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다들 뭐 하고 지내시나요?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4월01일 09시48분
  • 최종수정 2020년04월01일 12시01분

작성자

메타정보

  • 14

본문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즐길 거리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 400? 아니, 4000번은 저어야 하는 커피.

 

e44453cafde8d76ddd084d7f28f8034d_1585702
[사진=우주소녀 여름 인스타그램]

 

달고나 커피는 지난 1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하여 배우 정일우가 마카오를 방문해 한 현지 식당에서 주문한 커피로 시청자에게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커피 두 스푼, 설탕 두 스푼, 조금의 물을 한 컵에 넣고 400번 휘저은 뒤 뜨거운 물 조금과 얼음을 채워 만들어지는 것으로, 커피 맛을 본 정일우는 어릴 때 먹어본 뽑기(달고나)의 맛과 비슷하다며 극찬하였습니다.

 

본 프로가 방영된 후,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중, 남녀노소 불문하고 달고나 커피를 만들고 사진과 소감 등을 SNS에 올리는 것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400번은 거짓말이다. 4000번은 저어야 한다.’, ‘이 커피를 만들고 팔에 감각이 없어졌다.’ 등 재미있는 후기들이 이어 올라왔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집콕하며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K-달고나 커피라며 커피를 휘젓는 모습이 보인다고 합니다

 

달고나 커피의 원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머랭을 만드는 원리와 같답니다. 커피, 설탕, 물을 넣고 저으면 커피 원두 속 단백질이 친수성, 소수성 아미노산으로 분리된다고 합니다. 친수성 아미노산은 물과 결합하고, 소수성 아미노산은 저으면서 들어가는 공기와 붙으며 거품이 생성돼 부풀게 되는 것이며 이 중에 설탕은 물과 만나 거품의 구조를 더욱 견고히 만들어 달고나 같은 단단한 거품이 생성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 또한 주말에 한 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400번보다는 많이 저어야 한다는 것은 확실히 맞는 것 같습니다. 색과 질감이 변하는 것이 신기하고 완성된 예쁜 커피를 보며 뿌듯하였지만, 마시기 위해 힘들게 만든 거품을 다시 물에 녹이며 허망함을 맛보고, 다음날 오른팔에 파스를 붙이는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맛은 평범하였습니다. 내가 이렇게나 열심히 휘저었는데 맛있어야 한다는 기대가 커서 그랬을까요. 유행에 편승해보았다는 재미를 위해서라면 한 번은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글쎄요. 전 한 번이면 족한 것 같습니다.

 

# 모여봐요 동물의 숲? 넘 비싸요 동물의 숲.

e44453cafde8d76ddd084d7f28f8034d_1585702
[사진=닌텐도재팬 인스타그램]

 

지난 2020320, 닌텐도(Nintendo)에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게임을 발매하였습니다. 이 게임은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와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Nintendo Switch Lite)로 플레이할 수 있으며 발매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동물의 숲게임 시리즈는 2001년 처음 발매되어 지금까지 후속작이 나오고 있는 게임입니다. 게임 스토리의 목표나 방향이 명확한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게 동물의 숲 시리즈는 동물 친구들이 사는 숲속 마을에서 자신의 캐릭터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되는 게임입니다. ‘아무것도 없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게임 내 캐릭터의 자유도가 높아 플레이어 마음대로 마을을 꾸미고, 옷을 제작하고, 작물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차분한 배경음악을 바탕으로 귀여운 동물 친구들과 유유자적을 느끼며 하는 나름의 힐링게임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플레이어끼리 통신이 가능하여 다른 친구의 마을에 놀러 가는 등 코로나19 시기에 할 수 없는 것들을 대신 이루어 줄 수 있는 게임이기에 이 시기에 더욱 큰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닌텐도 스위치 기기나 컨트롤러 등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출하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닌텐도 스위치의 정가는 360,000원인데 리셀(Resell) 제품은 가격이 약 두 배 올랐으며 새 제품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에서 높게는 700,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게임 칩은 정가 64,800원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143,510원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지난 20일 출시되었던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의 추가 물량이 4월 중 출고된다고 합니다. 한국 닌텐도는 코로나로 인해 제품 공급에 지연이 생겼을 뿐, 수량이 제한된 한정판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안 그래도 꾸준히 사랑받는 게임이지만 코로나 사태가 여러 사람 마음에 불을 지른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프리미엄이 붙은 와중에 어떻게 사겠습니까. 게임기들은 어디 도망 안 가고 나올 테니 진정하시고 손해 없이 구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제 영화는 집에서 

e44453cafde8d76ddd084d7f28f8034d_1585702
 
[사진=넷플릭스코리아 인스타그램]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영화 소비의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고 합니다.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 영화관이 있었다는 뉴스와 더불어 사람이 많이 보이는 공간을 피하다 보니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CGV28일부터 전국 직영점 중 35개 지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서울 세 지점을 제외한 모든 극장에서 스크린 컷오프(일부 상영관만 영화를 상영하는 것)’를 실시한다고 하였습니다.

 

울고 있는 극장가에 반해 OTT(Over The Top, 영상제공서비스) 시장은 호황이라고 합니다. 지난 19GS네오텍의 발표에 따르면 OTT 기업의 2월 트래픽(서버에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1월보다 44.4%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의하면 2월중, 넷플릭스의 트래픽은 타 OTT 기업이IPTV에 비해 높은 트래픽을 차지하며 트래픽 증가의 모양새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 모양새와 유사했다고 합니다.

 

저만 해도 벌써 세 군데에서 OTT 서비스를 결제하였습니다. 막상 저는 볼 정신이 없고, 저희 부모님이 열심히 보고 계시지만 이 힘든 시기에 이렇게라도 가족끼리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아쉬움은 없습니다. 비록 저는 부모님께서 국내외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하게 시청하시길 바랐지만 막상 미스터트롯만 다시 또 보고 계실지라도 말입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코로나19의 행패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조금씩 줄어가는 확진자 증가율에 끝이 보이나 기대를 하다가도 다시 울리는 안전안내문자 소리에 힘이 빠집니다. 가족 중 외부활동이 제일 많은 사람으로서 혹시라도 내가 가족에게 병을 옮기진 않을지 항상 걱정되고, 아무생각 없이 나온 잔기침에 괜히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입니다. 창밖에 와버린 봄의 모습을 보며 나의 상황도 봄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밖에 뛰쳐나가 맨입으로 숨을 쉬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 번은 듭니다

 

 그렇지만 타인과 내 가족 그리고 나를 위해 참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압니다. 이 힘든 와중에도 조금 웃어보고자 우리는 지금까지 커피를 젓고, 새로운 게임을 시도해보고, 영화에 눈을 돌렸습니다. 그동안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미루기만 한 독서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기다림 끝에 오는 열매가 달듯이 이 사태 끝에 오는 진짜 봄은 지금 피는 벚꽃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그날을 기다리며 방안에서 좀 더 도를 닦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시길 기도하겠습니다. <ifsPOST>

14
  • 기사입력 2020년04월01일 09시48분
  • 최종수정 2020년04월01일 12시01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