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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진통의 아픔 클지라도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것"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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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3월13일 14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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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재소장 권대행 ​퇴임사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대행이 13일 자신의 퇴임사에서 헌재의 결정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지지자 측을 염두에 둔 듯 메시지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 권대행은 이날 헌재 청사에서 가진 퇴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이 파면 결정에 사실상 불복 의사를 전날 내비친 것을 직접 언급하거나 비판하지는 않았다.

그는 대신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 파면 결정이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이는 탄핵심판을 통 현직 대통령 파면이 헌정 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고뇌를 보여주는 언급으로 이해된다.

그러면서도 '진통', '법치', '민주주의' 등의 단어를 쓰며 헌법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전국시대 '비자'의 구절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행은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면서 "옛 중국의 고전 소절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이 대행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 대행은 현 시국 상황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 상황과 사회 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며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당장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거나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지만, 이번 결정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단계 높이고 더 성숙 국가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담은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모든 결과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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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3월13일 14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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