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나무와 숲과 사람 사는 이야기 | 김도훈 서강대학교 초빙교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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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1월20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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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산업연구원이라는 곳에서 산업연구를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저 자신을 흔히 산업전문가라고 소개를 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서 원장(院長)까지 포함해서 37년 근무했으니까 산업전문가라 할만하다. 그런데 오늘은 나무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 나무라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어떠한 존재인가. 우리 원시의 조상들은 아마 나무에게서 처음으로 효용을 느낀 건 자기를 쫓아오는 맹수로부터 달아날 수 있는 안식처 정도의 효용을 가졌던 것 같다. 그 다음은 바로 연료로서 대단히 큰 효용을 얻었다. 예를 들자면 음식을 끓이면서, 혹은 추위를 피하면서 횃불을 피운다든지, 모닥불을 피운다든지, 혹은 집의 난방을 할 때도 결국은 초기에는 거의 나무를 사용했던 것 같다.

 

- 1970년대까지만 해도 나무를 장작의 형태로, 혹은 나뭇잎을 긁어모아서 난방을 했다. 그 결과 우리는 대단한 민둥산이라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그 때문에 여름에는 큰 홍수가 나기도 했다. 그래서 1970년대의 박정희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산림녹화였다. 물론 이것만으로 지금의 울창한 숲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 구공탄의 등장 등 나무를 대체할 연료의 보급이 나무의 연료 효용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 그 다음 나무의 효용은 목재를 생각할 수 있다. 집을 짓는 재료로써 나무만큼 좋은 것이 없다. 훌륭한 궁궐 혹은 절 이런 곳에는 대체로 나무들이 굉장히 많이 사용됐다. 만약 나무가 아닌 다른 재료를 썼다면 아마 이미지가 대단히 다를 것이다. 저는 프랑스에서 많은 성당, 또는 성()들을 많이 봤다. 대부분 석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좀 멋있고, 웅장하다는 이미지는 있지만 따뜻함이 결여된 그런 이미지를 준다. 거기에 비해서 우리의 절이나 궁궐은 웅장함에도 포근함을 느끼게 만든다.

 

- 나무는 목재가 아니라 생명이 그대로 있으면서 주는 효용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일 먼저 나무의 열매로부터 얻어지는 효용, 혹은 나무 잎이 새순일 때 나물로서 먹는 효용은 대단히 크다. 나무는 여러 가지 목적으로 심는다.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산사태 방지를 위한 사방사업 목적의 식목 등이 우리를 보호해주고, 우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 그것보다 한 차원 높은 효능은 우리 지구의 모든 사람들을 숨 쉬게 만들어주는 산소공급의 역할이라고 본다. 아마존 열대의 수림을 지구의 허파라고 부르는 이유다. 나무는 광합성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뿌리에서 끌어올린 물을 가지고 영양분도 만들면서 공기 중에 많은 산소를 배출한다. 그래서 등산을 가서 산을 거닐면 그렇게 쾌적함을 느끼는 것이다.

 

- 세계적인 큰 도시들, 즉 뉴욕, 동경 그리고 런던, 파리, 서울 등 모든 곳이 공원들을 도심 한가운데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울도 언급을 하기는 했지만 서울에 조금 더 녹색을 가진 공원들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 그러나 가장 큰 효능은 인간이 메마르기 쉬운, 혹은 현대인들이 지금 삶에 부딪치면서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이 긴장감을 풀어놓을 수 있는 그런 효과라고 생각한다. 삭막하다고 느낄 수 있는 많은 아파트 단지에 나무가 심어져 있어 혜택을 누리고 있다. 세계의 유명한 거리의 나무들도 마찬가지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바깥쪽으로 심어져있는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이 정말로 잘 자랐고, 잘 관리되어 있기 때문에 전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 우리의 옛날 선비들, 조상들도 나무들을 대단히 가까이 놓고, 나무들한테 깊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나무하고 함께 사는 지혜를 발휘했던 기록들도 있다. 나무를 친구처럼 ,또는 존경해야하는 특성을 생각하고, 자식들에게 그 나무가 주는 가르침을 얘기하기도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우리 현대인의 삶에도 다시 살아나서 우리 모두가 나무를 사랑하고,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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