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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No-Deal Brexit’ 우려 현실화로 자금들 ‘런던 탈출’ 시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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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01일 0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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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드 매니저들 Johnson 총리 집권 이후 런던 證市 주식 및 부동산 펀드 투자 자금 대거 감축”
- “2016년 Brexit 결정 이후로는 3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영국은 지난 5월 말 유럽연합(EU)과의 ‘Brexit (영국의 EU 탈퇴)’ 협상에 대한 영국 의회의 승인이, 유럽연합 잔류를 지지하거나 “합의 없는 Brexit(‘No-Deal Brexit’)”를 반대하는 야당 및 여당 내 親EU파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치자 악전고투(惡戰苦鬪)하던 당시 메이(Theresa May) 총리가 사임했다. 그리고, 후임 존슨(Boris Johnson) 총리의 극단적인 反EU 성향을 감안하여 “No-Deal Brexit” 우려가 고조되어 왔다.


이후, 영국 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제조업 기업들을 위시하여 ‘脫영국’ 행렬이 줄을 잇고 있고, 드디어 영국이 전통적으로 자랑해 오고 있는 런던 금융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영국 국내외에서는 메이(May) 총리의 후임으로 취임한 존슨(Johnson) 총리의 평소 지론인 ‘No-Deal Brexit 不辭’ 가 현실화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10월 말로 다가오는 Brexit 시한을 불과 두 달 남짓 남겨두고 있는 영국 및 유럽 사회에 극심한 동요와 혼란이 예상된다. 아래에 英 Financial Times 등 주요 해외 미디어들의 관련 보도 내용을 요약한다. 

 

■ Financial Times “2016년 Brexit 국민투표 이후 297억 달러 탈출”  
英 Financial Times는 최근, 前 메이 총리가 지난 5월에 사임한다는 결심을 발표한 이후 영국 증시에서 4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시장에서의 자금 흐름의 배경에는 그의 후임자인 존슨(Johnson) 총리 집권 하에서는 ‘합의 없는 EU 탈퇴’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통계 제공 업체 ‘EPFR’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후반부터 투자자들은 런던 증시에서 42억 달러에 상당하는 자금을 빼내 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보다 먼저 있었던 EU(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로는 자금 탈출 규모가 거이 297억 달러 상당 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 상장된 헤지 펀드 Man Group 엘리스(Luke Ellis) CEO는 지금 영국 시장 투자자들 사이에는 영국은 “투자 바스켓에 편입시키기를 고려하기에 어려운 시장(too hard to think about basket)” 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한다. Allianz Global Investors社 글로벌 전략가 드웨인(Neil Dwane)씨는 영국 주식시장은 “非호감이고, 보유를 줄이는, 값싼 시장” 이라고 평한다. 아울러, 존슨(Johnson) 총리의 긍정적 언사도 투자자들의 신중 자세를 되돌리는 데에는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은 영국 주식 보유 비율을 낮추고 있어”  
Copley 펀드 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규모로 4,50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 투자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250개 투자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영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평균적으로 7.9% 수준으로 낮췄다고 전한다. 이들 펀드 매니저들은 최근 6개월 동안에 영국 시장에서 2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빼냈다.


이러한 투자 비중 수준은 Copley 펀드 연구소가 2011년에 같은 조사를 개시한 시점에서 11.5%로 정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하락한 것이고, 2016년 Brexit를 결정한 국민투표 직후에 보였던 V字형 하락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동 Copley 연구소 홀덴(Steen Holden) CEO는 “지금 관측되는 것은,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이 영국을 떠나서 유럽 본토로 이전해 나가는 현상” 이라고 언급한다. 


한편, FT 보도에 따르면, 2016년 Brexit 국민투표 직전 이후 FTSE 전종목 지수는 오히려 20.5%나 상승했다. 이는 런던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들 실적이 그 동안 진행되어 온 바, 英 파운드화가 美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스(Arnab Das) Invesco社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시장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No-Deal Brexit” 위협에 따른 리스크를 산입(算入)해 오고 있는 것으로 관측한다.

 


그는 현 상황을 “정치적인 움직임은 유럽연합(EU)이나 영국 의회 내 반대파들과 달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타협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원점에서부터 재가동하는 방안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이라고 평가하며, 그런 새로운 시도는 ‘No-Deal Brexit’로 갈 가능성이 있으나, 다른 관점에서는 Brexit라는 지난한 이슈가 모종의 타결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확실히 높여 줄 것이라는 관측도 한다.

