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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朴경제교사 “정부, 1년간 서민경제 못 챙겼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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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3월1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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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nocutnews.co.kr/news/1201507

- 거시지표로 보면 노력했다고 할 수 있지만, 서민이 체감하기엔 별로 좋아지지 않아
- 경제 정책을 입안하기 전에 소통하는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들 많이 보여
- 474 공약, 3개년 계획, 방향은 좋지만 방법은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이 보여
- 공직사회가 단기적인 성과를 내려다보니 구조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11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서강대 교수)


◇ 정관용> 오늘 초대한 손님은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이시죠. 서강대 김광두 석좌교수를 초대했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새누리당의 힘찬경제추진단장 맡았었고요.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 대선 경제공약 마련의 핵심 브레인,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습니다. 지난 1년, 임기가 1년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또 새롭게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서는 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오늘 하나하나 궁금증을 함께 풀어보죠. 국가미래연구원장 김광두 교수, 어서 오십시오.

◆ 김광두>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1년 넘었습니다, 그렇죠?

◆ 김광두> 네.

◇ 정관용> 1년 경제 분야 성적표 몇 점 주시겠습니까?

◆ 김광두> 그렇게 점수로,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좀 어렵고요. 거시지표는 12년에 2% 성장인데, 지난해에는 2.8% 성장이기 때문에 좀 좋아졌죠. 그 동안의 여건을 보면 국내 정치상황은 대선의 후유증을 가지고 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회에서 여러 가지 입법이 원활하게 되지 못했죠. 그 중의 일부는 경제정책을 집행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그러니까 경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국내 정치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보면 유럽의 문제가 해결이 덜 돼 있었고. 미국도 회복 기미가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 그런 1년이었죠. 그래서 대외적으로도 그렇게 크게 좋지는 않았고요. 그런 면에서 2.8%라는 거시지표는 노력했다, 그렇게 볼 수는 있습니다. 단지 이 거시지표라는 건 평균치의 개념이기 때문에, 그걸 구성하는 것들이 뭐냐 이렇게 구조적으로 보면.

◇ 정관용> 잘 나는 대기업만 잘 한 거 아니에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자료사진)


◆ 김광두> 그렇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이 두 기업이 아주 우수하죠. 그 두 기업 실적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그 두 기업이 갖고 있는 성적이 전체 평균치를 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어요.

◇ 정관용> 너무 큰 기여 아닌가요?

◆ 김광두> 네. 그러니까 거의 한 30% 정도를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나머지는 안 좋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그 나머지 안 좋은 부분이 민생, 소위 서민생활이 갖는 체감. 이런 면에서는 별로 크게 좋아지지 않는 그런 결과를 줬기 때문에. 그런 면이 아쉬운 면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현오석 경제팀은 그러면 잘 했습니까?

◆ 김광두> 경제를 우리가 볼 때 세계경제가 하나로 돼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경제가 안 좋을 때 우리 경제만 잘 되기는 어렵다. 우선 이걸 우리가 인식을 하고 있어야 되고요. 그다음에 어떤 특정한 팀이 경제 운영하는데 있어서 갖는 영향력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이걸 인식을 우선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현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는 거를 특정 경제팀의 전적인 책임이다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단지 민생의 입장에서 조금 더 좋아졌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좋아지지 못했다 하는 면에서 아쉬움이라든가 좀 더 잘해라, 하는 얘기는 할 수 있겠죠.

◇ 정관용> 그런데 언론에서 너무 이번 부분만, 지금 김 교수께서는 전반적으로 보시지만, 몇 가지 주목하는 것은 이런 겁니다. 예를 들면 지난해에 소득세개편분야 정책 발표했다가 뭇매를 맞고 금방 수정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전월세대책 이런 거 내놨다가 또 비판받고 일주일 만에 또 수정안 내고. 이게 지금 시장을 왔다갔다, 혼돈을 주고 있다는 말이죠. 그런 문제. 이번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경제부총리 팀에서 만들었습니다마는 청와대가 다 재정리해서, 사실 기획재정부에서 애초에 만들었던 보도 자료나 이런 거는 다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이쯤 되면 문제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언론에서는 많이 나왔거든요. 그런 건 또 어떻게 보십니까?

