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규제개혁, 제대로 하려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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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3월25일 19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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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우리나라가 규제가 심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다국적 기업들이 규제 때문에 한국에서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규제의 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규제의 품질이 불량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규제의 총 수자가 더 많은 나라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에서 규제가 심해서 기업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규제의 품질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규제는 정부가 생산하는 정책 상품이다. 모든 상품의 품질에 대한 책임이 상품을 만드는 공급자에게 있듯이 규제라는 상품의 품질을 높여야 하는 책임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정부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규제들이 품질이 불량한 규제들인가?

1. 법적 근거가 없는 규제들을 들 수 있다.
관존민비(官尊民卑)의 사고가 아직도 남아서 정부가 정하면 국민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법적 근거가 없는 가격규제나 진입규제가 그러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 규정이 모호한 규제들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것은 규정이 모호한 규제들이 많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이런 규제들은 부정부패를 낳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3. 비현실적인 기준과 절차를 요구하는 규제들을 들 수 있다.
이런 경우 규제현장에서 규제자와 국민이 절충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법대로 집행될 수 없다는 것을 서로 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수질오염, 건물붕괴, 가스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규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규제가 너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4. 중복되는 규제들을 들 수 있다.
건물을 하나 지으려해도 여러 관청을 다녀야 한다. 관청마다 다른 기준과 절차를 요구할 경우 이것을 다 충족시키는 것은 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규제는 국민에게 공급되는 상품이다. 국회에서도 국민을 규제하는 입법을 너무 쉽게 생각하기 쉽다. 규제의 입법과정에서도 품질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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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3월25일 19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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