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북한 회담 결과를 바라보는 美 · 中 · 日 시각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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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국과 데탕트 시도”, “한반도 해빙 첫걸음”, ”비핵화 언급 없어 향후 불투명”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어제 저녁 종료된 한국과 북한 간 고위급 회담 결과를 두고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관계국 언론들은 다양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美 NYT는 일단 북한의 속셈을 경계하면서도, 북한이 핵 미사일을 가지고 전세계 안전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데탕트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 전하고 있다. 중국 新華 통신은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타개될 것을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본 日經 (Nikkei) 등 주요 언론들은 이번 남북 회담이 북한 페이스대로 진행되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없이 종료되어 한반도 비핵화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이 비핵화 문제를 집요하게 추궁해서 회담이 결렬되는 것보다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얻어내려는 입장을 택했다는 점을 강조해서 전하고 있다.
■ NYT “북한, 한국과 데탕트(Détente)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
美 New York Times는, 작년 한 해에만 핵 미사일 개발로 전세계를 뒤흔들어 온 데 이어 올 해에도 더 많은 도발을 예견하게 해 오던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정치적, 외교적 움직임을 보이면서 韓 · 美 간의 70여년에 걸친 동맹 관계를 흔들려고 시도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직접 군사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 올림픽 기간 중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 실험을 감행하거나, 테러를 가할 것을 우려해 온 한국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안도감(安堵感)을 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 워싱턴 정가는, 비록 김정은이 스포츠에 대한 열렬한 팬이라고 해도, 이번 대회 참가 결정이 오직 스포츠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는 보지 않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으면 군사적 공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것을 저지하고자 하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북한의 美 제재 위협 완화, 핵 개발 시간 벌기 작전을 경계해야”
지난 수 십년 간 북한을 연구해 온 美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s Institute) 에버스타트(Nicholas Eberstadt) 연구원은 “이러한 북한의 행동은 대단히 현명한 것이고, 이로써 우리가 북한을 오랜 동안 과소 평가해 온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고 언급한다. 그는 “그들(북한)이 압박과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강력한 동맹 체제에 구멍을 내고 금이 가기 시작하면, 그들에게는 궁극적인 목표인 핵 개발 프로그램을 성취할 여유와 시간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고 경고한다.
이런 (김정은의) 전략은 한국에 있는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바,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최고의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반향을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한국은 거듭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전에 미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을 ‘콕 찍어서 제외시키는(pointedly exclude)’ 것이다.
반면, 북한이 미국을 위험하게 만들기만 하면 나라를 완전히 궤멸시키겠다고 공언해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새로운 태도 변화에 대해 일정한 점수를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이번 한국과의 회담에서 논의하지 않은 것은 바로 그들의 핵 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의 장래에 관한 것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바로 이 점을 가장 우려하는 것이다. 미국의 군사 공격 위협 및 UN 제재에서 안심할 수만 있다면, 북한 기술자들은 시간을 벌어가면서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완성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의도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바로 이선권 북한 측 수석 대표가 한국 측의 비핵화 문제 제기에 강력하게 반발한 것이고, 향후 일정도 잡혀 있지 않은 점인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 및 북한 김정은이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분명한 절차를 정함이 없이 외교적 대화를 재건하려고 움직이게 되면 美 트럼프의 군사적 위협을 대단히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도록 촉구하고 있는 국제적 공조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 中 新華网 “민심의 난류(暖流)로 한반도 한빙(寒氷)을 해동(解凍)”
중국 국영 新華(Xinhua) 통신은 9일, 耿鶴鵬 서울 특파원 등의 현지 실황 보도를 전하면서, 남북 양측은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합의, 군사회담 개시 합의 등 많은 성과를 보여, 남북 관계에 진일보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전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 분석을 인용하면서, 비록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북한 간의 관계가 ‘해동기(解凍期)’에 접어 들어가기 시작했다고는 해도, 한반도 정세가 진정으로 완화될 것인지 여부를 점치는 데에는 두 나라의 향후 상호 움직임이나 미국 등 관련국들의 태도를 긴밀하게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新華网은 동계 올림픽 참가 문제를 제외하고 다양한 관계 개선 의제 등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탐색적 논의를 했을 뿐이고, 아직 양 측 관점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북한 측은 설 명절을 계기로 이산 가족 재회 실행을 제안했고, 한국 측은 군사 회담, 우발적 충돌 방지 대책 협의 등을 제의했다.
