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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제거' 공식발표…중동 정세 격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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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9월28일 23시48분
  • 최종수정 2024년09월28일 23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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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베이루트 지휘부 회의장소 정밀 공습…"작전명 '새 질서'"
'저항의 축' 이란 최고지도자 "대학살…역내 모든 저항군은 헤즈볼라 지원"
하마스 수장 암살 두달만…이스라엘 "갈길 멀다" 군사작전 지속 시사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64)를 제거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7월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 방문 중 피살된 지 약 두 달 만이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일인자가 잇따라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됨에 따라 중동 정세가 또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이른바 '저항의 축' 세력 맹주인 이란 최고지도자가 강력 규탄하고 이스라엘은 공격 의지를 꺾지 않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 지휘부 공백이 이스라엘과 교전에 미칠 여파도 주목된다.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정밀 공습해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에 대해 "수많은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을 살해하고 수천 건의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나스랄라 제거작전을 '새 질서'(New Order)로 이름 붙이고 그를 몇 년간 실시간 추적했다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공격을 매우 오래 준비해 정확한 시간에 정밀하게 실행했다"며 "메시지는 단순하다. 이스라엘 시민을 위협하는 자는 누구든 찾아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엑스(X·옛 트위터)에 "하산 나스랄라는 더 이상 세계를 위협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익명의 헤즈볼라 소식통은 AFP통신에 전날 저녁부터 나스랄라와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나스랄라의 생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전날 공습으로 헤즈볼라 남부전선 사령관 알리 카르키 등 일부 지휘부도 사망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날 공습으로 6명이 숨지고 91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나스랄라는 1992년부터 32년간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이끌어 왔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7일 자국과 헤즈볼라 교전에 피란한 북부 접경지대 주민의 안전한 귀환을 전쟁 목표에 공식 추가한 이후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 사망으로 헤즈볼라가 바뀌길 바란다면서도 헤즈볼라 상대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수만 발의 로켓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여전히 이스라엘 공격을 시도할 것으로 가정하는 편이 안전하다며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부터 이스라엘 민간시설을 겨냥하는 헤즈볼라 미사일 발사대와 무기고, 무기 생산시설 등 140곳 넘는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도 베이루트 남부와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 등지를 공습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이 나스랄라 사망을 발표한 이후 요르단강 서안을 향해 미사일 20여발을 발사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레바논에 있던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에 대한 대학살은 다시 한번 시온주의자(이스라엘) 광견의 흉포함을 모든 이들에게 드러냈으며, 찬탈 정권 지도자들의 근시안적이고 어리석은 정책을 입증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의 운명은 헤즈볼라가 최전선에 선 저항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역내 모든 저항군은 나란히 서서 헤즈볼라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베이루트 공항에 이란 항공기가 착륙할 경우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레바논 교통당국에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전날 시리아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 지역 지휘관 아흐메드 무함마드 파흐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파흐드가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을 겨냥한 로켓 공격 등의 책임자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른 테러 공격을 계획하던 중 제거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에 피살' 나스랄라는 헤즈볼라 상징

32년간 헤즈볼라 이끌며 '막강 군사조직' 키워

19일 '마지막 연설'서 삐삐테러 비난, 보복 예고

이스라엘군, 베이루트 인근 표적공습…이튿날 "제거" 발표

 

이스라엘군이 28일(현지시간) 제거했다고 발표한 친이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64)는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어온 '얼굴'이자 상징적 인물이었다.

1960년 베이루트 동쪽 부르즈 하무드의 난민촌 이슬람 시아파 가정에서 태어난 나스랄라는 남부 항구도시 수르에서 교육을 마치고, 시아파 정당인 아말 운동에 가입했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서 이란의 주도로 창설된 헤즈볼라에 합류했고, 1992년 헤즈볼라 공동 창립자이자 당시 지도자였던 아바스 알무사위가 이스라엘의 헬기 공습으로 사망한 뒤 헤즈볼라의 수장인 사무총장 자리에 올랐다.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겨냥해 공습을 가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건물이 폐허로 변했다.

나스랄라 체제의 헤즈볼라는 30여년간 이란의 지원을 받아 막강한 화력을 지닌 군사 조직을 키웠고, 레바논 정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당으로도 성장했다.

헤즈볼라의 병력 규모는 3만∼5만명에 달하며 12만∼20만기의 비유도 미사일과 로켓도 보유해 레바논 정부군보다도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도하에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 군인 2명을 포로로 잡으면서 34일간 이스라엘과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전쟁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의 승리 선언으로 끝났고, 헤즈볼라는 아랍권에서 성공적인 대이스라엘 항전으로 칭송받았다.

그의 지도하에서 헤즈볼라는 이런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2000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군을 이뤄냈고, 역내 분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가장 영향력이 큰 '이란의 대리인' 역할을 해왔다.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에서는 이란과 함께 민중봉기로 위협을 받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했다.

또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발발한 가자 전쟁 중에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고, 이후 11개월 넘게 이스라엘과 무력 대치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 역내 다른 '저항의 축' 세력의 무장대원 훈련소 역할도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나스랄라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자손을 뜻하는 '세예드'(sayyid)라는 명예로운 호칭까지 얻었다.

1989년 이란 쿰의 신학교에서 잠시 수학한 그는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이 무슬림 세계에서 시아파의 2등 시민 지위를 종식한 모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시아파 지도자의 상징인 검은 터번을 쓰고 턱수염을 길렀던 그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예루살렘 해방, 무슬림과 유대인, 기독교인이 평등한 팔레스타인을 국가 건설을 주장했다.

2006년 이스라엘과 전쟁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전화를 하는 것조차 피할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이례적으로 그와 인터뷰한 뉴욕타임스(NYT) 취재진은 눈이 가려진 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을 돌고 돌아야 했고 나스랄라의 보안팀은 취재진의 펜까지 검사했다고 한다.

나스랄라는 통상 TV 연설을 통해서만 대중에게 얼굴을 드러내는데, 지난 19일 연설에서는 수십명의 헤즈볼라 대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 무선호출기(삐삐) 폭발 공격을 비난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나스랄라는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남부 헤즈볼라 본부 표적 공습에 연락이 두절, 생사 불명 상태가 됐다. 이튿날인 28일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으로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는 아직 나스랄라의 생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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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9월28일 23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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