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1> 중국이 강국인가? 강국인 적이 있었는가?<上>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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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5월06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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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상호 공감하고 있는 일반적인 사실과 상반되는 의견을 말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일이다. 지난 1997년 1월 한국산업은행 연찬회에서 나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1997년 말에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고, 연말 종합주가지수가 400~500이 될 것 같다.” 결과적으로 나의 예측이 맞았다. 그러나 당시 내가 그 말을 했을 때는 그리 환영받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중국이 강국인가?”에 대한 논란은 IMF 금융위기 진단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의견을 피력하고, 다른 분들과 의견을 나누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어 이 주제를 논해 보기로 했다.

 

중국을 소국(小國)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국이 강국(强國)인지, 그리고 우리나 세계가 생각하는 것처럼 강대국(强大國)인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큰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분명히 문화사적으로, 그리고 많은 발명을 통해 인류 사회에 큰 공헌을 하였다. 발명품으로 나침반, 화약, 종이, 인쇄술, 도자기 등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나 중국의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인의 노력’에 의한 발명으로 인류사에 공헌을 한 것은 많으나,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을 집중한 사업으로 세계에 공헌을 한 것은 거의 없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국가적 차원에서 타국과 전쟁하여 승리한 적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우선 중국이 인류사에 남긴 나침반, 화약, 종이, 인쇄술 등을 보자. 이것들 모두 뛰어난 개인들이 발명한 것이고 대부분 환관들에 의해 개발된 것들이다. 내가 볼 때 역사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1405년 환관 정화에 의한 7차에 걸친 탐험은 인류사에 가장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대사건이었다. 컬럼버스보다 무려 100년이나 앞서 아프리카 서해안까지 탐험한 여행이었고, 기린(麒麟)이라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신기한 동물을 가져 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위대한 탐험은 결국 단순한 여행으로 끝나 버렸다. 

 

당사국인 중국에서는 국가(明)의 부를 허비한 아무런 가치 없는 장기간 여행으로 처리해 버렸다. 컬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처럼 무역 또는 식민지의 개발로 국가발전에 연결시키지 못하고, 영락제가 죽자 다음 황제인 아들은 정화의 항해일지를 불태워 버렸고, 그의 이름을 정사(正史) 역사서에서 지워버렸으며 역사에 없던 인물로 만들어 버렸다. 정화가 재평가된 것은 1백년도 안된 최근의 일이다.

 

우리는 만리장성을 보고 감탄을 한다. 정말로 엄청난 대역사(大役事)였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 중국을 외부 침략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공사였다. 물론 중국이 이런 내부지향적 성향을 가지게 된 것은 그 땅이 워낙 거대하여 자기 국내에서 모든 것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하였다고 주장 할 수도 있다. 

 

청(靑)나라 말기 영국 상인들이 무역을 요구하였을 때 중국 황제는 “우리 중국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할 필요가 없다.”라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선교사들과 무역상들이 가지고 온 과학 상품들을 그저 재미있는 성인용 장난감으로 처리하였다. 

 

최근 시진핑도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진 후“내수위주 경제발전”을 주장하는 것을 보면 과거 봉건주의 시절 중국이 떠오르는 것은 아마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상당한 경외감과 거대 국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역사를 ‘냉철하게’ 분석해 보면 중국과 러시아가 덩치는 매우 크지만 그 큰 덩치에 맞게 세계를 흔들어 본적도 없었고, 자력으로 큰 전쟁에서 이겨 본적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중국과 러시아가 진정으로 강국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상당히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기에는 왠지 주저하는바가 컸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고 나의 러시아에 대한 의구심이 어느 정도 옳다는 생각이 들어 중국에 대한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솔직히 말하고 싶다. 

