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생활고 자살, 고복지-고부담 사회로 가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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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3월08일 22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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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활고를 비관하여 일가족이 자살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여 우리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회안전망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나마 사회안전망조차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과 예산의 턱없는 부족으로 인한 현행 복지체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핵심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중위소득의 50%미만인 소위 “상대적 빈곤층의 수는 340만명에 달한다. 이중에서 기초생활보장을 받는 국민의 수는 155만명이다. 문제는 소득으로는 최저생계비에 미달하여 실질적으로 빈곤의 정도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 185만명과 재산기준을 초과하거나 부양가족이 있어 빈곤정책 대상에서 제외되는 계층의 수가 300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의 수는 28명으로 OECD 평균의 2.3배에 달하고 있으며, 자살 5건 중 1건은 경제문제라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 노인빈곤율(2012년)은 49.3%로 OECD 평균 12.8%의 거의 4배에 가까우며, 60대 이상 노인 인구의 자살률이 10만 명당 69.8명으로 OECD 평균 40.7명의 1.7배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를 넘어 사회안전망의 근본 문제는 국민들이 부담도 적게하고 복지수준도 낮은 개도국형의 저복지-저부담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정부의 사회보장지출의 대GDP비율은 2012년 9.3%로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OECD 평균 21.8%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GDP로 비슷한 수준의 스페인과 비교할 때 스페인 정부의 사회보장지출의 대GDP비율은 27.4%로 우리나라의 3배 수준이다. 한편 사회보장지출 중 노령층에 대한 정부지출의 대GDP비율은 우리나라는 2.1%로 OECD 평균 7.3%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에 대하여 우리는 다음 두 가지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현재와 같은 낮은 수준의 사회안전망으로는 고령화시대를 맞을 수 없다. 둘째, 국민들의 조세부담을 크게 높이지 않고는 사회안전망의 획기적인 개선은 불가능하다.

즉 우리가 고령화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저복지-저부담 구조를 고복지-고부담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정부는 고보장-고부담 구조로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국민들의 합의를 모아 추진하는 작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현재 기초연금법의 제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협의를 하고 있지만, 우선 대상자의 70%에게만 지급하자는 정부안은 국민들이 보기에 조기 시행에 급급한 미봉책에 불과하며, 반면에 무조건 당초 공약대로 65세 이상 전 국민에게 지급하라는 야당의 모습은 책임감 없는 생색내기로 보인다.

국회는 기초연금법 제정을 두고 정치게임을 벌이는데 세월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큰 틀에서 우리나라 복지체계를 고복지-고부담 구조로 전환하는 로드 맵을 만드는데 국민들의 합의를 모으고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여 제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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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3월08일 22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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