◆ 김광두> 우선 정책소통 이 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렇게 볼 수는 있어요.

◇ 정관용> 정책소통이라는게 뭐죠?

◆ 김광두> 정책을 입안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좀 더 듣고 또 입안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좀 알도록 하고 그러고 나서 최종적으로 정책을 만들어서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러면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책을 많이 알수록 이해를 하게 되고 받아들이기가 쉽죠. 비교적 그런 면에서 사전에 논의하는 장이 부족했고. 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여지가 많지 않았고. 그래서 갑자기 던지는 격이 됐기 때문에.

◇ 정관용> 던진 다음에 바꾸고 이런 식으로요.

◆ 김광두> 던지고 나서 이제 반론이 많이 들어오니까 그때 바꾸고. 이런 게 혼란을 주는 건데. 이번에 전월세대책은 정책의 타이밍을 잘못 맞춘 정책이라고 저는 봅니다.

◇ 정관용> 어떤 점에서요?

◆ 김광두> 부동산이 워낙 침체돼 있었기 때문에 그 동안에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서 많은 정책들을 내놨지 않습니까? 그게 효과가 좀 나타나기 시작하는 타이밍이라는 말이죠. 아파트도 좀 사고 팔리고. 그런데 바로 그 시점에 또 이걸 내놓으니까. 새로운 질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기도 전에 또 거기다가 새로운 어떤 파문을 일으키는 정책을 던진 거거든요. 그러니까 또다시 적응을 해야 하는 과정이 생기죠. 그러니까 회복되는 이 기운이 일시에 무산되어 버리는 그런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이 타이밍을 이번에는 잘못 잡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정책소통. 또 전에는 경제 팀이라고 하는 특정 경제팀이 경제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힘은 제한적이다. 제한적인 건 맞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소통 이거는 정책 팀의 능력이잖아요.

◆ 김광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책소통을 만족스럽게 못했다, 이런 면에서는 지금 정책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앞으로는 좀 노력해야 될 걸로 봅니다.

◇ 정관용> 아니, 그래서 야권은 계속해서 경제팀 경질을 요구를 해 왔고 심지어는 여권에서도 몇 차례 그런 얘기가 있었고. 차제에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런 거를 내놓고 했으니까 이제는 좀 뭔가 분위기를 확 바꾸는 어떤 그런 게 필요한 것 아니냐. 인적쇄신 차원도 필요하고 이런 언급들이 있는데, 우리 김 원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나 궁금해서요.

◆ 김광두> 그거는 국정을 책임지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국정 전체의 상황,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본인이 갖고 있는 또 사람의 풀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걸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정하실 일이기 때문에 그 타이밍을 언제 해라, 뭐 해라, 이렇게 밖에서 얘기하기는 만만치 않다. 쉬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 정관용> 경제 과외교사로서 코치를 하신다면?

◆ 김광두> (웃음) 저는 경제 논리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있지만, 인사 문제는 그건 전적으로 개입할 일이 아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번에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그리고 474 이른바 약속. 어떻게 보세요. 우선 방향이 잘 잡혔습니까, 어떻습니까?

◆ 김광두> 저는 이제 대통령께서 강한 의지 표시를 했다고 봅니다. 경제를 좀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고민. 그리고 정말 내가 잘 하겠다하는 의지의 표시로 이 계획을 내놨다. 그래서 참 굉장히 절실한 안타까움의 표시다, 이렇게 보고요. 방향은 뭐 좋습니다. 그 내용이. 공공개혁도 좋고 규제타파도 좋고 뭐 좋은 게 많죠.

◇ 정관용> 내수시장 활성화.

◆ 김광두> 그거도 방향이 좋은데 이제 액션, 프로그램으로 들어가면 조금 더 다듬어야 될 부분들이 있죠.