 

잠깐 러시아에 대해 말해 보겠다. 러시아는 중국과 같이 엄청난 땅과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서구에서 가장 후진적인 국가였고, 대규모 국가 간 전투에서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짜르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나폴레옹과 히틀러와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무장이 ‘강해서가 아니다’​.  워낙 넓은 땅덩어리에서만 펼칠 수 있는 지구전(持久戰)과 자기 땅을 스스로 파괴하여 자국민도 침략군도 먹고 살 수 없게 만드는 초토화(焦土化) 작전, 그리고 2차세계대전 독일과의 전쟁에서는 미국이 엄청난 무기지원을 하였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즉 전쟁에서 소련이 이기기는 하였지만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와 화력’에 의한 승리는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전쟁에서는 이기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분석하고자 하는 미래 새로운 관점에서 소련과 중국을 분석하면 그들은 앞으로 대국이나 강국이 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잠깐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해 언급해 보자. 핵폭탄을 제외하고 분석하면 러시아는 앞으로 강대국의 순위에서는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간단히만 설명하겠다. 

 

첫째 러시아의 2020년 GDP는 전 세계 12위이고, 11위인 우리나라 보다 적은 14,641억 달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비는 하루 20억 달러(미국 전략연구소 분석)라고 한다. 그들의 2020년 GDP의 10분의 1을 전비로 쓴다고 가정하면 약 73일분 정도다. 

 

그런데 우크라 전쟁은 이미 60일이 넘었다. 앞으로도 빠른 시간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이 전쟁의 엄청난 전비를 러시아가 어떻게 충당할 수 있겠는가? 전차는 러시아 총 보유분 2,700대 중 1,100대가 소실되었고, 30년 이상 방치해 놓았던 2차세계대전 당시 탱크를 꺼내 쓴다고도 한다. 과연 이런 고물 탱크가 현대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장갑차도 이미 약 절반 이상이 파괴되었으며, 미사일도 2/3 이상이 소진되어 미사일 발사를 스스로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군인들도 정규군의 65%를 현재 동원하였다고 한다. 

 

중국, 북한, 일본을 대비하기 위한 군대를 제외하고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인적 자원을 이미 동원한 것이다. 계엄령 선포 등으로 새로운 예비인적 자원을 추가하지 않는 한 정규군은 이미 다 동원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새로운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반도체만 고려하더라도 러시아의 반도체 자급률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더구나 정밀 무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거의 전부 외국(독일)으로부터 수입하였다. 

 

그러나 모든 자유세계는 러시아에 금수조치를 취하고 있다. 고정밀 무기를 생산하고 싶어도 생산할 수가 없다. 전비의 측면, 무기의 측면, 인력의 측면 모두에서 우크라 전쟁은 러시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초과하였다. 

 

무엇보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명분 측면에서 푸틴의 우크라 침략은 정당화 될 수 없는 ‘침략’행위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강점은 거의 없다고 보여 진다. 

 

중국의 대만정벌도 이와 마찬가지지만 이 문제는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자.

 

이 글의 주제로 돌아와 “중국이 강국인가?, 또는 강국이었는가?”를 역사적으로 분석해 보겠다. 존재하지도 않는 허황된 삼황오제는 제외하고, 진시황 이후 통일 중국만을 분석해 보자. 진>한>수>당>요>송>금>원>명>청>중화민국>중공의 순이다. 

 

이 중에서 중국인이 건설한 나라는 진(시황), 한(유방), 수(양견), 송(조광윤), 명(주원장) 정도다. 중국의 전성기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당나라는 선비계 이연이 세운 나라이고, 금나라는 여진족이, 원나라는 몽골이, 청나라는 여진족이 세운 나라다. 

 

시진핑이 트럼프를 만나 우리 대한민국이 과거에 자기나라였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는 더 쉽게 시진핑에게 할 말이 있다. “그래 우리는 그래도 국권이 존재하는 조공국이었지만, 너희 중국은 너희 역사 절반 이상을 주권 자체를 통째로 빼앗긴 나라였다. 만약 몽골인, 만주족, 여진족이 “‘중국은 과거에 확실한 우리나라였다’라고 말 할 때 너희 들은 뭐라고 대답하겠느냐?”라고 따져야 할 것이다.

 

내가 중국 역사를 짧게 반추하는 이유는 ‘중국이 정말 강국인가?’를 과거 역사를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쉽게 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통념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존 역사의식’을 잠시 접어두고 분석해 보자. 

