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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 국무총리에 기대하는 것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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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2월17일 17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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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행태가 바뀌어야 제 역할 할 수 있다”

“기업 활력 회복은 시민단체와 노조세력 설득해 낼지가 관건”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국무총리 후보자로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을 지낸 6선 정세균 의원이 지명됐다. 다양한 경력과 이력을 지닌 정치인으로 특히 경제 분야에 밝아 경제회생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도 없지는 않는 것 같다. 

 '경제통'으로 정평이 난 정 후보자는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지내 기업의 생리를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는 등 부처 통솔 및 현장 경험으로 '경제 총리'에 적임이라는 평이다. 그는 정치인으로서의 경력도 화려하다. 새정치국민회의에서 김대중 당시 총재 특보를 지냈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 최고위직을 잇달아 역임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운영위원장,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상임위에서 활동했다.

 전북 진안 출신의 정 후보자는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미국 뉴욕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페퍼다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런 이력만으로도 ‘경제 총리’에 기대는 높을 만 하다.

그런데 기대에 부응해 쇠잔해가는 경제의 동력을 되살려 낼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우선 총리 인선과정을 되돌아보면 걱정스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것은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김진표 의원이었다.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출신으로 집권 후반기 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 더해 중진 의원으로서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의 잡음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였다. 본인도 거의 수락의사를 표명할 만큼 진전됐었다. 그런데 김 의원 지명설이 굳혀지는가 싶더니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등 진보진영에서 반대 여론이 터져 나오기 시작해 분위기는 급반전되고 없던 일이 돼버렸다. 국무총리 지명을 시민단체와 노조대표들이 좌지우지하고,임명권자는 이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금 우리경제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소득주도성장’정책에 있음은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무총리가 ‘입법부 수장’출신의 ‘경제통’이라 해서 과연 이들 시민단체와 노동계를 설득해 기업 활력을 되살릴 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난 2년 반 동안 현 정부가 추진해왔던 정책기획과 집행의 관행이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훌륭한 총리라 하더라도 문제해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모든 정책이 청와대에서 기획되고 결정되는 시스템으로는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에 힘이 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공직자들은 청와대의 눈치만 볼 뿐 혁신적이고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거나 시도하려는 생각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이른바 복지부동(伏地不動)이 만연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의 임기 말이 가까워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기승을 부려 온 것이 그간의 경험칙이다. 

 우선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간의 불통이미지를 벗고 소통과 유연성을 발휘하면서 국무총리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국무총리 스스로 그 같은 환경을 일궈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과연 그만한 각오가 돼있는지가 궁금하다.

이날 정세균 총리후보자 지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직접 정 전 의장에 대한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화합으로 국민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께서 변화를 체감하시도록 민생·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이런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 후보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또 "정 후보자는 경제를 잘 아는 분이며, 6선의 국회의원으로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이라며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며 "그러나 갈등·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면서 국민 통합·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의 능력과 경륜은 높이 살만 하지만 그런 장점을 살려주고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과 핵심참모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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