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접견실·11명 '계엄 선포' 심의…'날림' 같았던 국무회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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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장소 국무회의실 아닌 대접견실…회의시간 '단 5분'
참석인원 겨우 과반 채운 11명…발언요지 없어 회의 실체 여전히 '미궁'
행정안전부가 대통령실에서 회신받아 11일 공개한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 관련 자료를 보면 당시 국무회의가 최소한의 요건만 갖춘 채 '날림'으로 진행된 게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대통령실 자료를 보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는 대통령실 청사 내 국무회의실에서 열렸던 관례와 달리 대통령실 내 대접견실에서 개최됐다.
접견실은 통상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만날 때 이용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국가 중대 사안을 심의하는 장소로 보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장소조차 구색을 갖추지 못했을 정도로 회의가 급박하게 준비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회의는 초스피드로 진행됐다. 당일 오후 10시 17분에 시작해 22분에 끝났다. 계엄 선포라는 위중한 안건 심의를 단 5분 만에 마친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도 개의에 필요한 최소 정족수인 11명에 불과했다.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인 국무위원 19인 등 21명이 참석한다.
연합뉴스가 윤석열 정부 기간인 2022년 5월 12일부터 올해 11월 26일까지 열린 국무회의 144건을 분석한 결과 19명의 국무위원(장관급)이 전원 참석한 경우가 각 부처 차관 등 대리출석을 포함해 75.7%(109건)에 달했다.
1명이 불참한 비율은 18.1%, 2명이 불참한 비율은 1.4%였다. 고작 11명이 참석한 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와 대조적인 부분이다.
이런 내용을 종합하면 예정에 없던 회의가 계엄 선포를 위해 급히 열리면서 국무위원 참석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고, 개의 요건을 갖추자 계엄 선포와 관련해 심의 절차는 초고속으로 진행돼 단 5분 만에 마무리됐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종료 불과 1분 뒤인 오후 10시 23분께 생방송을 통해 긴급 담화를 시작했고, 6분간 담화문을 읽어 내려가는 도중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국무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요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행안부에 알려왔다. 이 때문에 당시 회의에서 어떤 발언이 오갔는지를 회의록 자료로는 확인할 수 없게 됐다.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어떤 국무위원이 찬성했고 누가 반대를 표했는지,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지 등이 여전히 미궁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둘러 국무회의를 주재했던 윤 대통령은 정작 계엄 해제와 관련한 국무회의에는 불참했다. 대통령실이 행안부에 함께 보내온 계엄 해제 관련 국무회의 자료에는 윤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회의 시간도 단 2분에 그친 것으로 나온다.
대통령실은 해제 관련 국무회의의 발언요지로 '국방부 장관 제안설명 외 발언 없음'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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