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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케인이 마지막 남긴 메시지 “미국의 위대함은 위험에 처해 있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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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8월30일 11시19분
  • 최종수정 2018년08월30일 11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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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McCain, 그의 몸은 비록 ‘상처투성이’ 였으나, 그는 '행복한 병사(happy warrior)'였다”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미국 정치의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던 맥케인(John McCain; 1936~2018) 상원의원이 타계하자, 미국 사회에는 온통 그에 대한 애도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퍼지고 있다. 향년 81세인 이 老 정객은 1987년부터 지난 토요일 뇌종양으로 서거할 때까지 30여년 간 美 의회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파란만장한 인생의 역경을 겪어 온 것으로 유명하다, 해군 제독 출신인 조부 및 부친의 뒤를 이어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 중, 포로가 되어 5년 반 동안 전쟁포로(POW) 수용소(“Hanoi Hilton”)에 억류되었다. 그는, 고문으로 두 팔과 한 쪽 다리가 부러졌고, 무릎이 부서지고 총상을 입었지만, 끝까지 적군에 저항했다. 그가, 적국의 조기 석방 제의를 받았지만, 동료 포로들과 함께 하기 위해 이 제의를 거절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이다. 

 

종전과 함께 전쟁 영웅으로 귀국한 뒤, 정계에 투신, 줄곧 보수 성향의 정치 활동을 해오는 동안, ‘강경 보수(maverick)’의 아이콘으로, 그러나, 여야를 폭넓게 포용하는 정치 거목으로 상징되어 왔다. 그가 일생을 통해 몸바쳐 미국 사회에 남긴 메시지는 오랜 동안 짙은 여운을 남길 것이 분명하다. McCain 상원의원의 타계를 보는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외신들의 보도를 중심으로 종합한다.  

 

■ 英 FT “그는 타고난 ‘매派’ 정치인, 공화당 정권에도 맞서 투쟁”   

John Sidney McCain은 태생적으로 투쟁적인 삶을 살아온 셈이다. 베트남 전쟁 중에는 하늘에서 적군과 싸웠고,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는 눈부신 정치 활동 끝에 2008년에는 대통령 후보에 도전하기도 했다. 맥케인(McCain) 의원의 타계로 미국 사회는 지난 반 세기 동안에 가장 훌륭한 정치 공복(公僕)을 잃은 것이다. (FT)

 

맥케인 의원은 일생을 통해 권력과 낡은 전통 사고와 싸워오는 과정에서 강경파의 이미지를 얻었으나, 그는 정파를 초월하여 자신만의 신념으로 일관했다. 그는 민주당 출신 의원들과 함께 입법 활동을 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베트남 포로 관련 이슈를 논하면서 켈리(John Kerry) 의원과 가까워졌고, 심지어, 케네디(Edward Kennedy) 의원과 협력하여 포괄적인 이민법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는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도 타고난 도전적인 자세를 버리지 않았다.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 시절에는 레바논 파병에 반대했고, 부시(Bush) 대통령과는 세금 정책, 이라크 전쟁 확대 문제를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특히, 현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서자, 그의 대통령 자질론을 들어가며 극렬한 대립을 보여 왔다. 심지어 트럼프는 자신의 장례식에 오지 말도록 미리 백악관에 알려 두기도 했다.   

 

■ NYT 사설 “그는 몸은 비록 상처투성이였지만 행복한 병사였다”   

New York Times는 사설에서 맥케인(McCain) 의원의 죽음을 추모하며 그는 타고난 매派였고, 일부 인사들을 편치 않게 하는 사람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항상, 상원에서 정파적 이익보다는 국가를 우선하는 정신에 충만한 정치인이었다. 그는 오랜 의정 활동을 통해, 초당파적 입장에서 정통적인 골수 공화당의 가치에 도전함으로써 민주당, 무소속 등 다른 정파들에게 자신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원의 리더로서 의사당을 호령했고, 파격적인 행동으로 놀라움을 안겨 주기도 했다. 

 

그는 5년 반에 걸친 베트남 전쟁 포로 수용소에서의 고문을 받으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가장 소증한 생각과 교훈을 얻었고, 정파를 뛰어넘는 목소리에 동참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다. 그는 원칙을 세웠으나 때때로 그 원칙을 굽히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2000년대 워터게이트 추문 뒤에 민주당 페인골드(Russ Feingold) 의원과 공동 발의로 정치자금법을 대폭 강화하는 법률안을 제정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군인’ 으로써, 외교, 국방 정책 측면에서는 극단적인 강경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파멸적으로 오도된 이라크(Iraq) 침공에 반대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했다. 그런 한편으로는, 자신은 베트남 전쟁 중에 포로로 잡혀 있던 동안에 수용소에서 엄청난 고문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평생을 두고 고생했음에도, 당시 민주당 정권이 추진했던 베트남과의 국교 정상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찬동했다. 

