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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보고서, 세계은행에 이어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경고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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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0월16일 22시03분
  • 최종수정 2019년10월17일 04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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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Q WEO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 3.0%로 하향, 중국은 내년에 6%대 성장률 깨질 것”

- Gopinath 수석 이코노미스트 “각국은 무역 분쟁 및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협력해야”

- 英 FT 마틴 울프 “글로벌 경제, 정책 담당자들의 어리석은 불장난으로 악화”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국제통화기금(IMF)은 15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최근 수정본에서 2019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0%로 예측하여, 직전인 7월 전망 대비 0.2P 하향 수정했다. 주요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 간에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무역전쟁의 악영향을 꼽고 있다. IMF는 매 사분기별로 WEO를 수정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무역 및 기업 투자가 감소하고 있어, 금융 위기 발생 직후 2009년 이래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역전쟁의 한 당사국인 중국 경제는 더욱 심각해서 2020년에는 3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 6%대 성장률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들어 권위있는 국제기구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를 전망하는 견해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세계은행(World Bank) 맬페스(David Malpass) 총재가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동 은행이 지난 6월 내놓은 2019년 성장률 예상치 2.6%보다 더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맬페스(Malpass) 총재는 주요 요인으로 Brexit 불투명성, 유럽 경제 부진, 무역 분쟁 등을 들었다. 

 

◇ “IMF, 최대 원인은 ‘美 中 무역전쟁’, 5 사분기 연속 하향 수정”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가 이번 발표한 WEO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하향 전망한 것은 5 사분기 연속이다. 지금까지 국제 사회의 관념으로는 세계경제의 3% 성장률을 ‘호황(好況)’ 및 ‘불황(不況)’의 경계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IMF는 “세계 전체의 90% 국가들에서 경제가 감속하고 있다” 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3.4%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2020년 전망치는 최근의 7월 전망치에 대비하면 0.1P 하향 조정한 것이다. 

 

IMF 보고서는, 세계 경제가 급격히 감속하고 있는 최대의 원인은 美 中 무역전쟁으로, 그 여파로 2019년 세계 무역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1.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8년의 3.6% 증가에 대비하면 급격한 제동이 걸리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최근 중국과의 ‘일부’ 합의로 일단 유예하기는 했으나, 향후, 상황에 따라서는, 더욱 폭넓은 중국산 제품 수입에 한층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렇게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하여, IMF는 세계경제 전망 리스크가 하방(下方)을 향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 Gopinath 수석 이코노미스트 “무역 및 지정학적 긴장 해소 필요”

지난 2017년만 해도 세계 경제는 3.0% 페이스의 성장율을 시현했다. 그러나, IMF는 지난 2년 간 세계 경제 성장이 급격히 둔화된 것은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무역 장벽이 강화돼 제조업 및 기업 투자가 위축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금년 들어 시간이 흐를수록,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무역이 위축되어 왔다. IMF 고피나스(Gita Gopinath)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 성장으로는 정책 실패를 완충한 여유가 없다. 따라서, 각국 정책 담당자들은 서둘러 무역 및 지정학적 긴장 완화(de-escalate)에 나설 것이 긴요하다” 고 촉구했다. 

 

IMF의 최근 예측으로는 금년 글로벌 무역량은 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7월 당시 예측치 2.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7년에는 글로벌 무역이 5.7%나 증가하여 글로벌 경제의 주요한 방어벽 역할을 했었다. 

 

◇ “금년​ 무역전쟁 당사국 美 · 中 경제 성장률 하락할 것” 비관적 전망

특히,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경제 성장률을 금년 2019년에는 6.1%, 내년 2020년에는 5.8%로 전망, 계속해서 하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은 2018년의 6.6%로부터 연속 감소하는 것이고, 이는 ‘천안문 사태’ 가 일어났던 1990년 성장률 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IMF는 중국 정부 당국이 금융 완화 및 재정 확대 정책을 동원하여 경기 실속(失速)을 막으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이나, 다른 측면에서는 “기업 및 가계 부문에서 채무가 급증하고 있다” 면서 금융 불균형 가능성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편, 무역전쟁을 시작했던 미국 경제도 마찬가지로 2019년 2.4%로 7월 전망에서 0.2 하향 수정했다. 기업 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2018년 2.9% 성장률보다 큰 폭 하향 수정했다. 2020년에는 美 연준(FRB) 금리 인하 및 연방 정부 재정 지출 확대 등으로 0.2P 상향 수정, 잠재성장률 2.1%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英 FT 마틴 울프 “각국 정책 담당자들의 불장난이 화근” 비난  

英 Financial Times紙도 IMF가 내놓은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이 만들어낸 ‘스스로 자초한 위태로운 경제 상황(self- inflicted precarious economic situation)’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中 양국이 주고받는 관세 부과 경쟁은 기업 신뢰도를 떨어뜨렸고 글로벌 상품 교역을 거의 정체시켰다고 분석했다. 이 어려운 상황을 탈출하기 위한 방도로는 적대적 대치를 시급히 해소하고 글로벌 경제 전망의 신뢰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지적은 다름아닌 美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英 Financial Times의 저명한 경제 칼럼니스트 울프(Martin Wolf)는 최근 게재한 칼럼에서 “지금 글로벌 경제를 위해하고 있는 많은 것들은 ‘어리석고 쓸데 없는 장난(stupid shit)’에 의한 것” 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전 정권의 정책 과오에서 터득한 ‘자제하는 자세’ 를 칭송하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경제에 악재를 만들어낸 대부분의 것들은 바로 ‘불확실성’을 높이는 것들이라고 진단한다. 가장 현저한 사례들로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무역 분쟁이 제조업에 미치는 악영향, 정치적 불안정성 증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그리고 통화 정책 수단의 경기 촉진 효율성의 한계에 대한 우려 등이라고 지적한다.

 

 

◇ 블룸버그 “이미 경기 침체라는 열차는 기차역을 떠났다” 

한편, 신흥국들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도 나란히 하향 수정했다. 인도의 2019년 경제 성장률도 0.9P 하향 수정했다. 주로, 자동차 판매 등 개인소비에 急제동이 걸린 것으로 분석했다. 멕시코 경제도 2019년에 긴축정책 영향으로 경기 후퇴 직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한편, 각국의 정책 부조화가 두드러진 것도 지적했다.

 

최근 새로 선출된 IMF 게오르기바(Kristalina Georgieva) 총재는 지난 주 워싱턴에서 있었던 취임식에서 행한 연설에서 “현재 글로벌 무역 증가는 정체(standstill) 상태에 와 있다” 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2020년에 들어가면 다소 회복된다고 해도, 지금 나타나고 있는 균열은 글로벌 공급망의 단절, 통상 분야의 정체, 디지털 장벽 형성 등 향후 한 세대는 지속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마침 17일부터 美 워싱턴 DC에서 열릴 IMF 및 World Bank 총회에서 美, 유럽,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한 주요국들은 세계 경제의 동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협조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ikkei)

 

그러나, 미국은 중국 뿐 아니라 EU와도 항공기 제조사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을 둘러싸고 관세 분쟁을 벌일 직전에 와 있다. 따라서, 정치적 리스크 해소에도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해 관계가 더욱 직접적인 경제 정책에서 국제적 협조를 마련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했다고 발표한 ‘부분’ 합의로는 현 경제 난관에서 우리를 구해내지 못할 것이라며, 현재 어디에도 중국과 미국이 포괄적인 합의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현 경제 상황을 “이미 경제 침체(沈滯)라는 열차는 기차역을 출발했다(The recession Train has left the station)” 는 비유로 표현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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