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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유시장경제인가” - 더플랫폼 주최 특별세미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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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9월07일 17시01분
  • 최종수정 2024년09월07일 17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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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 더플랫폼(이사장 송상현·회장 현병철)은 지난 6월 13일 서울 앰배서더 호텔에서 ‘자유시장경제’를 주제로 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모두 4부로 나눠 진행됐는데 그 가운데 1부 내용을 발췌, 여기에 소개한다. <편집자>


◈ 주제 Ⅰ

왜 자유시장경제인가: 시장경제와 한국경제
▲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자유시장경제를 위한 8가지 제언>

1.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인간 본성이 바뀐다고 믿은 것이 사회주의 실패의 출발점이었다. 이전 정부의 부동산정책처럼 인간 본성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정책은 실패한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인간 본성을 전제로 정책을 펴야 한다. 인간 성품의 계발은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종교와 문화의 영역이며 여기에서 리더의 역할은 본을 보이는 것이다 

2.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엄격히 다루어야 한다.
시장경제의 핵심은 생산수단의 사유와 시장을 통한 경제활동의 조정이다. 이 시대에 기업이나 토지를 국유화하겠다는 정치인은 많지 않겠지만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지 못하는 이들은 있다. 애덤 스미스는 시장 경쟁을 제약하는 중상주의자와 정치인의 유착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는 자유로운 경쟁과 시장 진입 및 퇴출 없이는 시장경제의 효율성, 역동성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을 가로막는 행동, 제도, 관행은 엄격히 다루어야 한다. 다른 한편 경쟁을 제한하는 법이나 규정을 제정할 때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 목적이 시장경제의 본질을 희생해야 할 만큼 중요한지, 그리고 효과가 보장되는지 더욱 세밀히 살펴야 한다.

3. 포용적 제도를 택하고 배타적 제도를 버려야 한다.
민주주의의 포용성은 시장경제에서 배출하는 부작용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팬덤정치, 진영정치가 되면 오히려 시장경제의 부작용이 증폭된다. 경제 양극화가 정치 양극화로 이어지고 이 둘의 악순환은 경제를 더 크게 망친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포용성을 유지, 발전시키는 제도를 택하고 특정 집단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법의 제정은 피해야 한다.

4. 엄격한 규제보다 유연한 규제가 나을 수 있다
규제를 입안하는 자들은 물 샐 틈이 없는 규제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는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막고 제도를 경직시킬 수 있다. 더 나은 규제는 거래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자발적으로 그 행위를 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강제적이며 징벌적인 법을 도입하는 대신 탄소배출권 시장을 개설한 것이 좋은 예이다. 높은 거래 비용을 치르려는 자들은 그 행위를 통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이 비용보다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 목적과 효과를 반영하여 규제의 유연성 정도를 정할 필요가 있다. 

5. 자유경쟁의 결과인 가격을 규제하는 정책은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해친다. 
가격 규제를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말하지만 원래 사회주의는 가격이 없는 체제다. 가격 규제는 자원의 최적 배분을 가로막아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 시장 가격이 독과점적 행동과 구조의 결과라면 그 행동과 구조를 바로잡는 것이 직접적인 가격 규제보다 더 중요하다. 

6. 사회적 자본, 넛지, 자치를 통해 규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지 검토해야 한다.
신뢰와 넛지는 강제성 없이도 규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한다. 자치도 자발성에 기초하기 때문에 정부의 법과 규제보다 훨씬 유연한 형태의 개입이다. 따라서 국회와 정부는 법과 규정을 만들기 전에 사회적 자본, 넛지를 이용하거나 혹은 자치를 강화함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시간이 들더라도 이를 이용하는 것이 규제 비용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제도의 유연성과 정합성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규제의 대안을 피라미드로 생각해 본다면 가장 저층에는 신뢰, 다음으로 넛지, 그다음 자치가 있을 것이다. 그 위에 4번에서 제시한 유연한 규제, 가장 고층에 엄격한 규제가 위치한다. 다른 대안을 살펴보기 전에 바로 고층으로 뛰어오려는 시도는 무모하고 무익할 수 있다. 

7. 규제는 규제 대상에 미치는 효과뿐 아니라 다른 제도와의 정합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노동시장 규제는 강화하고 자본시장 규제는 풀어준다면 제도의 정합성을 훼손하는 결정이다. 마차를 끄는 말을 반대 방향으로 뛰게 하면서 마차가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달리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8. 자유시장경제라는 목적지를 상기해야 한다.
우리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목적지를 상기하고 법을 제정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의 목적지는 시장경제다. 그렇다면 제도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동시에 다양한 주체가 자유와 자발성을 기초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공간을 열어주는 정부와 국회가 되어야 한다. 

◈ 주제 Ⅱ

만연한 가격 규제, 어떻게 볼 것인가?
▲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맺는말>
물가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에, 역사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정부는 다양한 가격 통제 수단을 써왔다. 본고에서는 2장에서 가격 통제가 최소화된 자유시장경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경제학 이론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자유시장경제 안에서도 가격이 자유로운 것이 왜 특히 중요한지 논의했다. 3장에서는 자유시장경제에서도 가격 통제를 취하는 근거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살펴보고, 그러한 근거에 따라 고려할 수 있는 통제의 유형을 나열해 보았다. 4장에서는 한국 경제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가격 통제에는 무엇이 있고 어떤 부작용이 우려되는지 예를 들어 살펴보았다. 

필자의 판단에 현재 가격 통제의 경제학적 근거가 있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그 정도가 심하여, 한전과 같은 공기업의 민영화 실패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는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는 가치관의 차이까지 바탕에 두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본다. 교육이나 의료 서비스 같은 전통적인 가치재의 경우 정부 지원과 맞물려 가격 통제가 시행되는데, 그 결과 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 제약되고 사회 갈등이 첨예해지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가치재로 인식되는 서비스의 범주가 확대되어 가격 통제 대상이 늘어나는 경향성이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가격 규제들은 규제가 지향하는 형평성 증진 차원에서 판단할 때 의도한 대로 성과를 내는지 냉정하게 봐야 할 것이다.

결국 그간 많은 문제를 누적한 가격 통제가 정치적 이유에서 시행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그 정치적 이유가 선의이든, 사회주의적 철학이든, 눈앞의 권력이든 국가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담보하지 못한다. ‘창조적 파괴’로 유명한 조지프 슘페터는 저서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공격의 호기나 실제적인, 또는 공상적인 불만이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사회질서에 대한 적극적인 적의를 불러일 으키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러한 분위기가 성숙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원한을 격앙하고, 그것을 조직하고 배양하며 표현하고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것에 관심을 갖는 (지식인) 그룹의 존재이다.”라고 지식인의 위험을 강조했다. 슘페터가 우려한 방향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역시 지식인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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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9월04일 12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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