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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주장과 궤변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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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01일 16시02분
  • 최종수정 2020년06월02일 16시46분

작성자

  • 이계민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前 한국경제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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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무덤 국립현충원에서 파묘(破墓)해야…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지킨 선조와 국가유공자들을 기리는 달이다. 그런데 최근 여권인사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 무덤을 파묘(破墓)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래서 어쩌자는 얘기인가? 부관침시(剖棺斬屍)라도 하면 있었던 역사적 사실도 없어지고, 아름답게 꾸며진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만들어 진다는 말인가? 

 

친일(親日)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라고 한다. 역사를 어떻게 바로 세우나. 내 맘에 들면 바른 역사고, 반대면 틀린 역사인가? 역사를 새로 꾸며서 만들어내자고 말한다면 맞는 말일게다.

지금 우리는, 나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 헷갈리는 요즈음이다. 

 

 ‘친일 파묘’를 앞장서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런 느낌이 든다.

 “일제(日帝)의 폭정을 겪어본 사람들인가?, 직접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사람들인가? 아니면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인가? 동족상잔의 6.25전쟁은 겪어본 사람들인가? 공산당이 남쪽에 내려와 어떤 일을 벌였는지 겪어는 보았나?…….”

 

 더구나 며칠 전 전직 대통령의 아드님께서 이런 말을 페이스 북에 남겼다고 한다. 6.25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친일 행적을 거론하며 국립현충원에 안장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히고, “친일파 군인들의 죄상은 일제강점기에 끝난 것이 아니고 한국전쟁 중 양민학살이나 군사독재에 협력한 것도 있기 때문에 전쟁 때 세운 전공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가 무엇인가?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회계부정 의혹 밝히자는데, “뭐가 잘못이냐”는 여당지도부 

 

 지금 정권이나 여당의 행태는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시민사회운동을 한 사람이면 (내 편이기 때문에) 그렇게 감싸주고 변명해줘야 마땅한가? 윤미향 국회의원의 정의기억연대 활동과 관련한 각종 회계의혹이 제기되는 데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뭐가 문제냐, 보수꼴통과 보수언론, 그리고 검찰이 꾸면 낸 일 아니냐”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임기시작 하루 전날 행해진 윤 의원의 기자회견에서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식의 당당함을 과시했다. 윤 의원과 30년을 함께 일 해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절규는 ‘새빨간 거짓말’이란 말처럼 들린다.

 

결국 진실은 검찰수사 등으로 밝혀지겠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예단해 보면 그런 결과가 나오더라도 “역시 검찰의 왜곡된 수사결과였다”고 할 것 같다. “그래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변할 것이고.

 

대법원 판결난 사건도 재조사해야…대법원장님 생각은?   “국민중심 재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재판 결과도 보수정권이 조작한 사건이라고 한다.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실여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만은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뇌물수수혐의가 밝혀져 우리나라 최고의 법정인 대법원에서 유죄로 판결된 사안을 재조사하고, 가능하면 뒤집자는 얘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사실의 옳고 그름을 떠나 최종심에서 나온 법의 심판도 뒤집어엎자고 한다면 이 나라의 법치(法治)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이런 것을 두고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 하는가?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5월 25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서 어떤 재판이 '좋은 재판'인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밝히고, "좋은 재판은 국민을 중심에 둔 재판"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인사들에 대한 재판이 줄줄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론 재판'을 주문하는 듯한 부적절한 발언이란 지적도 나온다. 물론 국민을 중심에 둔 재판이 좋은 재판이다. 그러자면 법대로 재판하는 것이 옳은 일 아닌가?

그런데 대법원 판결이 난 사건을 재조사하자는 주장을 대법원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사상 최대 규모추경’ 자랑할 일인가? 정부 씀씀이 감시하랬더니 부화뇌동(附和雷同)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3차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는 충분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재정은 유동성과 고용안정을 위한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랑삼아 열변을 토했다. 또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포함한 한국판 뉴딜, 이른바 '문재인 뉴딜'은 대한민국의 세계 표준이 되는 경제정책"이라며 "뉴딜답게 추진하도록 정책과 예산 수립 과정에서 과감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단일추경으로는 사상최대’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것은 자의 업적을 홍보하기 위함인가? 그렇다 치더라도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 여당의 자랑이고 ‘세계표준’이라고 말해야 하나? 정부의 헤픈 씀씀이를 감시 감독하라는 국회의 책무는 망각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한심한 국회가 세계 어느 나라에 있는지 모르겠다.

한심한 국회의원들이다.

 

 세상은 번개처럼 바뀌는데 우리나라 정치·사회는 왜 후진을 거듭하고 있을까?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정치활동이나 사회활동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한국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탓인가?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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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01일 16시02분
  • 최종수정 2020년06월02일 16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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