◇ 정관용> 일단 너무 백화점식 아닌가요? 제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나온 후에 사실 진보 성향, 보수 성향, 경제학자들 다 토론도 해 봤습니다마는, 심지어는 정권과 조금 뜻을 달리하는 진보성향 학자들마저도 참 좋은 내용이 많이 들어갔다. 그건 인정 하더라고요. 그런데 있을 만한 건 다 들어가 있으니까 너무 백화점이다, 이런 얘기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광두> 그러니까 너무 많이 열거를 하다 보니까 메시지가 단순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죠. 정책은 공감대를 일으키려면 메시지가 단순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의욕이 너무 많다 보니까 좋은 거를 많이 해야 되겠다 하는데다 강조점을 두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내가 뭘 하겠다는 메시지. 이거 전달이 잘 안 된 그런 문제가 발생했죠.

◇ 정관용> 한 정권이 이 모든 걸 다 해 낼 수 있나요, 사실?

◆ 김광두> 어렵죠. 그러나 의욕과 이 의지, 이것은 이번에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 정관용> 공공부분의 개혁, 규제타파, 내수활성화 크게 말하면 세 가지니까요. 하나하나 봅시다. 공공분야 개혁.

◆ 김광두> 해야죠.

◇ 정관용> 해야죠. 그런데 지금처럼 알짜배기까지 다 팔아라. 일단 부채의 비율부터 줄여라. 여기저기에서 그런 얘기 나오잖아요. 그나마 흑자보고 있는 것, 이거 팔지 않고는 어떻게 부채 비율을 줄이란 말이냐. 그럼 나중에 어떻게 하란 말이냐, 이런 얘기 어떻게 보세요.

◆ 김광두> 그러니까 개혁은 해야 되는데 내용이 뭐냐. 이건 논쟁이 많이 붙고. 지금 접근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냐. 거기에 대해서는 얘기할 거리가 많죠. 그런데 현재처럼 부채의 숫자를 줄여라 하는 접근은 지나치게 단순하게 이 문제를 보는 거다, 이렇게 보이죠. 왜냐하면 부채가 왜 생겼느냐. 이걸 따져봐야 되거든요.

◇ 정관용> 정부 탓이 제일 크잖아요.

◆ 김광두> 정부 탓도 크고, 그 사업구조 자체가 기업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공기업이기 때문에 공공성을 가진 걸 적자를 안고 하는, 정부가 또 그걸 하라고 해서 하는, 그런 게 또 있고. 요금도 서민생활 보호를 위해서.

◇ 정관용> 못 올리고.

◆ 김광두> 이런 복합적인 게 있기 때문에 그 복합적인 요인을 제거하는데 오히려 초점을 두어야 된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것이 현상적으로 결과한 부채, 이것만 당장에 줄여라. 그러면 오히려 왜곡되는 결과. 말하자면 하고 있는 사업 중에 잘 되는 사업을 오히려 없애는, 그런 결과가 올 걸로 염려가 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기획재정부 쪽하고 계속 인터뷰를 해 보면 지금 정책 공공분야 개혁정책의 핵심이 사실은 각 기관이 알아서 부채 줄여라, 그거예요.

◆ 김광두> 그러니까 그건 바람직한 건 아닙니다. 사업구조부터 봐줘야 돼요. 사업구조 중에 공공성 때문에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분야가 있거든요. 그거는 기업으로서는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떤 거는 긴 미래를 보고 또 투자한 게 있거든요. 에너지 같은 건 미래를 봐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 거는 현재로서는 적자입니다. 이렇게 사업구조상 적자요인, 흑자요인 구분해서 길게 보고, 짧게 보고. 좀 접근을 구조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데. 숫자로 부채만 줄여라, 이건 좀 문제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건 근본적인 문제죠, 사실. 이렇게 해서는 개혁 못하는 거 아닙니까? 오히려 더 왜곡...

◆ 김광두> 숫자로는 가령 5년 뒤에 보니까 부채가 몇 %로 줄였다, 이런 숫자는 가능할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건 개혁이 아니잖아요.

