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기업규제 3법 개정, 하필이면 지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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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27일 19시12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27일 19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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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GFIN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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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넷플릭스라는 영상 플랫폼에서 좋은 영화를 많이 본다. 최근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빌리언스라는 뉴욕 증권가의 헤지펀드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막대한 현금을 이용해서 못하는 일이 없었다. 예컨대 공매도를 치고 여건이 바뀌어 불리해지면 여건이 안 바뀌도록 작업을 한다. 이런 투기성 자금이 지금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2. 과거에 삼성그룹, 현대그룹, SK그룹들이 타이거 펀드, 헤르메스 펀드, 엘리엇 펀드, 소버린 펀드 등의 공격을 받아 지배 구조를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들 헤지펀드들은 그 과정을 통해서 엄청난 수익을 챙겼다.

 

3. 현재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그리고 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기업규제 3법의 개정은 명분은 그럴 듯하다. 대주주의 횡포를 막아주고,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공정거래를 더욱 더 강화하고, 배임을 막고. 문제는 법 개정이 이뤄지면 뉴욕 증권가를 항상 쥐락펴락하고 있는 이 투기성 헤지펀드들이 우리 기업들의 경영권을 공격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4.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은 어떤가? 젊은이들의 25%, 1/4 정도는 실질적인 실업 상태인데 일자리는 줄고 있다. 늘어나는 일자리는 60대 이상 어르신들로 이것은 전부 정부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다. 기업이나 가계는 물론 국가도 부채가 쌓여가고 있다. 경제가 부채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5. 기업사정은 어떤가? 생존이 문제지 성장이라는 것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우리 경제가 극도의 침체에 빠져있고, 소비, 투자, 수출 모든 것이 다 가라앉고 있는 이 시점에 기업들을 더욱 더 옥죄는 이런 법들의 개정을 서둘러야 할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 만약 이 법 개정으로 투기성 헤지펀드가 우리 기업들을 인수합병하거나 기업들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뭔가? 외환위기 때 론스타라는 투기성 헤지펀드가 우리 외환은행을 사서 그 이후에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기억해보라.

 

6. 지금 이 시점에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이런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은, 설령 그 취지는 좋다고 하더라도 시점이 적절하지가 않다. 협심증 환자에게 체력강화에 좋으니 런닝 머신 위에서 힘껏 뛰라고 한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뛰는 도중에 죽는다.

 

7.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등으로 체력이 소진된 기업들에게 어리석은 법 개정으로 기업들의 기()를 죽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오히려 코로나19를 극복한 이후에 이런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국회는 해야 될 일은 안하고, 안 해야 할 것은 재촉하는 그런 흐름이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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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27일 19시12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29일 19시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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