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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초점] ‘트럼프 유죄’로 무당 층 지지 후퇴, ‘소폭이지만 중대한 영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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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6월23일 22시41분
  • 최종수정 2024년06월24일 07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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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1월 대선을 불과 수 개월 앞두고, 지난 5월 뉴욕 법원 배심단이 공화당의 유력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륜 상대인 Stormy Daniels에 지불한 ‘입막음 돈’을 불법 처리한 것과 관련한 34개 형사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린 것이 대선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죄 평결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전반적으로 지지율의 변화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실제로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까지는 ‘바이든 vs. 트럼프 백중(伯仲)’ 구도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주로, 무당 층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 철회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유죄 평결의 지지율 영향은 비록 작은 폭이나 잠재적으로 중대한 타격” 


최근 미국의 기업 경영 전문 매거진 Forbes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법원 배심단으로부터 형사 범죄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이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에 작은 흠집(dented)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유죄 평결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 분석한 결과, 비록 나타난 흠집이 작은 폭이긴 하나, 현재 바이든 vs. 트럼프 선거 레이스가 초(超)박빙 판세로 진행되고 있는 상항에서, 잠재적으로 트럼프 후보에 중대한 타격(‘significant impact’)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저명 경제 매체인 영국의 The Economist는 ‘트럼프 vs. 바이든 두 후보 가운데 과연 누가 앞서고 있는가?’ 라는 제목의 최근 기사에서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한 결과, 두 후보의 지지율 중앙치가 45 : 44로, 지지율 범위도 40~50 : 39~49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미국 유권자들은 아마 11월 5일 투표장에 나가면 2020년에 찍었던 투표 용지와 똑같은 후보 이름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공화당 예비 경선에서 압승을 거둬 7월 15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공식 후보로 확인하는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바이든 현 대통령도 현재로서는 뚜렷한 경쟁자가 없이 8월 19일 거행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지명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및 건’ 문제, 트럼프도 ‘고령 및 사법 리스크’가 변수”    


바이든 대통령은 불과 30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거의 30여년 동안 공직을 맡아 왔다. 1988년, 2008년에 대선 출마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Obama 대통령 시절에 부통령을 거쳐 2020년에 트럼프와 맞붙어 승리를 거두고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다. 그는 오랜 정치 이력을 통해 중도적 민주당 노선을 추구해 왔으나, 막상 백악관에 입성하고 나서는 정부 개입을 확대해 왔고, 노조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대외 정책에서도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제 연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되면 대통령직을 완수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은 올해 81세로 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그가 새 임기 중에 대통령직을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뇌가 죽어버린 좀비(brain-dead zombie)’라고 비난하기도 했으나, 바이든 진영은 바이든 대통령은 직무 수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 2020년의 패배를 설욕하려고 벼르고 있으나, 그도 역시 설령 11월에 당선되다고 해도 2025년 1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에 취임할 때보다 나이가 많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그는 자주 바이든 대통령이 나이가 많아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고 공격하나, 올해 78세인 그도 최근 연설 도중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MAGA’, ‘Proud Boys’ 등, 과격한 이미지의 극렬 지지 그룹을 배경에 업고 있으나, 이에 염증을 느끼는 반대 그룹도 만들고 있다. 그는 2016년 대선 승리 후 취임 첫 날부터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하며 통상 마찰을 불러오기도 했고, 주요 국제 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자국 중심의 폐쇄 노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정치 노선의 선봉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입각해 동맹 관계를 경시하는 자세를 공공연하게 드러낸다.

 

이에 더해, 그는 최근 뉴욕 법원에서 2026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불륜 관계가 폭로되는 것을 염려해서 당사자인 포르노 배우에게 입막음을 위해 지불한 입막음 돈을 자신의 개인 기업 회계 장부를 불법하게 조작한 것과 관련해서 34개 형사 범죄 항목 전부에 대해 부 유죄 평결을 받아, 공화당 전당대회 수일 전인 7월 11일 판결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판결 내용 여하에 따라서는 대선 선거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중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Georgia주 Fulton County 검찰이 기소한 선거 결과 번복을 시도한 단체 범죄(RICO)에 대한 형사 재판의 개시 여부도 흥미를 불러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44% : 트럼프 43%로 백중, 경합주에선 트럼프 우세”


