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美관세폭풍] 주먹구구 논란…'자의적' 계산에 '韓 25%→26%' 혼선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4월03일 15시34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03일 15시35분

작성자

메타정보

  • 0

본문

트럼프 발표때 패널에 25% 적시…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표기

韓과 무역적자 660억달러/수입액 1천320억달러=50%…상호관세는 절반

USTR 계산법 확인, "만들어낸 숫자" 비판…백악관, 당초 "잘 확립된 방법 이용"

 

미국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다분히 자의적 잣대로 관세율을 계산한 것은 물론 백악관 공식 문서와 발표 당시 제시한 관세 수치가 달라 논란과 혼선을 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적용할 관세율이 25%로 적힌 패널을 제시했다.

백악관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각국의 관세율표에도 한국은 25%로 적시됐다.

그러나 이후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의 관세율이 26%로 표시돼 혼선이 빚어졌고, 이에 대한 연합뉴스의 확인 요청에는 '조정된'(adjusted) 수치라면서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수치(26%)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외에도 인도,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파키스탄, 세르비아, 보츠와나 등에 대한 관세율 수치도 발표 당시 들고 있던 패널의 수치보다 부속서의 수치가 1%포인트 더 높았다.

미국은 여기에 더해 관세 계산도 정교하게 하지 않고 사실상 해당 국가와의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적자액을 해당국에서 수입하는 금액으로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홈페이지에 국가별 상호관세 산정법을 공개하면서 "각 국가별로 수만개의 관세, 규제, 세제와 기타 정책이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면 복잡하다"고 시인하고서는 양자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들 수 있는 관세율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USTR은 수입의 가격탄력성과 관세 비용을 수입업자가 부담하는 비율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USTR이 공개한 공식은 사실상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것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렇게 계산한 비율의 절반을 각 국가에 상호관세로 부과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율을 산정하는데 있어서 다른 나라가 미국에 적용하는 관세는 물론이며 각종 규제와 세제 등 미국 기업의 수출을 방해하는 모든 무역장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를 관세율로 수치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가 미국에 하는만큼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니 상호주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고 무역적자를 해소하는데 필요한 숫자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런 의혹은 앞서 미국 언론인 제임스 수로위에키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이 특정 국가와의 상품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비율을 해당 국가의 대미 관세로 규정한 뒤 그 비율의 절반을 상호관세로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도 이 계산법과 맞아떨어진다.

dab312ed91b3545632c4095b0d42bc99_1743662
 

미국이 작년 한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기록한 무역적자는 660억달러, 수입액은 1천320억달러다. 660억달러를 1천320억달러로 나누면 50%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대미 관세가 50%이며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25%라고 발표했다.

수로위에키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한 다른 나라의 대미 관세는 "만들어낸 숫자"라면서 "우리와 무역협정을 체결한 한국은 미국의 수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했거나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비율이 10% 미만인 경우 기본 관세인 10%를 적용한 것으로 수로위에키는 분석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이라고 주장한 20% 부가가치세(VAT)가 있지만 상호관세율이 10%에 불과했다.

미국은 작년 영국과 교역에서 11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연합뉴스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목록에서 1∼10번째 국가들의 데이터를 계산해 확인해 본 결과에서도 '환율 조작과 무역 장벽을 포함해 미국에 부과되는 관세' 수치는 수로위에키가 제기한 의혹 내용과 일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2024년 집계치 기준으로 '미국의 해당국 상대 상품수지 적자액'을 '미국의 해당국 상품수입액'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환산하고 % 단위로 반올림해 표시한 결과를 계산하면 모두 이 수치들과 일치했다.

해당 10개국은 중국, 유럽연합(EU), 베트남, 타이완, 일본, 인도, 한국, 타이완, 스위스, 인도네시아다.

dab312ed91b3545632c4095b0d42bc99_1743662 

앞서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사전 브리핑에서 산정법에 대해 "경제자문위원회(CEA)가 국제 무역·경제 문헌과 정책 관행에서 매우 잘 확립된 방법론을 이용해 숫자들을 계산했다. 그들이 사용한 모델은 우리가 어느 특정 국가와 가진 무역적자는 모든 불공정 무역 관행과 부정행위의 합산이라는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국가별로 산정한 상호관세 전체를 부과하는 대신 그 절반만 부과한다고 설명하고서는 "대통령은 세계에 관대하고 친절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태도를 고려하면 산정법 자체가 중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의 관세 의지가 워낙 강한 상황에서 관세 부과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상호주의'라는 구실을 댔을 뿐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어 관세를 부과할 태세였고 외교가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필요에 따라 숫자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예상도 나돌았다.

<연합뉴스>​ 

0
  • 기사입력 2025년04월03일 15시34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03일 15시35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