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됐던 미국의 6월 금리인상론 '고용쇼크'로 기세 꺾이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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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인상 가능성 "없어졌다" 주장도 나와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기다리는 편이 이익"
최근 약 한 달 동안 미국에서 고조됐던 조기 기준금리 인상론이 "충격적"이라는 평가마저 나오는 고용동향 지표 때문에 태풍을 만난 가랑잎처럼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지 않았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제동향 판단 능력에 대한 의심마저 제기하고 나섰고,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인상 신중론이 다시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5월 고용동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망했다"거나 "우울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충격적"이라는 어휘까지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요 고용지표인 월간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이 불과 3만8천 개로 전문가들이 제시한 최저치보다도 낮게 발표된데 따른 것이다.
고용 호조가 지난해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0.5%로 올린 가장 큰 근거이자 올해 들어서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의 기반이었던 만큼,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월간 고용동향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잠재울 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연구원은 이날 낸 투자보고서에서 지난달 고용지표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없애버렸다"고 주장했다.
페롤리 연구원 같은 이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근거는 연준의 통화정책, 즉 기준금리 설정의 양대 축이 물가와 고용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해 12월에는 1.3%로 10개월간 유지됐던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년 대비 상승률이 두 달째 1.4%를 기록했고, 이는 앞으로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일맥상통했다.
이와 반대로 올해 들어 지난 1월과 2월에 이 물가지표는 1.7%였지만, 지난 3월과 4월에는 1.6%로 주춤한 상태다.
지난 4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이 예상에 못 미치는 16만 개로 발표될 때만 해도 고용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유지됐지만, 이날 발표된 고용동향은 그런 낙관론의 기반을 상당부분 허물어뜨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에서 새 일자리 증가량으로 여겨지는 월간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은 올해 들어 지난 2월에만 20만개 이상을 기록하며 호조를 의미했을 뿐 나머지 기간에는 모두 20만 개를 넘지 못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고용시장의 지연요인(slack)으로 지목했던 '정규직을 희망하지만, 시간제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 수' 역시 지난달에 약 640만 명으로 지난 4월의 약 600만 명보다 늘어난 점, 노동시장 참여율이 62.6%로 낮아진 점도 고용 호조 지속에 대한 회의론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1일 발표된 연준의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역시 고용 부진과 맞물리며 조기 금리인상론을 지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베이지북은 지난 4월부터 지난달 중순 사이에 "대체로 완만한 경제 성장이 있었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기술했지만, "경제 활동이 계속 확장됐다"고 진단했던 지난 4월 발표 때와 비교했을 때 낙관론의 강도가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얻었다.
도쿄미쓰비시UFJ은행 미국지사의 크리스 러프키 연구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도 결국 세계적인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이날 고용동향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었다"며 최근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펴 온 연준의 분석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숨기지 않았다.
옐런 의장이 지난달 27일 하버드대 간담회에서 미국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며 "그런(경제 개선) 상황이 계속되고 고용시장의 호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수개월 안에 그런 움직임(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주로 언급했던 연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다시 신중론이 나왔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 (금리인상 필요에 대한) 더 강한 확신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여전히 이익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고용동향에 대해 "잠정적으로 고용시장 개선 둔화의 신호"라고 평가한 브레이너드 이사는 "국내 (경제)활동이 되살아났는지에 대해 확신을 하려면 다른 자료(경제지표)들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6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최근 한때 34%까지 높아졌지만, 지난달 고용동향이 발표된 직후 5.6%로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월 30달러 부근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다시 50달러 선에 접근하고 있고 미국 달러화 가치도 올들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며, 따라서 금리인상 시점으로 6월이 어렵다면 7월이나 9월에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6일 필라델피아에서 연단에 서는 옐런 의장이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금리인상 일정을 더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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