 

동 사설은 “그는, 한 마디로, 매력이 있는 군인이자 정치인이었다. 완벽하지는 않은 사람이었으나, 명예를 존중하는 행동 윤리와 철저한 자기 인식에 따라 실천하는 인간이었다. 『행복한 군인(happy warrior)』 이라는 말이 무례하게 들릴지 모르나 美 상원은 맥케인(McCain) 의원을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다” 며 끝을 맺는다. 

 

■ 맥케인의 마지막 메시지 “우리의 위대함은 위험에 처해 있다”   

맥케인(McCain) 의원은, 어느 모로 보나, 온건한 사상을 가진 정치인이 아니었다. 그는 항상 작은 정부를 추구했다. 그는 강경 자세의 외교 정책을 지지했다. 그는 낙태, 총기 규제 등 다른 이슈에서 전형적인 공화당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독재(獨裁)를 경멸했다. 그는 다면적(pluralistic)인 미국 사회의 이상을 신봉해 왔다. 

 

그러나, 맥케인(McCain) 의원은 보수적인 이상을 추구함에 있어서 지금의 공화당 노선과는 전혀 다른, 어느 면에서는 압박을 주는 방도를 선택하기도 했다. 그는 가진 자들이 압도하는 선거 제도를 배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선거 전략의 일환인 인종 차별적인 정책을 거부했다. 따라서, 말년에 그는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반대했다. 그의 저급한 언행들 때문만이 아니라 표를 얻는 방법을 증오한 것이다. 

 

앞서 말한 민주당 소속 페인골드(Feingold) 의원은 “지금 공화당이 보여주고 있는 과격주의, 절대주의는 맥케인(McCain) 의원이 사랑하고 추구하던 나라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고 지적한다. 그는 미국이 직면한 최대 과제들인 불평등, 고립주의, 기후 변화, 글로벌 독재 편향 등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는 것이다. 맥케인(McCain) 의원은 작년에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의회는 “아무 것도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다(getting nothing done)” 고 역설한 적이 있다. 

 

생전에 맥케인(McCain) 의원을 좋아했던 오바마(Barack Obama) 前 대통령은 지난 주말 “맥케인(McCain) 의원은,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미국 국민들 및 이민자들이 모두 함께 싸워왔고(fought), 행진해 왔고(marched), 희생해 왔던(sacrificed) 그러한 더욱 높은 충성(fidelity)을 보여줬던 인물이다” 고 회고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는 슬로건보다는 실질적인 행동으로, 미국의 위대함을 믿었고, 미국은 세계인들의 자유를 수호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독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이런 가치들을 확고한 것으로 인식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성실한 노력, 올바른 선택, 타협 그리고 희생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맥케인(McCain) 의원이 이 나라(미국)에 남겨준 마지막 메시지는 그러한 우리의 위대함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David Leonhardt, NYT 워싱턴 국장)

 

■ CNN “맥케인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는 마지막 교훈”   

맥케인(McCain) 의원은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에 오바마(Obama) 및 부시(Bush) 대통령이 조사를 해 줄 것을 원한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정작 공화당 출신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에 오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맥케인(McCain)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확고한 매세지를 보내는 것이다. (CNN) 맥케인(McCain) 의원은, 생전에 그가 보아온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의 품행, 포퓰리스트(populist) 스타일, 미국의 건국 이념과 가치와는 정반대로 나아가는 분방한 행동들, 그리고 미국의 글로벌 역할에 역행하는 결정들에 대해 가장 큰 우려와 경각심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라고 해도, 일반적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치계의 이처럼 중요한 거물이 서거함에 즈음하여 충실한 애도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기껏 트위터를 통해 간단히 애도한다는 글을 적은 것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진영의 거의 모든 가까운 동료들이 깊은 애도를 표하고, 그의 공적을 기리고 있는 가운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알려지기로는 백악관에 게양된 성조기도 처음에는 반기(半旗)로 내려졌다가 일시 올려졌다가 국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다시 조기(弔旗)로 내려졌다고 한다. 