◆ 김광두> 그걸 개혁으로 보는 분들은 개혁이라고 하겠죠.

◇ 정관용> 아까 왜곡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 김광두> 왜곡적인 요소가 있다, 이거죠.

◇ 정관용> 그럼 나중에 후대한테 사실 더 부담이 되는 거 아닌가요?

◆ 김광두> 그건 두고 봐야죠.

◇ 정관용> (웃음) 말씀을 좀 하시다가 약간 또 꼬리를 내리시는 것 같은데.

◆ 김광두> 저도 아직 자세히는 모르니까. (웃음)

◇ 정관용> (웃음) 아무튼 공공기관 개혁 지금 방향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 그건 인정을 하셨던 거네요.

◆ 김광두> 아니, 방향은 옳은데 방법론에서.

◇ 정관용> 방법론에서는. 그다음 규제타파의 문제인데요. 당장 지금 그중에 하나로 걸려 있는 게 의료분야의 규제를 좀 없앤다라는 차원에서 원격진료 문제를 거론했고, 의료법인해서 영리자회사 설립하도록 해 보자. 나오자마자 지금 의사협회 총파업한다고 이러고요. 이게 되겠습니까?

◆ 김광두> 그러니까 규제가 사실은 기득권, 기존 질서 이거하고 많이 연관이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접근할 때는 이제 이해관계가 심하게 부딪치는 것부터 들어가면 어렵습니다. 제일 먼저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공무원이 기득권을 양보하는 부분입니다. 공무원들이 갖고 있는 권한이 다 규제로부터 나오거든요. 이 부분에서 공무원이 먼저 양보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일이 더 쉬울 것이다. 가령 지금 우리 금융 산업은 아주 낙후돼 있는 상태입니다. 금융 산업이 이렇게 낙후되는 있는 이유가 뭐냐. 금융 산업에 대한 규제가 엄청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금융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금융 산업을 규제하는 당국의, 정말 을도 못됩니다. 을의 손자밖에 안 되거든요. 이런 상태에서는 금융 산업의 창의성이 나올 수가 없죠. 그러면 금융 산업을 규제하는 당국이 먼저 필요 없는 규제를 골라서 우리 양보한다, 이런 모습부터 보이면 이해관계가 첨단 대립된 부분도 풀려나갈 수가 있는데. 처음부터 이해관계가 아주 첨예한 그런 분야부터 들어가면 그거 하나 때문에 다른 것도 안 될 염려가 있죠.

◇ 정관용> 이것도 그러면 방법론상의 문제가 지금 문제가 크네요.

◆ 김광두> 방법론상에서 다듬어야 됩니다.

◇ 정관용> 최근에 개인정보 유출이 워낙 문제가 되니까 지금 각 부처가 연합해서 또 부총리가 어저께 종합대책을 냈습니다. 종합대책 나오자마자 전문가들은 저건 또 정부의 권한만 강화한 거다, 이런 평가를 내고 있어요. 이것 역시 역행하는 것 아닌가요?

◆ 김광두> 그러니까 문제를 볼 때 현상을 갖고 얘기하느냐, 구조를 갖고 얘기를 해야 되느냐, 하는 건데. 현상만 갖고 얘기하면 항상 정부 규제가 따라갑니다. 현상을 고치기 위해서 칼을 대려고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구조로 들어가야 됩니다. 왜 이렇게 됐느냐. 우리 정보를 다루는 여러 조직들이 정보 마인드가 약해요. 가령 해킹은 어느 기관이든지 지금 아주 약한 상태에 있습니다. 제가 만약 전문가를 동원하면 어느 은행이든지 들어가서 돈 빼올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에서 실험도 해 봤어요. 그런데 각 금융기관들이 해킹을 막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안 합니다.

◇ 정관용> 안 하죠.

◆ 김광두> 왜 안 합니까? 하게 해야 됩니다. 그것부터 들어가야 된다는 거예요. 그거부터. 그러니까 지난번에 신용유출 나간 것도 나간 것도 어느 한 개인이 아주 작은 돈을 받고 정보를 넘겨준 것 아닙니까?

