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 속도조절…한은, 내년 한미금리차 압박 더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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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내년 금리인상 전망 3회→2회로…한미 정책금리 역전폭 최대 1.25%p
국금센터 "내년 3월이나 4월 첫 인상 예상…단기간내 인상종결 전망은 시기상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예고함에 따라 한국은행은 한숨 돌리고 통화정책을 펼 수 있게 됐다.
한미금리 역전 폭 확대에 쫓기지 않고 국내 경기를 더 살필 여유가 생긴 것이다.
미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정책금리를 연 2.25∼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네번째 인상으로, 작년 말보다 1%포인트가 높아졌다.
그러면서 내년엔 금리인상 횟수 전망을 3회에서 2회로 낮췄다. 내후년은 1회로 유지했다.
세계경제 성장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얼마 전만 해도 경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매파' 색채를 드러냈으나 근래 부쩍 '비둘기' 메시지가 많아졌다.
최근 미국에서는 국채 장단기 금리 차 축소를 두고 경기 논란이 크게 일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이번 금리인상을 반대했다.
연준이 한발 물러서면 내년 한미 금리 역전 폭 최대치도 1.50%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작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준은 올해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를 높였다. 연초만 해도 금융시장에서는 2∼3회 전망이 많았는데 실제는 4회 올렸다.
연준이 긴축 페달을 세게 밟자 먼저 신흥국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달러화 강세가 맞물리며 달러화 외채가 많은 취약 신흥국들이 휘청거렸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경계수위가 올라갔다. 과거 미국이 거칠게 금리를 올리며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준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특히 한국은 정책금리 역전이 목을 조여왔다. 미 연준 정책금리는 3월 한은 기준금리를 넘어섰다. 10년여 만의 역전이었다.
내외금리차가 곧바로 외국 자금 대규모 유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경제에 불안 요인임은 분명하다.
평소엔 괜찮더라도 자칫 위기 때는 결정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준이 분기마다 금리를 올리면서 양국 금리 역전 폭은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은은 지난달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올해 역전 폭이 1%포인트를 넘기는 것은 막았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내년에 1%포인트를 넘는 것은 시기 문제다.
1%포인트를 넘는다고 해서 실질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는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 추세라면 이르면 내년 봄에 한미 금리 차가 1%포인트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른 시일 내 금리를 올려두고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을 점친다.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 월가 투자은행(IB)들은 내년 미 금리인상 시기를 상반기로 본다.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둔화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BoA메릴린치는 분기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면 3월, 커뮤니케이션 변화를 반영하면 4월이 첫 인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부터는 기자간담회가 없는 FOMC 회의 때도 정책이 바뀔 수 있음을 입증하려 할 경우를 고려했다. 미중 무역협상 시한(3월)이 지난 때이기도 하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3월과 6월에 올리고 이후 관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는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연준의 발표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반응이지만 전반적으로 '통화완화'로 변화를 시사했음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일부 예상과 달리 '점진적 금리인상'이라는 문구가 남아있지만 내년 금리인상 횟수와 중립금리 전망치(3%→2.75%) 하향은 '비둘기파'에 기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금센터는 "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점도표가 또 변화될 가능성이 있어서 단기간 내 금리인상 종결을 예상하기는 시기상조"라며 "금융시장 여건이 더 악화되면 성장률 감소폭이 시차를 두고 커질 수 있으므로 연준 점도표가 추가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은 내년에 연간으로 동결 혹은 최대 1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나라 안팎으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혹시라도 1회 인상을 하더라도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2명이 경기하강 우려에 초점을 맞추며 동결을 주장한 상황이다. 이른 시일 내 금리 인상으로 의견이 모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이다.
올해도 당초엔 1∼2회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기 둔화 논란 속에 후퇴했다.
연초에는 성장률 3%, 물가 상승률 2%로 전망됐지만 이제는 2.7%도 아슬아슬하고 물가는 1%대 중반 오름세다. 게다가 내년은 더 녹록지 않는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결국 조금 숨통이 트였다고는 해도 내외금리 역전 폭은 확대되고 경기 활력은 약해지는 상황에서 금리 셈법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은 여전해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연준이 경제지표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 내년 (미) 금리 인상 경로가 그대로 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제요건, 국제금융시장 동향, 미국 경기흐름에 따라서 통화정책도 어느정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진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줄어들 수 있어 각국 통화정책 운용에 약간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연준이 그때그때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니 우리는 내년 8번의 FOMC를 관심 갖고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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