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도쿄발 금융쓰나미’ 가능성을 진단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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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7월30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7월30일 17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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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지금은 수출규제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금융 분야의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없는지 걱정이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3월말현재 일본계 금융기관이 우리 기업들에게 직접 빌려준 돈이 한국 돈으로 약 18조원, 미국 돈으로 16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또 우리 기업들이 일본은행이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등 제3국에 있는 일본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 즉 역외대출이 대체로 3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를 합치면 약 460억 달러가 된다.

만약 일본계 금융기관들이 빌려 준 이 돈을 일시에 모두 회수하거나 대출기간 연장을 안 해준다면 큰일 아닌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외환 가운데 한국은행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현금성 자금은 외환보유고 4,030억 달러의 5% 정도인 200억 달러 쯤 된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 은행이나 기업, 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외화자산은 총 530억 달러다. 그런데 갚아야할 자금도 303억 달러에 이른다. 결국 이 분문에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돈이 230억 달러가 된다. 한은의 현금성 외화자산과 은행 또는 기업의 현금성 순자산 230억 달러를 합하면 43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일본계 금융기관들이 일시에 모두 회수한다고 했을 경우의 460억 달러에는 못 미치는 규모다.

 

-물론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아세안국가들과 통화스왚 협정을 맺고 있는데 전체규모가 1,000억 달러 가까이 된다. 그러나 통화스와프를 동원해 자금을 빌려오는 것 자체가 금융위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도쿄발 금융쓰나미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첫 번째 걱정이다.

 

-설령 일본이 대출을 모두를 회수하지 않고 절반 정도, 즉 230억 달러 정도를 회수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환율은 급등(평가절하)하게 될 것이고, 우리에게 돈을 빌려준  다른 나라 금융기관들도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달러를 사 모을 것이다.  결국 일본계 은행대출의 일부가 빠져나가더라도 환율불안으로 인해 금융시장 혼란 가능성이 크다는 게 두 번째 걱정이다.

 

-세 번째로는 장부상으로 나와 있는 빚 말고, 장부상에 없는 빚, 즉 부외부채(簿外負債)라고 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대출보증인데, 장부에 나와 있지 않은 일본과의 부외부채가 얼마나 되느냐도 유의해야 할 사안이다.

 

-네 번째는 투기세력 준동이 걱정거리 중의 하나다. 한국경제는 지금 실물경제도 좋지 않고, 수출은 계속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으며, 세계경제 환경도 악화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맞장’을 뜨게 되면 한국경제가 취약하다는 것을 빌미로  외환투기꾼들이 달러를 사들이면서 금융위기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런 상황을 모두 종합하면 ① 일본자금을 만만하게 보아선 안 된다 ② 그것이 일시에 모두 빠져나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우리 환율시장을 흔들만한 위력은 있다 ③ 우리의 숨은 빚이 얼마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 ④ 한국이 취약점을 보이면 투기세력이 준동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네 가지 사안만 놓고 보더라도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높다. 정부와 금융정책당국이 이런 우려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주기를 기대한다는 점에서 몇 가지 우려를 제기해 보았다. 물론 근본적인 해법은 한일 갈등관계를 서둘러 봉합하는 것임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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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7월30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7월29일 17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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