◇ 정관용> 맞아요.

◆ 김광두> 바로 그 사람의 의식구조. 그리고 그걸 넘겨줄 수 있게 만든 환경. 그 환경이 뭐냐. 이런 구조에 손을 대야 됩니다. 그런데 구조를 손 안 대고 현상만 손대면, 규제만 늘고 구조는 남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 또 터질 겁니다.

◇ 정관용> 그 금융기관들이 철통같은 보안투자를 늘리도록 하는 방법은 뭡니까?

◆ 김광두> 바로 그게 감독당국이 해야죠. 감동당국이 그런 걸 지도해야 됩니다. 평가할 때 왜 이거를 조금밖에 안 했느냐. 그러면 니들은 A가 아니고 B다라든가 신용평가를 할 때 이런 것까지 포함해서 한다든가. 그런 방법을 가지고 구조를 고쳐줘야 됩니다.

◇ 정관용> 또 지금 국회에도 이미 관련법이 입법돼 있습니다마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한다든지 징벌적 손해배상 같은 걸 도입해서.

◆ 김광두> 그런 걸 도입해서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되게 여건을 만들어야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이런 거를 왜 정부에서는 내놓지 않냐고요.

◆ 김광두> 정부에서 내놨는지 안 내놨는지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안 내놨습니다. 이번에 나온 대책에는 그런 거 안 포함 되어 있습니다.

◆ 김광두> 대신 국회에서 나왔으니까 됐죠, 뭐.

◇ 정관용> 또 꼬리를 내리시는데요.

◆ 김광두> (웃음)

◇ 정관용> 그런 면에서도 지금 개인정보 유출 나갔다고 하니까 정부의 권한을 강화해서 여러 가지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어요. 오히려 그렇게 되면 금융기관들이 우리는 정부 가이드라인 따랐다. 그러니 책임 없다. 이런 식으로 면피해 갈 수 있는 구멍만 열어주는 거죠.

◆ 김광두> 그렇죠. 그러니까 그것은 일시적인 대책이 되는 거죠. 일시적으로는 조금 효과가 있을지 모르고, 또 하라는 대로 했다고 될지 모르겠는데.

◇ 정관용> 공공분야 개혁도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 규제타파도 접근방법에 문제가 있다 말씀하셨어요. 내수활성화 대책 여러 가지 포함돼 있고, 그 중에 전월세대책 이런 것들도 다 포함이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전월세대책은 아까 타이밍이 문제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하나 같이 다 방법론이 문제 아닙니까?

◆ 김광두> 방법론이 문제죠.

◇ 정관용> 방향만 추상적으로 누구나 말하는 것만 제시해 놓고, 실천하는 방법은 다 문제 아닌가요, 지금?

◆ 김광두> 그러니까 문제는 정책을 만들 때 단기적인 성과를 이루려고 하다 보니까 현상 접근만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장기적인 성과를 생각하면 구조에 대해서 접근하는데 당장의 성과를 내놓으라고 하면 외과수술밖에 없잖아요. 장기적으로 체질 개선을 하라고 그러면 구조를 보는데. 그래서 정책을 내놓을 때 현상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구조에 좀 더 신경을 쓰면 좋겠고. 왜 그러는지 그 이유는 아마 공직사회가 단기간에 뭔가 잘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현상에 집착하지 않나, 그런 우려는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책임은 대통령한테 있는 것 아닌가요? 내 임기 중에 이만큼은 해야 되겠다, 이런?

◆ 김광두> 그건 누구 책임이라고 따지기는 좀 그렇죠.

