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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초점] 美 공화당, 극심한 혼미 끝에 후임 하원의장 지명, 의회 기능 마비 상황 해소 기대 확산, 금융시장 불안은 이어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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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0월25일 13시08분
  • 최종수정 2023년10월25일 14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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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내부에 하원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극도의 혼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3일, 공화당 스스로 자당 출신인 매카시(Kevin McCarthy) 의장의 해임을 결의한 뒤, 후임 선출을 둘러싸고 당내 계파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지명을 받은 3번째 후보 에마(Tom Emmer) 의원이 후보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미 하원은 무려 20일 간이나 의장 공석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배경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 그룹 ‘자유연맹(Freedom Caucus)’ 의원들의 반대가 있다. 이런 전대미문의 사태로 인해 미국 금융시장에는 예산 불성립으로 연방 정부 기능이 마비될 것을 우려해 금리가 상승하는 등, 예기치 않은 악영향도 심화되고 있다. 

 

CNN 방송은 이번에 에마 의원이 의장 지명 불과 몇 시간 만에 자진 사퇴한 것은, 공화당이 매카시 의장을 스스로 축출한 뒤 몇 주일이 지나도록, 아직 하원의장을 선출하는 작업을 성공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동시에, 지금 공화당은 리더십의 분열 사태에 연유되어 의장 선출에 번번히 실패하면서, 하원의 마비 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래에, 이와 관련한 해외 미디어들의 최근 보도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에마 의원, 트럼프의 ‘그를 선출하는 것은 비극적 과오’ 언급에 의장직을 단념"

 

이처럼, 공화당 의원들의 차기 의장 선출 노력은 온전히 계파 간 대립을 노출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 3일, 당시 의장이던 자당 출신 매카시 의장의 해임을 의결했다. 그 후, 후임으로 하원 공화당 서열 2위 스컬리스(Steve Scalise) 원내총무를 지명했으나 낙마했고, 이어서, 트럼프 열성 지지자로 알려진 법사위원장 조던(Jim Jordan) 의원이 나섰으나 이번에는 반대 진영 의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낙마했다. 그가 낙마한 뒤 이번에는 서열 3위인 에마(Tom Emmer) 간사가 지명됐으나, 지명을 받은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스스로 의장 선출을 포기한 것이다. 

 

이렇게 공화당이 하원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배경에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그를 에워싸고 있는 강경 보수 그룹의 움직임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매카시 의장 축출 당시에도 주동적으로 움직였다. 이번에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비공식 협의 끝에 어렵사리 에마 간사를 지명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운영하는 SNS인 ‘Truth Social’에 “그는 이름 뿐인 공화당원(‘Globalist RINO’). 그가 의장으로 선출되는 것은 비극적 과오(tragic mistake)가 될 것” 이라며 비난하는 글을 올리자, 에마 의원 스스로 의장직 선출을 포기한 것이다. 각 미디어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에마 의원은 공화당 보수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는, 의장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 표를 획득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에마 의원이 사퇴한 뒤 ‘큰 충격’ 이라고 말했다.

 

The Hill "막판에 확보한 6명이 지지 철회, 이례적인 공화당의 혼란 사태 이어져"

 

한편, 미 의회 전문 매거진 The Hill은, 에마 의원은 5 차례에 걸친 후보 지명을 위한 당 내 투표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공화당 의원 6명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은 에마 의원이 지명을 얻은 뒤 불과 몇 분 뒤에 본선에서 에마 의원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말았다. 이런 사태가 돌발하자 에마 의원은 본선에서 과반 찬성 획득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른 것이다.  

 

이런 사태를 촉발한 이면에는 바로 앞서 설명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대 의향을 담은 SNS 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The Hill은 동료 의원들 사이에 아이스하키 코치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에마 의원에게 트럼프의 이런 냉혹한 메시지는 그가 스케이팅을 즐기기에는 너무 얇은 얼음장이라고 비유했다. 따라서, 공화당의 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노력은 더욱 심각한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 상황은 누가 나서서 공화당을 통합하고 나라를 이끌어갈 지 우려되는 상황"

 

아울러, 현 시점에서 누가 후보로 나서서, 박빙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을 통합하고 의장으로 선출되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 지는 공화당 Dusty Johnson(S.D.) 의원의 “현재로는 누가 의장에 선출될 수 있을지 상상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를 생각하면 누가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언급을 전했다. 

 

또한, 같은 공화당 소속 Steve Wamack (Ark.) 의원이 에마 의원이 의장직 지명 포기를 선언한 뒤, “지금 미국 국민들에게 분명한 것은 공화당 내부가 절망적으로 분열됐다는(hopelessly divided) 것” 이라는 언급도 전했다. 동 의원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면서도, ”절대로 안 된다고는 하지 말자. 지금 나타나고 있는 조짐은 모종의 교착 상태인 것” 이라며 일단의 기대도 표명했다. 

 

미 의회는 지난 9월 말 연방 정부 회계연도 종료 시점까지 새로운 예산을 성립하는 데 실패한 채 하원의장 공석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양당은 가까스로 45일 간의 임시 변통 예산에 합의해서 오는 11월 17일까지 협상 말미를 마련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위급 상황에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내에서 새로운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계파 간에 극심한 갈등과 분열이 적나라하게 노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의 핵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강경 보수 세력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시장에서는 연방 정부 기능 중단 사태를 염려해서 연일 불안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원 의석 분포 상, 공화당 후보는 당내서 5명 이상 반대하면 과반 획득이 불가"

   

현재, 미국 하원 의석 분포를 보면, 정원 435석 가운데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공석이 2석이다. 따라서, 공화당 의장 후보는,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한다는 전제 하에, 공화당 내에서 5명 이상의 반대가 나오면, 의장 당선에 필요한 과반 찬성을 획득하기가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이처럼, 비록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해도, 당내 의견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는 어느 계파도 좀처럼 의장을 옹립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Washington Post는 에마 의원이 의장 지명을 사퇴한 뒤, 공화당 의원들은 비공개 회합을 이어가고 있고, 여기서 플로리다 출신 도널즈(Byron Donalds) 의원 등 몇 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새 의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새로운 의장 후보 지명을 위한 공화당 의원들 간의 투표가 어쩌면 현지시간으로 오늘(24일) 저녁 동부시간 8 시에 실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하원 본회의가 수요일 정오로 예정돼 있어 이 회의에서 후임 의장이 선출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방금, New York Times 등 미국 언론들은 공화당 의원들이 화요일 밤에 실시된 '막다른 골목' 비밀 투표에서 의외로 존슨(Mike Johnson, Louisiana 출신) 의원을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긴급 보도했다. 

 

그러나, 4 번째 지명자인 존슨 후보도 이번 공화당 내 지명 투표에서 128표를 얻는 데 그쳐서, 아직 최종 선출에 필요한 과반(217표) 찬성에는 훨씬 미달한 지지를 얻은 것에 불과하다. 차점자인 전임 매카시 의원은 43표를 얻었다. 매카시 의원의 이름은 공화당 내 의원들 간에 협상 막판에 그를 하원의장으로 복귀시키고 트럼프의 지지자인 조던 의원을 부의장으로 하는 안이 제기되면서 부상했던 것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현지시간 수요일로 예정된 하원 본회의에서 실시될 의장 선출을 위한 본표결 결과에 집중되는 상황이다. 

 

극렬 지지층을 등에 업은 한 ‘별종(別種)’ 정치인이 미국이라는 글로벌 G1 국가의 정치 상황을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는 양태가 어쩌면 지구 건너편에 있는 동방의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과 참으로 꼭 닮은 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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