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전자금융거래법/전자서명법 개정을 촉구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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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6월21일 00시50분
  • 최종수정 2013년06월21일 00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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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회에는 전자금융거래법/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들이 마치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하거나, 익숙하게 사용해 오던 공인인증서 등의 보안 기법을 '갑자기' 바꾸게 되어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는 이 법안 내용을 오해한 탓이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금융위원회는 보안기술이나 인증기술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거나, 특정 기술 또는 서비스의 사용을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이 전부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정부는 금융거래에 공인인증서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강제해왔었다. 그러나, 정부가 특정 기술을 강요하면,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들어오기 어렵고, 낡은 기술만이 기득권을 누리게 되어 전반적인 보안기술 수준이 저하된다. 이 법안은 공인인증서 사용을 정부가 더 이상 "강제"하지 말고, 금융회사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계속 사용하기를 원하는 은행은 그렇게 하면 되고, 그 보다 더 나은 기술을 사용하기를 원하는 은행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은행 등에게 부여하라는 것이다. 현행법 하에서도 은행은 사고거래의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 책임을 지는자가 보안기술도 자기 책임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가 나도 배상책임도 안지는 정부 공무원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고, 선진 여러 나라의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의 보안 기술 선택에 일체 개입하지 않는 대신, 사고거래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고 있다. 그래야 보안 기술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기술 발전 속도도 빨라지고, 소비자도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도 이런 선진적 전자금융 감독 기법을 채택해야 한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검증받지 않던 최상위(루트)인증기관에 대한 제3자의 독립적, 전문적, 정기적 검증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우리 국민 거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전자인증제도가 더욱 안전하게 되고,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법안도 기존의 공인인증제도를 폐기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여태껏 제대로된 검증을 받지 않고 운영되어 온 탓에 "국내 공인" 으로만 머물고, 국외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던 것을, 이제는 투명하고 전문적인 제3자의 검증을 통하여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신뢰받는 전자인증체제로 업그레이드 하자는 내용이다. 이 두 법안은 국내 IT산업이 전세계를 상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여태까지는 국내의 여러 기발한 인터넷 스타트업들이 국외의 고객들을 상대로 영업하기기 매우 힘들었다. 한국 외에서는 통용되지 않은 "국내 공인" 인증서의 사용을 강요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국내 공인" 인증제도에서 탈피하여, 전세계에서 공인받을 수 있는 인증제도를 수립하면, 창의적이고 기발한 국내의 크고 작은 인터넷 기업들이 전세계를 향해서 뻗어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금융회사들이 자기 책임으로 보안 기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정부는 "기술 중립적"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국내 유수 대학 교수 등 300여명이 지지하며, 국내 IT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150여개 인터넷 기업들이 결성한 사단법인 인터넷기업협회가 공식 지지를 천명한 법률안이다. 이들 법안이 이번 임시국회 회기 중에 통과되기를 희망한다.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야 말로 창조 경제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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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6월21일 00시50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19일 15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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