 

Washington Post는 지난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맥케인(McCain) 의원이 베트남 전쟁 포로로 보낸 희생과 상원의원으로서 쌓은 정치적 공적 등, 생전의 업적을 칭송하는 성명을 내는 것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샌더스(Sarah Sanders) 백악관 대변인 및 켈리(John Kelly) 비서실장은 맥케인(McCain) 상원의원을 ‘영웅(hero)’으로 칭송하는 것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번 맥케인(McCain) 의원 서거는 이를 계기로 그가 평소에 좋아하던 보수 브랜드의 인사들 그룹이 집결하는 장(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다. 美 의회 중간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다음 대통령 선거 이야기가 이미 피어 오르기 시작한 상황에서, 트럼프에게 공화당의 아이콘 정치인들이 공유하는 정통 가치와 정책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전시장(showcase)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 WP “공화당은 맥케인 정신을 살리려면 党의 골격을 재정립해야”

미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며칠 간은 맥케인(McCain) 의원의 죽음을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보낼 것이다. 그러나, 이대로 라면, 공화당은 ‘단지, 추모하는 척 하면서’ 보내는 모양이 될 것이다. (기고가 Eugene Robinson, WP)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은 맥케인(McCain) 의원이 생전에 추구하던 명예, 사회에 대한 봉사 등 이상(ideals)을 크게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빈슨(Robinson) 기고가는 “지금 공화당은 부끄럽게도 트럼프의 이미지로 틀에 박혀져 있어서, 엄청난 부정(corruption)과, 기록적인 수위의 이기심과, 분열에 휩싸여 있다” 고 평한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친밀한 방송 채널 ‘Fox & Friends’ 인터뷰에서 뮐러(Robert Mueller) 특검 및 뉴욕州 연방 검찰이 정당한 수사 활동을 통해서 자신 및 가족들을 위협할 수 있는 비밀들을 밝혀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행동했던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여차하면 법무부 업무에 개입하여 뮐러 특검 수사를 중단시킬 것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맥케인(McCain)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동료 공화당 의원들도 뮐러(Mueller) 특검의 수사 활동을 보장할 입법에 미온적이다. 맥케인(McCain)의 가까운 친구인 그레이엄(Lindsey Graham) 의원도, 종전에 뮐러 특검을 통제하려고 세션스(Jeff Sessions) 법무장관을 해임하면 ‘혹독한 질책(holy hell)’에 직면할 것이라고 하던 태도에서 일변하여 이제 트럼프가 믿을 만한 장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맥케인(McCain)은 행동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작년에 뇌 암 판정을 받고 나서도 바로 등원하여 트럼프가 끈질기게 시도하던 ‘오바마 케어(Obamacare)’ 폐기 법안에 반대하는 결정적인 한 표를 행사한 적도 있다. 이런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 이번 주를 전후하여 의회의 공화당 분위기는 다소 달라질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몇 개 지역에서 치러진 예비 선거 결과들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예견하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美 의회, 맥케인 의원 유해(遺骸)를 의사당에 안치하기로 합의    

지난 30여년 간에 걸친 상원의원 활동을 통해, 미국 정계에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맥케인(McCain) 의원은, 이번 주에 그의 고향인 Arizona州 의회 의사당에서 워싱턴 美 국회의사당 중앙홀로 옮겨져 안치될(lie in state) 예정이다. 미국 정치인들 가운데 아주 희귀한 ‘영예(honor)’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맥케인(McCain) 의원이 서거한 직후 양당 상원 원내총무 및 하원 의장 및 펠로시(Nancy Pelosi)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이 조정하여 합의한 결과라고 발표됐다. 

 

美 의회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 맥코넬(Mitch McConnell) 의원은 성명에서 “미국은 항상 자신의 나라를 우선했고, 오랜 동안에 걸친 재임 기간 중 의회 발전에 헌신했던 위대한 애국자이자 정치인(stateman)을 잃은 슬픔에 애도한다. 나는 이 영예를 바치는 것에 대해 동료 상원 및 하원 의원들의 협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美 의사당 관계자는, 의사당 중앙홀(Rotunda)에 안치되는 영예는 정부 고위 관리 및 군인에 주어지는 것으로, 서거한 분의 관(棺)을 의사당 건물 중앙홀에 안치하여 일반 국민들로 하여금 들어와 조의를 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의회 입법으로 결정하거나, 정치적 합의로 결정된다고 밝혔다. 

 

저명한 민간인도 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될 수 있으나, 그런 경우는, 금년 초에 타계한 그레이햄(Billy Graham) 목사 경우처럼 단지 ‘명예(honor)’인 것이고, ‘국가적(lie in state)’인 것이 아니다. 국가적(lie in state)으로 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된 경우는 포드(Gerald Ford) 대통령,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 존슨(Lyndon Johnson) 대통령, 아이젠하워(Dwight Eisenhower) 대통령, 후버(Herbert Hoover) 대통령 등이 있다. 유일하게 민간인이 ‘국가적(lie in state) 및 명예(honor)’로 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된 사례는 여성 인권 운동가였던 파크스(Rosa Parks)의 경우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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