◇ 정관용> 어쨌든 정부가 지금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 김광두> 그러니까 공직사회가 좀 짧게 보는, 그런 경향이 있다. 그렇게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맨 처음에 제가 우리 경제팀. 경제팀이 경제 전체를 좌지우지할 힘이 없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정책소통, 방법 이런 건 바로 경제팀의 능력 아니냐, 그렇게 지적하셨어요. 그래서 혁신 3개년 계획에 나와 있는 큰 의제들 다 공공분야개혁, 규제개혁, 내수활성화. 말씀하시는 바람직한 방향을 지금 선택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면 문제 아닙니까? 바꿔야 되지 않나요.

◆ 김광두> 그런데 바꾼다고 해서 또 그다음에 온 사람이 그보다 훨씬 잘 할 거냐.

◇ 정관용> 김광두 원장 같은 분이 하시면 되잖아요.

◆ 김광두> 제가 잘 한다고 누가 보장합니까?

◇ 정관용> 오늘 그래도 저랑 얘기한 내용은 지금 기존 정책의 방향성은 옳지만 방법의 문제를 다 지적하셨잖아요. 그건 사실 김광두 원장만 지적한 게 아니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거든요. 그러면 그 방법을 바꿔내면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는 것 아닌가요?

◆ 김광두> 그런데 누구든지 밖에서 얘기할 때는 얘기를 잘 해요. 안에 들어가면 잘 못합니다. (웃음)

◇ 정관용> (웃음) 그런가요?

◆ 김광두> 그 동안에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래요. 그래서 안 들어가실랍니까?

◆ 김광두> 그건 다른 문제고요.

◇ 정관용> (웃음) 국가미래연구원은 요즘 어떤 일을 하십니까?

◆ 김광두> 계속해서 정책연구를 합니다. 제가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난해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하루에 우리 연구원에 들어와서 우리가 연구한 정책을 살펴보시는 분들이 한 700명 하루에. 금년 현재는 1500명 정도가 매일 들어와서 우리가 내놓은 정책을 봅니다. 그래서 희망을 갖고 잘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내놓은 정책이라는 건 오늘 저희랑 얘기한 그 방법론까지...

◆ 김광두> 다 포함돼 있습니다. 저희 홈페이지 들어오면 이렇게 하면 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 다 있습니다.

◇ 정관용> 많이 보면 또 그걸 좋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 김광두> 네.

◇ 정관용> 글쎄요. 좋은 방향이고 좋은 내용이면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야 되겠네요.

◆ 김광두> 한번 와서 보십시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경제혁신 3개년 개혁에 또 하나 중요한 게, 9+1 해서 통일 분야 부분이 경제개혁에 딱 들어가 있어요. 이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광두> 그건 저는 두 가지로 이해를 하는데요. 하나는 너무 경제 쪽의 얘기가 많다보니까 이게 말하자면 메시지가 약하다 해서 통일 메시지를 오히려 강조하신 것 아닌가 하고 하나 이해하고. 다른 하나는 통일을 하면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하는. 그 통일은 대박이다 하는 속에 들어 있는 것이 통일을 하면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들어 있거든요. 그걸 다시 한 번 강조하신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거기에 그런데 구체적 정책 내용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죠.

◆ 김광두> 많지는 않았죠.

◇ 정관용> 어쨌든 방향은 그것도 옳다?

◆ 김광두> 네. 경제가 통일을 통해서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알겠습니다. 오늘 여러 가지 말씀해 주신 방법론적인 문제점들이 고쳐지지 않으면 사실 혁신 3개년 개혁도 시간만 흐를 뿐이지,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경제를 더 왜곡시킬 수 있다는 그런 우려가 나옵니다.

◆ 김광두> 그러니까 지금부터 방법을 좀 다듬을 걸로 봅니다.

◇ 정관용> 기대하신다.

◆ 김광두> 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떤 분들이 오늘 김광두 원장님과 저와의 인터뷰를 유심히 들으시면 제가 김광두 원장님을 부총리 못 시켜 안달난 사람처럼.

◆ 김광두> (웃음)

◇ 정관용> 그렇게 질문한 것처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어쨌든 방법론상의 문제점들을 좀 강조하는 차원에서 그런 인터뷰기법을 일부러 썼다는 말씀을 덧붙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김광두>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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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3월1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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