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금융위기를 경계한다 |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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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2월15일 16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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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제결제은행은 한국의 부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국제결제은행은 한국의 민간부문 부채, 즉 기업부채와 가계부채에 대한 평가를 지난 11년간 주의단계를 유지해왔으나 지난 129일에 경보단계로 올렸다. 우리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이다.

 

-그 이유는 금년 1/4분기 세계 선진국의 평균 부채 증가와 한국의 부채 증가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선진국은 금년 1/4분기에 부채가 2.2% 증가에 그쳤으나 한국은 7.5% 증가했다. 기업과 가계, 즉 민간부문부채를 떼어서 보면 1/4분기 중 선진국 가계부채는 감소했는데 한국은 급증했고, 기업부채는 선진국이 0.6% 증가한 데 비해 한국은 3.3% 증가했다.

 

- 그동안 정부 부채에 대해서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민간부채까지 크게 늘어 국제결제은행까지 걱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 장기적으로 지난 10년간을 비교해 보면 한국부채가 얼마나 심각한지 금세 나타난다. 지난 10년간 선진국들의 국가부채, 기업부채 그리고 가계부채를 합한 국가총부채는 9%가 늘었는데 한국은 44.8%가 늘었다. 이렇게 우리경제의 부채가 늘어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 세계은행과 IMF는 지난 50년간 세계에서 일어난 각종 금융위기의 원인 분석을 한 결과 핵심 원인이 과다한 부채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이미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경험한 바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부채 문제에 대해서 더욱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 우선 국가재정이 너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0조가 넘는 사업조차 예비타당성 검토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그것도 국채를 발행해 충당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 현재 증권투자와 부동산 투자도 부채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그나마 돈을 벌수도 있으니 논외로 한다 하더라도 심각한 것은 생계형 부채다. 영세 사업자나 소득이 적은 가게들이 생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앞으로 부동산이나 주식가격이 많이 떨어지면 엄청난 문제가 생기고 금융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 그러나 제가 강조하고 또 깊이 있게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은 기업부채다. 지난해부터 기업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안하는데도 빚이 늘어나는 것은 역시 생존형인 것이다. 적자를 내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가 회복될 때도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어 문제가 된다.

 

- 선진국기업들은 왜 기업부채가 늘어나지 않는가? 우리와는 달리 기업 구조조정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기업은 스스로 도태되도록 금융시장이 작동하고, 정부도 그런 방향으로 감독권한을 행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빚이 많이 늘지 않고 경기회복 시 복원력이 우리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 이렇게 볼 때 지금 정부가 앞장서서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로 반성해보아야 할 일이다. 금년에만 해도 1월부터 10월까지 국가부채가 110조 이상 늘어났다. 그런데 내년도 예산도 상반기에 70%를 쓰겠다고 한다. 그러면 하반기에 추경을 또 편성할 것이다. 내년은 선거의 계절인데다 지금의 여당은 거대여당으로 마음만 먹으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실정이다.

 

- 정부가 방만한 재정을 선도하고 기업과 가계도 빚내서 한 밑천잡자고 한다면 결과는 빤하다. 세계은행과 IMF의 분석대로 금융위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부채로 지탱하는 부채경제, 이대로 괜찮은지 함께 고민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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