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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압승(壓勝)인가?, 야당의 참패(慘敗)인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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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4월16일 13시45분
  • 최종수정 2020년04월16일 14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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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凡) 여당 대 야당 190 vs 110

 

4.15총선이 마무리 돼가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단독으로 180석의 의석을 확보, 압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여기에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등 이른바 범여(凡與)권으로는 190여석에 달한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보다 3석 많은 103석 확보에 그치는 참패를 면치 못했고, 국민의당과 무소속 당선자 등 법야(凡野)로 분류되는 당선자를 모두 합해도 110석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인 민주당이 국회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 사실상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 단일 정당 기준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넘어서는 거대 정당이 총선을 통해 탄생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여당은 개헌을 제외한 입법 활동에서 대부분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집권당, 개헌(改憲) 빼고,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로써 중앙·지방정부의 행정권에 이어 국회 입법권까지 완전히 가져가게 됐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에 대한 인사권을 포함해 대한민국의 전권(全權)을 사실상 장악한 셈이다. 임기 4년 차를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뜻대로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진짜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겨우 개헌저지선을 간신히 넘기는 참패를 당했다. 수도권과 호남에서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고, 그나마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에서 기세를 올려 생명줄을 붙잡고 놓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옅어져 오던 지역색(地域色)이 이전보다 뚜렷해지는 정치지형의 변화를 가져왔다.

 

여당이 잘해서 얻은 승리인가?, 아니면 야당이 잘못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은 참패인가? 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으로 보는 게 순리인 것 같다. 

물론 야당이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감영 위기가 모든 정치 쟁점을 삼켜버린 것이 정부여당에게는 행운이었고, 야당에게는 악재 중의 악재였다. 그동안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진 총선은 ‘정권심판’의 성격이 강해 야당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돼 왔던 것이 전례(前例)였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 사실 문재인정부의 지난 3년 간 국정은 경제정책을 비롯해 ‘잘했다’는 평가보다 ‘잘못했다’는 평가도 많았다.

 

헛발질로 지쳐 쓰러진 미래통합당​… "철저히 망한 게 차라리 잘됐다"

 

 그래서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지만 코로나위기에 덮여 맥도 못 추는 상황이 조성됐다. 그런데도 야당 지도부는 구체성 없이 밑도 끝도 없는 ‘정권 심판론’만 목소리를 높였으니 국민들의 외면을 스스로 자초했다. 게다가 공천과정에서의 번복과 선거과정에서의 막말 논란은 미래통합당을 외면하고, 외려 ‘야당 심판론’이 먹혀드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한마디로 미래통합당은 수많은 헛발질로 스스로 지쳐 쓰러지는 결과로 나타난 것 아닌가 싶다. 언제부터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야당복은 천운(天運)"이라고 하지않았던가.이번 총선에도 적용된 법칙같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다음날인 16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은 인정한다.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어설픈 견제 의석(議席)이 주어졌다면 거기에 안주해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지도 모르고, 또  무엇을 어떻게 개혁하고 쇄신해야 하는지 외면한 채 무조건 “반대”만을 외치는 ‘무개념 정당’으로 남았을 텐데 ‘철저하게 망해 자신들의 초라한 모습을 깊이 성찰하고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은 다음을 위해서는 천만다행(千萬多幸)'이라는 해석이다.

 

"자만(自慢)과 오만(傲慢) 버리고, 민생과 경제활력 되살리는 여당(與黨)으로 거듭나길​"

 

문제는 여당이다. 아무리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해도 “ 내가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誤算)이다. 앞서 지적했듯 ‘야당의 자멸’에 따른 반사이익이 더 강하다고 본다면 이제는 진짜 민심을 살피고, 코로나 이후에 예상되는 ‘세계적인 대공황 우려’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총력대응체제를 갖춰야 한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 했던가. 잠시만 방심해도 민심은 멀리 달아나 버리고, 그것은 엄청난 재앙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은 세계의 역사적 사실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총선 압승에 대한 자만(自慢)과 오만(傲慢)을 버리고, 민생을 챙기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부와 여당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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