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제조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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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가 제조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파악 및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이 시급
- 최근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예상치 상회하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크게 위축
- 작년 내내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었고 올해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또한 낮아 제조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수익성 악화 등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
- 이번달 14일 당정은 기업들의 고금리 부담 완화와 신산업 전환 촉진을 위해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하였는데, 업종별로 고금리에 취약한 정도가 상이한 특성 등을 고려하여 유동성 및 사업전환 지원할 필요
- 금리 200bp 인상 시나리오 분석 결과 고금리에 취약한 위험·주의 산업군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정책적 지원 집중이 바람직
작년 내내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위축되면서 국내 제조기업들의 이자 부담 증가에 따른 재무적 안정성·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는 경향이 있고, 업종별로 직면하는 경영환경이 다르다. 이를 고려한 금리 인상 시나리오 분석을 수행한 보고서가 산업연구원에서 발표되었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주현)이 발표한 '고금리가 제조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제조업 내 외감기업 12,057개사를 대상으로 시나리오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3년 제조업 전체 기업들의 부담금리는 4.7%로 상승, 이자보상배율은 1.9배로 하락이 예상된다. 주요 분석 지표로 유동비율(안전성)과 이자보상배율(수익성)을 활용하였고, 유동비율 100% 미만이면서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인 기업을 위험기업으로 보았다. 16개 업종을 위험기업 비중에 따라 위험·주의·양호 산업군으로 구분하였는데, 분석 결과 위험 산업군(위험기업 비중이 25% 이상인 업종)에는 자동차부품, 조선,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이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고금리 기조 유지, 외부 경영환경 악화
2021년부터 급등한 인플레이션이 작년 하반기에는 예상보다 빨리 둔화하면서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시장 예측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이번달 13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는 등 목표 수준(2%)보다 여전히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위축되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 고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될 우려
2023년 초부터 기업대출금리는 5%대를 유지하는 반면, 3분기까지의 제조업 매출액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은 크게 하락하였다. 또한 기업대출 중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부터 지속된 높은 수준의 기업대출금리의 영향은 시차를 두고 올해부터 제조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처럼 높은 금리는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투자활동을 저해하고 한계기업이 증가하여 제조업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금리 인상 시나리오 적용 결과에 근거하여, 고금리에 취약한 업종 파악
금리 200bp 인상 시나리오 적용 시 기업들의 평균부담금리는 3.3%(2022년)에서 4.7%(2023년 예상)로 상승하였는데, 특히 석유제품, 철강, 가전, 섬유 업종에서 비교적 크게 상승하였다. 이자보상배율은 2.5배(2022년)에서 1.9배(2023년 예상)로 하락하였는데,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업종은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 정밀화학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업종별로 살펴보고 금리 인상 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정도에 따라 위험 산업군, 주의 산업군, 양호 산업군으로 구분하여 해석하였다. 이를 위해 위험기업을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고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기업으로 정의하였다. 우선 제조업 전체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2년 위험기업 비중이 17.7%에서 시나리오 적용 후에는 22.5%로 약 5%p 증가하였다. 다음으로 제조업 내 16개 업종을 위험기업 비중 25% 이상, 15% 이상 25% 미만, 15% 미만으로 구분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위험 산업군에 속하는 업종으로는 자동차부품, 조선,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이 있다. 둘째, 주의 산업군에 속하는 업종으로는 석유화학, 정밀화학, 기계, 철강, 섬유, 전지가 있다. 셋째, 양호 산업군에 속하는 업종으로는 반도체, 통신방송장비, 의약, 컴퓨터, 석유제품이 있다.
□ 시나리오 분석 결과는 영업이익을 전년도와 같다고 가정하였으나, 업종별 영업이익의 변동 가능성을 참고할 필요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에서 제공하는 업종별 자료는 산업분류 방식에 차이가 있어 본 고에서 다루는 16개 업종을 모두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작년 3분기까지의 이자보상배율과 매출액영업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석유화학, 금속제품(철강 업종과 유사), 기계전기전자, 운송장비(자동차, 조선 업종과 유사) 업종의 경우, 작년 1~3분기에 걸쳐 이자보상배율과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하락하는 것으로 관측되어 2023년도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반대로 자동차 업종의 경우 주요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가 2023년 최대 영업이익 신기록을 달성하였고, 해당 기업들의 합산 영업이익이 2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위와 같은 업종별 실적 방향성을 감안하여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제조업 전반의 재무적 안정성·수익성 및 중·장기적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별적 모니터링과 정책 필요
첫째, 위험기업 비중이 업종별로 편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위험 산업군과 주의 산업군에 대한 모니터링과 정책적 지원이 집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험기업 비중이 높은 업종과 채무불이행 시 파급효과가 큰 기업에 대한 선별적 모니터링과 지원이 절실하며, 이와 함께 열악한 차입 여건 개선을 위한 금융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고금리는 자원의 재분배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러한 경영환경에서 기업들이 더욱 합리적인 경영 방식을 찾아내고 구조조정을 수행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활력법이나 기촉법 등을 적극 활용하여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이 활성화되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국가의 부담을 경감시켜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구조조정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근로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확충 또한 필수적이다.
셋째, 고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장기적인 투자 여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시급한 자금난 해소를 돕고 국가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자금 융자 지원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친환경, 디지털 전환 등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요구되는 더 높은 수준의 기술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도록 연구개발(R&D) 수행 시 저금리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후변화 규제 대응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관련 시설투자, 핵심부품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추진 등에 대한 정책 자금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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