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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 진정되니…'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기대 부상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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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7월12일 13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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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12월 연속 인하 거론…"이달 인하 배제 말아야" 주장도

달러가치 및 美국채 금리 하락…증시 약세 속 중소형주·부동산주는 올라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보다 낮게 나오는 등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이자 미 기준금리가 올해 3차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하고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 시장 전망치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하락했으며,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가치는 상승했다.

 

◇ 6월 CPI 전월보다 0.1% 하락…4년여 만에 첫 마이너스

 

미 노동부는 이날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5월 상승률(3.3%)보다 내려간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1%)도 밑돈 것이며,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터치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미국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던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2021년 4월 이후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2021년 8월 이후 저였다.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으로 꼽혔던 주거비 물가가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친 점도 진전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진정에 대해 더 많은 확신을 얻으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이 짧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물가상승률이) 2%로 가는 길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곧 금리 인하를 할 때가 무르익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10일 의회 발언에서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로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노동시장에 냉각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더는 과열 상태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 금리 선물시장서 9월 인하 기대 92%…'연내 3회' 45%

 

이에 따라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가 현재의 5.25∼5.50%보다 낮을 가능성을 92.7%로 보고 있다. 이는 한 달 전 52.8%나 하루 전 73.4%보다 크게 올라간 것이다.

게다가 12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0.75%포인트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하루 사이 26.2%에서 45.2%로 올라섰다. 0.5%포인트와 0.25%포인트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각각 42.0%, 8.4%였고 동결 전망(0.4%)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시장 투자자들은 9월을 시작으로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11월과 올해 마지막인 12월까지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3차례 금리가 내릴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은행 JP모건과 매쿼리는 첫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전망을 각각 11월과 12월에서 9월로 당겼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장분석업체 LSEG 자료에 따르면 CPI 발표 이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2%에서 100%로 올라왔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전략가는 "시장에서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도이체방크의 매류 래스킨은 "9월 금리 인하는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7월 인하 가능성도 소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다만 CME 페드워치를 보면 이번 달 금리 동결 전망이 여전히 91.2%에 이르고,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향후 금리정책에 대해 어떤 신호를 줄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줄리 코작 대변인은 "데이터 의존적이고 신중한 연준의 통화정책 접근법을 지지한다"면서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원화 등 신흥국 통화 강세…美 10년물 국채금리 한때 4.2% 밑돌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멀지 않았다는 시장 기대 속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고,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5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다 CPI 발표 이후 한때 104.077을 찍었다. 달러인덱스는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면서 104.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장 대비 0.8원 내린 1,372.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엔/달러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4엔 이상 급락해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영국의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진 가운데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지난해 7월 이후 고 수준으로 올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집계하는 신흥시장 통화 지수는 5월 말 이후 고 수준으로 올랐고, 원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가 이러한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로 미 국채 금리도 하락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28% 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다 CPI 발표 이후 한때 4.16%로 내려갔고, 현재는 4.22% 수준으로 올라온 상태다.

금리 인하는 유동성 공급 증가를 의미하는 만큼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미 주요 주가지수는 11일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주가 약세 속에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5.57%)와 테슬라(-8.44%)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지수가 1.95%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0.88% 내렸다.

다만 순환매 장세 속에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3.57% 급등했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부동산 관련주들도 크게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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