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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선출 채비 본격화…이르면 내달 6일 콘클라베 시작할 듯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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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4월27일 14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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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추기경단 일반회의 본격화…인물 탐색 '선거운동 기간' 성격

조기종료 추세 콘클라베, 이번엔 길어질수도…'프란치스코 계승' 쟁점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절차가 26일(현지시간)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바티칸도 애도의 시간에서 정치의 계절로 진입하고 있다.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의 애도 기간이 5월 4일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후임자 선출을 위한 추기경들의 논의도 본궤도에 오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다음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Conclave·추기경단 비밀회의)는 이르면 내달 6일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콘클라베는 5월 6일 이전에 시작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그보다 며칠 더 늦게 시작될 수도 있다"며 "추기경들이 사전 회의를 통해 서로를 평가하고 재정 문제와 이념적 분열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의 상황을 가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콘클라베를 개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대다수 외신은 콘클라베가 내달 6일에서 11일 사이에 막을 올릴 것이라 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세상을 떠났다.

다만 룩셈부르크의 장클로드 홀레리히 추기경은 앞서 애도 기간이 끝난 직후인 5월 5일이나 6일 콘클라베가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라틴어로 '열쇠로 잠근다'는 뜻에서 유래된 콘클라베는 13세기부터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 유서 깊고 독특한 교황 선거 방식이다.

교황 선종 전날 기준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이 한곳에 모여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하루 두 차례 투표를 거듭한다.

콘클라베는 19세기 후반부터 시스티나 성당에서 개최돼 왔다. 추기경들은 교황청 내 방문자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격리된 상태에서 투표할 때 버스를 이용해 시스티나 성당으로 향한다. 투표 기간 외부와의 소통은 절대적으로 차단된다.

교황이 선출되면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워올림으로써 이 사실을 처음 세상에 공개한다.

이후 선거인 중 수석 추기경이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에게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이라며 새 교황의 선출 사실과 이름을 공포하게 된다.

절차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추기경단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튿날인 지난 22일 첫 일반 회의를 열어 콘클라베까지 일정과 실무 계획, 이슈, 우선순위, 주목할 인물 등을 논의했다.

회의는 투표권이 있는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 대부분이 로마에 집결하는 28일 열리는 다섯 번째 일반 회의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하루 두 번씩 열리는 일반 회의는 콘클라베만큼이나 중요한 선거의 장이 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이른바 '주변부' 국가들에서 추기경을 대거 임명함에 따라, 추기경들이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반 회의에서 거듭되는 짧은 연설과 비공식적 대화를 통해 추기경들은 서로를 탐색하고 어젠다와 우선순위, 인물의 카리스마 등을 가늠하게 될 전망이다.

NYT는 "다음 일주일 동안 진영이 더 선명해지고, 유력한 후보가 부상하거나 추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만약 추기경단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콘클라베 자체도 이런 '선거운동 기간'의 연장이 될 수도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20세기 들어 평균 사흘 만에 끝나는 등 상대적으로 짧아지는 최근 콘클라베의 추세와 달리 이번엔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역대 가장 진보적이었다는 말을 듣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에 대한 평가가 이번 콘클라베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되리란 예측이 바티칸 안팎에서는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포용적인 교리 해석과 개혁 정책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이면에서는 보수파 성직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공개적인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일반론적으로는 선거에 참여하는 135명의 추기경 가운데 110명 안팎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만큼 그의 유지를 계승·발전시킬 인물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그간 불만이 누적돼 온 보수파 추기경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교회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중도·보수 성향의 인물에게 표심이 쏠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교회의 개혁과 변화를 계속 이끌어갈 교황 후보로는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추기경, 장마르크 아벨린(프랑스) 추기경, 마테오 마리아 주피(이탈리아) 추기경, 피터 코드워 아피아 턱슨(가나) 추기경 등이 꼽힌다.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도 '다크호스'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반대로 안정을 중시하는 중도·보수파 후보로는 피터 에르도(헝가리) 추기경, 피에트로 파롤린(이탈리아) 추기경, 조셉 토빈(미국) 추기경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생전 공개 충돌을 마다하지 않았던 게르하르트 뮬러(독일) 추기경, 레이먼드 버크(미국) 추기경, 로버트 사라(기니) 추기경 등도 보수파 결집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런 전망을 하는 외신들의 최종 결론은 늘 '결과는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비밀리에 진행되는 콘클라베에 많은 변수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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