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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최고재판소 ‘존슨 총리의 의회 폐쇄 조치는 위법’ 판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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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24일 22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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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법원, 정치 개입을 꺼리는 전통을 깨고 적극 개입, 존슨 총리에 타격”

- 노동당 등 야당, 새로운 정부 구성을 위한 총선거 실시를 요구할 가능성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해외 주요 미디어들은 영국 최고재판소가 현지 시간으로 24일, 존슨(Boris Johnson) 총리가 지난 10일부터 약 1개월 동안에 걸쳐 의회를 일시 폐쇄할 것을 결정한 것은 ‘위법(unlawful)’ 이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의회를 폐회하는 조치에 반대하는 의원들 그룹은 “10월 말 EU 탈퇴를 강행하기 위해 반대 세력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것을 노린 것” 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향후, 英 정부가 최고재판소 판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초점이 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존슨(Johnson) 총리가 엘리자베스(Elizabeth II) 여왕으로부터 의회 폐회 승인을 얻기 위해 전달했던 이유 가운데 ‘허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다툼을 벌였다. 존슨(Johnson) 정권은 “새로운 정책의 실현을 위해서는 일단 의회를 폐쇄하고 새로운 회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유로 여왕에게 품신했었다.


당시, 의회에서 EU 탈퇴를 목전에 두고 여 · 야 간에 논란이 크게 일었으나, 존슨(Johnson) 총리는 거의 독단적 결정으로 엘리자베스(Elizabeth II) 여왕의 승인을 얻어 9월 10일부터 10월 13일까지 의회를 일시 폐쇄할 것을 결정했었다. 그러나, 이날 최고재판소의 판결로 존슨(Johnson) 총리의 결정은 무효화된 것이다.

 

◇ 블룸버그 “존슨 총리 머리 위에 ‘법률 폭탄(legal bomb)’이 떨어졌다”  
美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 최고재판소가 이날, 존슨(Johnson) 총리의 의회 일시 폐쇄 결정은 ‘위법하고 무효(unlawful, void and of no effect)이다’ 는 전례가 드물게 힐책(詰責)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판결에 따라 의원들은 즉시 소집할 수 있게 되었고, 반대파에서는 존슨(Johnson) 총리에게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존슨(Johnson) 총리는 총리직에 취임한지 약 8 주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영국의 불문 헌법의 최대한의 권한을 행사하여 자신의 평소 지론인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도 이미 정해진 시한인 오는 10월 31일까지 EU를 탈퇴’ 한다는 신념을 달성하려고 추진해 왔다. 그는 의회 총선거를 실시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어서 의원들의 손을 묶어 두려고 시도했으나, 이번 최고재판소 판결로 무산된 것이다.


이제 다음 관심의 초점은 엘리자베스(Elizabeth II) 여왕에게 불법한 권고를 했던 것으로 판결된 존슨(Johnson) 총리가 과연 총리직을 사임할 것인지, 아니면, 이제 다시 의회가 소집되면, 오히려 위기를 계기로 삼아, 종전에 그가 선호했던 총선거 실시안을 두고 다시 한번 의회를 설득하려고 시도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존슨(Johnson) 총리는 기행을 일삼는 성격에서 돌출적인 행동으로 자주 규칙 파괴 행위를 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엘리자베스(Elizabeth II) 여왕을 ‘Brexit’ 라는 혼란 속으로 끌어들인 과오를 범한 결과가 됐다. 이날 최고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판결한 것만 보아도 암묵적으로 존슨(Johnson) 총리가 여왕으로 하여금 의회를 일시 폐쇄하도록 오도(誤導)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사실은 존슨(Johnson) 총리에게는 다른 무엇보다도 커다란 타격을 안겨주는 것이다.

 

◇ “최고재판소 헤일(Hale) 의장, 의회의 헌법적 역할을 제한한 것은 ‘위법’ 판시”
한편, 존슨(Johnson) 총리는 지금 미국 뉴욕에서 다른 EU 회원국 지도자들과 만나서 자신의 새로운 Brexit 방안을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럴 만하게 여겨질 묘책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아무런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형국이다.


그는 총리에 취임하자 마자 일찌감치, Brexit 강행 결의를 강조하면서, 자신은 주어진 탈퇴 시한(10월 31일)을 다시 연장 받으려고 EU 측에 청원을 하기보다 차라리 개울에 빠져 죽겠다(dead in a ditch)고 극언을 한 바 있어,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비아냥 조로 이제 바로 그 말을 실행할 때가 왔다고 조롱하고 있는 상황이다.


美 CNN 방송은 이날 英 최고재판소가 기념비적 판결을 내림으로써 헌법적 함의를 광범위하게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재판관 전원은 이날 이에 앞서 스콧트랜드 최고 민사법원이 내린 존슨(Johnson) 총리가 의회가 Brexit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게 하는 일시 폐쇄 결정을 ‘위법(illegal)’하다고 한 판결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동 방송은 이날 판결은 존슨(Johnson) 총리에게 커다란 정치적 타격임과 동시에, 법원이 영국 정치 영역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결과라는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고재판소 의장 헤일(Hale) 여사는 이날 판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존슨(Johnson) 총리가 여왕에 품신한 권고는 정당한 사유없이 의회의 헌법적 역할을 수행할 기회를 방해하거나 제한하는 것이어서 ‘위법(unlawful)’ 이라고 판시했다.


헤일(Hale) 의장은, 이례적으로, 의회를 일시 폐쇄한 존슨(Johnson) 총리의 결정은 ‘무효이며 효력이 없다(void and of no effect)’ 고 첨언했다. 동시에 최고재판소는 다음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는 하원 및 상원 지도자들 몫이라고 판시했다.

 

◇ “제 1 야당 노동당 당수 ‘즉각 의회 소집 및 존슨 총리에 대한 질의’ 요구”
한편, 제 1 야당인 노동당 코빈(Jeremy Corbyn) 당수는 즉각 의회를 다시 소집할 것을 요구할 것이며, 이 자리에서 존슨(Johnson) 총리에 대해 의원들이 질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판결이 나온 뒤에 열린 노동당 회의에서 “이 역사적인 판결에 즈음하여 존슨(Johnson) 총리를 초청하며, 그가 역사상 가장 짧게 재임한 총리가 되도록 거취를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 고 말했다.


코빈(Corbyn) 당수는 존슨(Johnson) 총리는 법률을 준수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새로 선거를 실시하여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존중하고, 국민들에게 권한을 돌려주는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PA Media news agency에 따르면, 버코우(John Bercow) 하원 의장도 이날 판결을 환영하며, 곧바로 긴급 사안으로 각 정당 지도자들과 협의, 지체없이 의회가 재가동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많은 법률 전문가 및 분석가들은 법원이 전통적으로 정치 영역을 기피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결정 권한이 없다고 판시하거나, 복합적 판결(mixed judgement)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그러나, 英 최고재판소는 이런 대다수의 전망을 뒤집고, 존슨(Johnson) 총리와 의회 간의 대립에 개입하여 총리에 패배를 안겨주는 한편, 반대파의 손을 들어주는 역사적 판결을 내린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향후 영국의 정치 상황은 지극히 유동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ing’s College 그랜트(James Grant) 교수는 “우리는 이제 전혀 예정표가 없는 시간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며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반면, 다른 법률 전문가는 스콧트랜드 법원 판결을 확인한 것은 향후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최고재판소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치 사회는 적어도 당분간은 극도의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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