소비재를 생산해 낸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 판매되며, 전 세계 기업들의 제품과 경쟁하고 있다.

그러한 상태에서는 이러한 보조금 없어도 이미 R&D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즉, 기술혁신이 발생하는 지점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에서 글로벌 활동을 하는 기업들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기술혁신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며, 이들의 활동결과는 우리 국민들의 고용과 소득, 그리고 후생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ifsPOST>​ 

5
  • 기사입력 2020년08월22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0년08월20일 11시36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