한편, 538/ABC News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월 30일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6월 14~16일 실시된 Morning Consult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44%, 트럼프 전 대통령이 43% 로, 바이든 대통령이 의미를 두기 어려운 근소한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회인 6월 11~13일 조사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타나, 추세적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무렵인 6월 12일 실시된 Ipsos/Reuter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1%~2% 정도 앞서는 결과도 나타났다. 중요한 포인트는, 6월 8~12일 기간 중 소위 경합 지역으로 알려진 Minnesota, Pennsylvanis, North Carolina, Michigan, Georgia 등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모두 트럼프 후보가 근소하나마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론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6월 21일 종료된 ActiVote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다자간 구도에서 42% vs. 44% 또는 양자 대결에서 48%vs. 52%로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을 2~3%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수행에 대한 평가도 6월 17-20일 American Research Group 조사에서 긍정적(approve) 평가가 45%, 부정적(disapprove) 평가가 51%로 여전히 부정적 평가가 6~7%나 높은 상황이다. 


“무당 층 32% ‘트럼프 찍지 않을 것’; 바이든 진영 ‘트럼프 범죄자’ 선전에 총력”


이런 가운데, ‘트럼프 유죄 평결’ 이후 미국 유권자들 가운데 어느 정파에도 속하지 않는 ‘무당 층’ 유권자들의 표심의 향배가 또 다시 주요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시사 매거진 Newsweek는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하는 Five Thirty Eight이 시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전하면서 100번의 가상 선거 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번, 바이든 대통령이 49번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박빙의 선거전에서 11월 선거에서의 승패는 결국 무당 층 유권자들의 표심이 좌우할 것이나, 이들 인구 집단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3-4일 실시한 YouGov America/Yahoo News 조사에서는 무당 층 가운데 41%가 오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대신에 38%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보다 뒤인 6월 7-9일 동안에 1,000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Ipsos/Politico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유죄 평결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질문에 자신이 무당 층이라고 대답한 응답자 가운데 32%가 11월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지 않을 것(‘less likely to support him’)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당원 유권자들 가운데에서는 약 1/3 정도가 ‘범죄자’ 트럼프를 찍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유권자들 58%도 트럼프를 찍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런 최근 여론 동향을 두고 The Hill지는 트럼프 유죄 평결로 무당 층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무당 층 유권자들의 21%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이들은 트럼프 유죄 평결이 11월 대선에서 투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공화당 당원 중에서는 단 7%만이 투표에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민주당 당원 40%가 중요한 고려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참고로, 트럼프의 유죄 평결이 공정한 재판 결과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무당 층 응답자들 가운데 27%가 ‘아니다’고 답했고, 다른 24%는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런 여론의 흐름을 배경으로, 바이든 진영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유죄 평결에 초점을 맞추어 선거전을 전개할 방침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바이든 진영은 이 점을 공략하는 선전 광고에 U$5,000만의 거액의 선거 비용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격전지 지역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든 선거 진영이 “트럼프는 범죄자” 이미지를 각인하는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보 문구에는 ”이번 선거는 죄를 지은 범죄자와 당신의 가족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 간의 선택” 이라고 되어 있다. 


“입막음 돈 유죄 평결이 트럼프의 소수의 핵심 유권자들의 표심을 꺾이게 할 것” 


미국의 일간 대중지 USA TODAY는 트럼프의 입막음 돈 관련 형사 범죄 유죄 평결이 그에 대한 ‘소수이지만 핵심적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떨어지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 지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서, 전체 유권자들 가운데 대다수(40%)가 유죄 평결이 영향을 받지 않고 중요한 고려 요인이 아니라고 응답했지만, 무당 층 유권자들의 21%가 트럼프 지지를 철회한다고 응답한 것을 중요하게 지적했다. 이들은 전체 유권자들 가운데에서는 아주 작은 비중이지만, 초(超)박빙으로 승부가 결판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 실제 투표장에 나가서는 이들 무당 층 유권자들이 ‘중요한 영향(major influence)’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유죄라고 믿는지’ 그리고 ‘재판이 공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들은 정파적으로 확연히 엇갈렸다. 공화당 당원들 가운데서는 단지 16%가 유죄라고 응답했고, 12%만이 재판이 공정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민주당 당원들 가운데에서는 90% 이상이, 그리고 무당 파 중에서는 50%가 유죄라고 응답했고, 민주당 당원들의 85%, 무당 파의 46%가 공정한 재판이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들의 40%가 트럼프는 이번 판결로 수감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앞서 소개한 Forbes지도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열거하고, Real Clear Politics의 전국 조사 결과는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0.8% 정도 앞서고 있으나, 이번 유죄 평결 이후 약간씩 밀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다른 몇 가지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유죄 평결이 투표에 중대한 고려 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무당 층 응답자들의 상당수가 트럼프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이번 대선에 결정적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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