북한 측은 이들 제안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은 양 측 간에 ‘온도차(溫度差)’가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전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 참가 측면에서도, 최근 한국 및 북한 정상들이 이미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했으나,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서는 아직 해결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외교부 겅상(耿爽)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과 북한이 근래에 상호 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환영하며, 국제 사회는 이를 지지하고 긴장 완화 방도를 찾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한 외교 전문 분석가는 ‘부난(不亂), 부전(不戰), 무핵(無核)’ 3 가지 사항이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대이고, 북한 핵 문제는 진정한 대화의 기반 위에서 지속적인 접촉과 협상으로 해결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장기적 관점에서는 한국과 북한 간의 관계 발전은 미국의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만일, 한국과 미국이 평창 대회 이후에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는 경우, 틀림없이 북한을 자극하게 되고, 그러면 모처럼 형성된 긴장 완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될 것이다.
한편, 新華 통신은 다른 논평에서 양 측 대표단이 ‘민심(民心)’을 강조하고 있는 점을 부각해서 보도했다. 북한 이선권 대표단장이 남북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민심을 “얼음 밑에서 흐르고 있는 유수(流水)와 같다”고 비유한 것에 대해 한국의 조명균 대표단장은 “민심은 천심(天心)”이라고 응답했다고 전하며, 양 측은 이러한 ‘민심(民心)’에 순응하면서 회담을 진행해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 日經 “북한의 비핵화 관련 언급 없이 북한 페이스대로 진행”
일본 日經(Nikkei)신문은 문재인 대통령 정권이 발족한 후 처음 열린 남북 협상은 시종 북한의 페이스대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에 북한의 참가라는 비원(悲願)의 성과를 얻어낸 반면, 북한에 대한 비핵화 요구에서는 강력한 반발에 부딪쳤다고 보도했다.
회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되었으나, 회의가 종료되고 나서 발표된 공동 보도문에서는 “남북 관계의 모든 문제들은 우리 민족이 당사자로써 해결한다”고 들어가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韓 · 美 관계 사이에 쐐기를 박아 넣는 듯한 문구가 들어 있다고 특정하여 전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북한 이선권 대표단장의 주장이 강하게 반영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국제 사회가 주목해 온 북한 비핵화 요구에 대해서는 거의 응답이 없이 끝났다고 보도하고 있다. 북한 이선권 대표단장은 한국 측이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자신들의 핵 무기는 미국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한 불만을 표명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동 신문은 한국 조명균 대표단장은 “한반도 기장 완화 계기를 마련했다” 고 언급하고 있으나, 북한 비핵화 방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9일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충실히 이행한다” 면서 “평화적 올림픽 개최를 위해 북한의 참가는 필요하고, 대북 제재와 관련하여 사전에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UN 및 미국 등 관계국들과 긴밀히 협의하여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북한이 바라고 있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올림픽 기간 중 군사훈련 연기는 절호의 시간 벌기다. 올림픽 성공 개최의 대가로 한국에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는 상황도 상정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미국은 3월 중순에 올림픽이 종료되고 나면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는 방침으로 있어 긴장은 다시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북한이 융화(融和)적 태도로 돌아선 배경은 핵 개발 시간 벌기”
이와 관련하여, 히라이와(平岩俊司) 南山대학 교수는 “북한이 가장 바라고 있는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을 이용한 형상”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번 회담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모를 보면 북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인 慶応대학 小此木政夫 교수는 “韓 · 美 군사훈련은 한국이 난색을 보이게 되면 5월경까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선수단 외에 대규모 각종 대표단을 파견할 의도를 내비친 것은 한국과 스포츠 교류를 통해 ‘융화(融和) 무드’를 연출하려는 상투적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동 신문은 이는 한국에 대해 대폭 양보를 요구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朝日) 신문도, 작년 한 해에만 2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국가 핵 전력(戰力)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이번 한국과의 회담을 통해서 융화 자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남북 대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 의지해서 이를 바탕으로 삼아 국제적 포위망에 구멍을 내면서 핵 · 미사일 능력을 완성할 시간을 벌기 위한 노림 수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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