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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마저 '역성장' 경고…5월 성장률 하향·금리 인하 불가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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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4월17일 17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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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불안 길어지고 美관세 강도도 높아"…올해 성장률 1%안팎 그칠수도

성장 부진하면 올해 3회 이상 인하 가능성도

 

정치 혼란 장기화, 산불, 미국발 관세전쟁 등이 겹치면서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이 갈수록 더 어두워지고 있다.

결국 해외 투자은행(IB)이 아닌 한국은행마저 1분기 역(-)성장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에 따라 시장은 경기 부양을 위한 5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1분기 0.2% 밑돌고 마이너스 배제못해"…성장률 중간집계 이례적 공개

 

한국은행은 17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올해 1분기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이 수정 경제 전망 발표(5월)를 앞두고 미리 분기 성장률 중간 집계 상황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시장의 충격을 줄이고,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성장 부진의 배경으로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와 미국 관세정책 우려로 3월 중 경제 심리 위축 확대, 역대 최대 산불 피해, 일부 건설 현장의 공사 중단, 고성능 반도체(HBM) 수요 이연 등이 거론됐다.

앞서 노무라증권도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0.1% 정도 뒷걸음쳤을 것으로 예상했다.


◇ 올해 성장률 전망도 1% 안팎 그칠듯…"美관세 강도 예상보다 높아"

 

1분기 내수 부진에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관세 조치까지 반영되면, 한은의 연간 성장률 눈높이도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한은은 보고서에서 "1분기 경기 부진에 최근 미국의 강도 높은 관세 조치까지 가세해 2월 전망 당시와 비교해 국내 성장의 하방 리스크(위험)가 상당폭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금통위 역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되겠지만, 수출은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2월 전망치(1.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성장률 하향 조정 폭과 관련해 "지금까지 상호관세, 대(對)중국 관세, 품목별 관세, 10% 기본관세 등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나온 것을 보면 2월 성장 전망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관세 정책 변화가 심하고 협상 등이 남아 있어 구체적으로 성장률 전망치가 얼마나 낮아질지는 지금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 투자은행(IB) 사이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JP모건이 최근 1.2%에서 0.7%로 더 낮췄고, 씨티와 노무라도 1%대 턱걸이 수준인 1.2%를 제시하고 있다.

한은도 "4월 10일 현재 주요 40여개 IB 등 시장 참가자들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윗값은 1.4%, 하위 25%는 1.1%"라고 소개했다.

2월 전망 당시 한은이 비관적 관세전쟁 시나리오에서 올해 성장률을 1.4%로 봤고, 한은 스스로 "실제 미국 관세정책이 예상보다 더 세다"고 평가한 만큼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집행이나 관세 협상 타결 등이 없는 한 5월 전망치는 1.4%마저 밑돌아 1%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 5월 성장률 전망치 하락폭 크면 금리인하 횟수 늘어날수도

 

경기 전망이 나빠진 만큼 5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더 커졌다.

이창용 총재도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연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과거 말씀드린 것보다 (5월)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인정했다.

경제·금융전문가들도 대부분 한은이나 금통위 입장에서 5월 인하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달 사이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되고, 관세전쟁 등에 따른 경기·성장 지표 악화가 더 뚜렷해지면 한은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추면서 그 명분을 바탕으로 금리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한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5월에 큰 폭의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이 시점에 기준금리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한 달 뒤에는 나쁜 경제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고, 한은이 이를 근거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올해 한은의 금리 인하 횟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의 강도가 예상보다 높은데 추경 등 재정정책이 경기 부양에 충분한 정도로 실행되지 않으면 금리라도 더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올해 2월과 5월, 상반기 두 차례 인하로 올해 통화 완화 기조가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지만, 이제 하반기 인하까지 포함해 '연내 3회이상'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이 총재는 "(연내 인하 횟수를 늘려 금리를 더 낮출 필요가 있는지) 5월 경제 전망 때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지는지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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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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