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미래통합당에 미래는 없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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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5월04일 16시16분
  • 최종수정 2020년05월04일 16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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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GFIN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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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제1당으로 새롭게 강한 정당으로 등장한 민주당 등 여당은 의석이 범여권을 다 합하면 180석 가까이 됩니다. 상대적으로 이에 맞서고 있는 야당은 100여석정도입니다. 그런데 2012년에는 정반대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당시의 자유한국당 의석이 153석이었고,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합하면 180석을 넘었습니다. 8년 만에 완전히 역전된 것이지요.
 

- 왜 이렇게 됐을까요? 정치도 유권자라는 수요자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에서 어떤 정당이 잘 팔리느냐, 어떤 정당이 시장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가 결정된다고 봅니다. 과거 핀란드의 노키아라는 휴대폰 회사는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약 15년 동안 세계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습니다. 2007년에 시장점유율 41%를 기록했습니다. 이때 Apple, 애플이 아이폰을 신규 출시하면서 시장의 격변이 일어납니다.

 

-현재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노키아가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둔감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시장 변화를 빨리 읽은 애플은 모델을 빨리 내놨고 이렇게 애플이 내놓은 신규 모델이 시장에서 많은 호응을 받은 후, 3개월 또는 6개월 뒤에 노키아가 모델을 내놨습니다. 이렇게 시장의 흐름에 둔감해가지고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가 없는 겁니다. 변화에 빠른 적응을 해야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겁니다. 

 

-이번 총선 결과가 이렇게 미래통합당이 멸망 수준, 패망 수준으로 온 것은 스스로 변화의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정치 지형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소위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보면 2012년에는 보수성향의 유권자가 진보성향의 유권자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2012년에 27% 수준에 불과했던 진보성향 유권자가 2020년 이번 총선에는 41%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정치 지형, 유권자의 성향이 바뀐 겁니다.

 

- 이렇게 늘어난 진보세력이 가장 원했던 것은 뭐일까요? 공정한 사회입니다. 2017년 소위 우리가 대선을 겪을 때 가장 큰 화두가 공정한 사회 였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오늘의 미래통합당, 과거의 자유한국당은 무엇을 했을까요?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친박이니 비박이니 주도권 다툼 때문에 밖으로부터 요구되는 변화에 대한 순응을 못한 것이지요. 노키아가 시장에서 모든 고객들을 다 잃었듯이, 정치 시장에서 수요자들의 취향 변화를 전혀 따르지 못하는 정당은 마찬가지로 자멸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대승을 거둔 현 집권세력은 잘 했을까요? 저는 크게 잘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공정성? 조국 교수를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는 그 시점을 전후해서 이 정부의 공정성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민생? 경제에 대해서 이 정부가 잘했다고 보는 사람은 아마 소수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래통합당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위 차악(次惡)의 선택입니다. 공정성도 흔들렸고, 민생에 관한 여러 가지 정책도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미래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은 무엇을 했습니까? 민생 정책에 관해서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까? 그저 비판과 반대로 일관하는 그런 이미지를 주었죠. 오늘 현재도 이들은 싸우고 있지요. 결국 이러한 정당은 정치 지형에서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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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란 무엇입니까? 견제와 균형이 아주 중요합니다. 오늘 이 시점에서 토지공개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고, 이런 토지공개념 등을 바탕으로 개헌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인 동시에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 살고 있습니다. 토지공개념이라는 것은 자유시장경제체제 내에서는 큰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논의가 균형 있게 견제와 균형에 따라서 이루어진다면 지나치게 한 쪽으로 치우치는 그런 결론은 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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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일에 발표된 갤럽의 여론 조사를 보면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19%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41%입니다. 이러한 지지율과 정당의 의석 구조를 보면 민주당이 원하는 그런 방향으로 개헌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일본이 하나의 섬나라에서 동양의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을 성공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메이지 유신의 성공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당시의 기득권을 대표하는 사무라이 엘리트들이 자기들의 모든 기득권을 다 포기한 것입니다. 그것으로부터 질서의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미래통합당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지 말기를 바랍니다. 지금처럼 얼마 안 되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소위 중진(重鎭)이라는 사람들이 자기들 세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싸움만 하고 있으면 이 당의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기득권을 버리고 당이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의 절대 권력이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 기본질서 상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미래통합당의 소위 기득권 세력인 중진들은 국가를 생각하고, 나라의 앞날을 생각해서 기득권을 과감히 버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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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5월04일 16시16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27일 18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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