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창조경제 그리고 경제민주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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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5월11일 20시52분
  • 최종수정 2013년05월11일 20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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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민주화 입법이 추진되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논의되자, 재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입법이 기업의 투자의욕을 꺽어 경제를 더 어렵게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투자부진을 경제민주화 탓으로 돌리면서 경제민주화를 저지하려는 주장들도 제기되고 있다. 비판의 요지는 경제민주화가 경기회복과 성장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경제적 강자들을 옥죄고 약자들을 보호해서 결과적 형평을 추구하는 평등주의로서, 국민의 경제적 자유와 경제적 효율성을 억압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시각으로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가 왜 불가분의 관계인지를 이해할 수 없다. 슘페터가 통찰했듯이, 진정한 발전의 원동력은 창의와 혁신이며, 이를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다. 이 발전의 핵심 요소들은 ‘진정으로 균등한 경제활동의 장’(a truly level playing field)이 마련되어야 발현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추격형 경제에서와는 차원이 다른, 선도형의 ‘창의와 혁신’을 이루어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한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그간의 성장과정에서 경제력이 집중되었고 그 힘이 남용되어 시장이 ‘균등한 경제활동의 장’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 경제민주화는 ‘균등한 경제활동의 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지속적 진보와 발전을 뒷받침할 효율적이고 공정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청년들이 창의를 기반으로 도전할 수 있고 중소·벤처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경제시스템을 조성하지 못하면 창조경제도 구현할 수 없다. 미국은 일찍이 1890년에 반트러스트법을 만들어서 부당한 경제력 집중과 남용에 대해 기업분할조치까지 취하는 나라다. 열린 시장과 역동적 경제를 만들려는 이런 진지한 노력이 미국의 지속적 번영을 뒷받침해왔다. 지금 우리는 기업의 투자확대를 유도하고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 그렇다고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킬 필요는 없으며 그리해서도 안된다. 경기는 부침을 반복하며, 단기적 투자확대를 통한 경기 진작은 일시적인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은 창의와 혁신을 통한 지속적인 진보와 발전이며, 이는 창조경제가 꽃피는 균등한 경제활동의 장을 조성해야 실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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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5월11일 20시5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19일 15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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