 

■ “No-Deal Brexit 우려로 부동산 투자 자금도 영향을 받고 있어”  
한편, 영국에 ‘No-Deal Brexit’ 위협이 고조되자, 부동산 시장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중에 부동산 투자 자금 중, 純 자금 탈출 규모는 4억 파운드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orningstar社에 따르면 이는 지난 1월 이후 월간 자금 유출 규모로는 최대 규모이다.


동 Morningstar社 연구소 페렠(Bhavik Parekh) 연구원은 “존슨(Boris Johnson) 총리 지명과 함께 ‘Hard Brexit(EU와 합의 없이 영국의 일방적인 EU 탈출)’ 가능성이 고조되어 왔고 투자자들은 점차 영국 부동산에 흥미를 잃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거시 경제적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인 상업用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들은 Brexit 절차가 부조(不調) 상태에 빠지자 타격을 입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7월 말까지 12개월 동안에 투자자들은 19억 파운드에 달하는 자금을 철수했고, 원래 시한으로 정해졌던 지난 3월 29일 무렵에는 자금 탈출 규모가 절정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년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자 영국 정부 당국은 자산관리사社들에게 시장 상황을 일일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국민투표 직후 몇 달 간 부동산 펀드들로 하여금 거래를 중지하도록 했던 유동성 고갈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우려하여 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 “설상가상으로 존슨 총리의 의회 ‘기능 정지’ 조치로 혼란 가중”  
한편, 영국 존슨(Johnson) 총리는 엘리자베스 II 여왕의 윤허를 받아 영국 의회의 기능을 10월 중순까지 중지시킬 방침을 선언함으로써 영국 사회는 또 다시 극심한 혼란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존슨(Johnson) 총리의 이러한 돌연한 행동은 자신이 지론으로 펼치고 있는 EU 탈퇴(Brexit)를 실질적으로 의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10월 말로 다가오는 시한 내에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No-Deal Brexit에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들의 오금줄을 잘라 의회 활동을 원천 봉쇄하려는 조치로 받아들여져, 격렬한 반대 목소리를 불러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의 내각 각료들이 이에 항거하여 사임하는가 하면, 의회의 야당 의원들을 위시하여 일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존슨(Johnson) 총리의 돌출적인 행동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수 천명의 일반 시민들이 런던 거리로 나와 항의 데모를 벌이는 시위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다. 블룸버그 통신은 토요일에는 전국적으로 60개의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고 전하고 있다.


시위대들 연합체는 존슨(Johnson) 총리의 의회 기능 ‘중지’ 조치에 항의하여 “쿠데타를 중지하라(Stop The Coup!)”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존슨(Johnson) 총리의 돌연한 의회 기능 일시 중단 조치는 영국 의회에서의 논의(debate)를 제한하는 것으로 영국의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번에 존슨(Johnson) 총리와 경쟁했던 하몬드(Philip Hammond) 前 재무장관을 비롯한 No-Deal Brexit 반대 세력들은 존슨(Johnson) 총리의 이러한 돌출 행동을 “헌법상 폭거(constitutional outrage)” 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정작 존슨(Johnson) 총리는 이번 조치는 Brexit와는 무관하며, 단지 ‘입법 절차를 일신하기 위해 필요한 것(needed to refresh the legislative program)’ 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아울러, 존슨(Johnson) 총리는 ‘의회 중지’에 대한 항의 시위와 관련, Brexit를 취소하는 것이 오히려 영국 민주주의를 위험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만일, 영국이 오는 10월 31일까지 EU를 떠나는 것을 중단한다면, 그리고, 결국 의회가 그런 행동을 취하면, 영국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영원히 손상시키는 것(lasting damage to people’s trust in politics)”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영국이 2016년 국민투표로 Brexit를 결정한 이후, 지금까지 몇 해를 끌어오는 Brexit 이슈는 이제 강경 EU 탈퇴 옹호자 존슨(Johnson) 총리의 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의회 민주주의 본령으로 자처하는 영국에서 유례가 드문 ‘의회 기능 정지’ 라는 희한한 조치를 통해 Brexit 강행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의 강행이 가져올 정치 · 경제 · 사회적 파장은 차치하고라도, 최근 민주주의 사회에서 횡행하는 포퓰리즘 정치 집단의 광분(狂奔)이 저지르는 패악(悖惡)의 궁극의 전형을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씁쓸한 소회가 든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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