 

우선 중국을 차지하였던 선비족, 몽골족, 만주족, 여진족의 인구수와 땅 넓이를 중국과 비교해 보자. 비교해 본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 인구수나 땅 넓이로나 중국은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달한다. 그런데 중국은 자기 인구의 몇10분의 1, 또는 몇100분의 1에 불과한 민족에게 자기 역사의 절반 이상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우리나라와의 전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그들은 우리를 괴롭혔었다. 하지만 을지문덕 장군은 수나라 양제와 문제가 중국 통일의 여세를 몰아 우리 고구려를 두 번이나 침략했지만 그들을 모두 물리침으로서 수나라를 최단명 왕조로 만들어 버렸다. 천하를 통일하고 기세등등한 당태종 또한 양만춘 장군은 안시성 전투에서 궤멸시켜 버렸다. 

 

과거에만 중국이 그랬는가? 아니다. 최근 역사에서는 더 비참하게 패퇴했다. 

 

서편 저 멀리 있는 작은 섬나라 영국의 단 몇 척의 전함으로 청나라는 아편전쟁에서 참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더욱이나 ‘더 없이 부끄러운 것’은 중일전쟁 때 아시아의 변방나라 일본에게 국가의 대부분을 빼앗겼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영국은 산업혁명을 일으킨 나라다. 당시 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나라였다. 그러나 일본은 개화한지 겨우 몇십년도 되지 않는 나라였다. 더욱이 일본의 크기와 인구수를 중국과 비교해 보면, 중일전쟁에서의 중국패전은 정말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패전이다.

 

이것이 중국이다. 

 

즉 중국은 문화의 천재, 과학의 천재가 많은 나라다. 그러나 이런 대단한 측면이 있지만, ‘국가 전체’의 노력을 집중하여 ‘하나의 목표’를 정해 나가는 일은 그들 역사를 통해 단 한 번도 성공해 본적이 없는 나라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는 왜 중국을 거대한 나라라고 과대 포장을 하여 생각하는가? 그것은 명백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본다. 

 

첫째, 그들의 문화적 능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적, 문화적 ‘개인’발명품과 작품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이 위대하다. 이 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음 두 번째다.

 

둘째; 중국의 인구와 크기에서 오는 압도감이다. 

그래서 세계인들은 중국에 대해서 어떤 강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 ‘나라일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을 가지고 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히 큰 착각이다. 

 

이 분석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 국가들에게 매우 크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자기 현재 국토의 절반이 넘는 티벳과 신장 그리고 내몽고와 만주를 차지하게 된 것은 중국이 ‘강해서가 아니다.’ 진정한 이유는 그 땅을 차지하는 민족들이 너무 ‘약했기 때문’에 중국이 차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티벳을 침략했을 때 티벳의 군대는 고작 3천 명도 되지 않았다. 그것도 최고의 무기가 박격포 정도인 군대였다. 우리나라 대대정도의 군대로도 승리할 수 있는 국가였다. 신장은 아예 군대가 없는 유목민들의 집단이었다. 몽골도 만주도 과거의 영광만 있는 나라이지 신장과 별 차이가 없는 약체인 나라였다. 그렇기 때문에 중공이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중국이 전투에 승리하여 빼앗은 땅이 아니라 ‘거저 주어 가진’ 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중국이 아무리 국가적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할지라도 그 큰 덩치에서 어느 정도의 강한 힘을 ‘단기적으로 쥐어짜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바로 이런 능력 때문에 과거 자기들이 말하는 오랑캐 국가들에게 어느 정도 큰소리를 치며 장기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중요한 결론을 말해보겠다. 

 

중국은 과거도 현재도 강한 나라인적이 없었다. 자기 나라보다 몇10분의 1, 몇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선비, 몽골, 고구려, 만주, 영국, 일본에 제대로 된 ‘저항 한번 못하고’ 나라 전체를 통째로 빼앗긴 나라다. 그러나 자기 국력을 잠깐 동안 결집하여 주위 국가를 정복한 경우는 많은 나라다.

 

즉 중국은 강한나라도 아니고 강한적도 없는 나라다. 다만 주위국가가 약했을 때는 강한 나라이고, 주위국가 강력할 때는 한없이 약한 나라라는 것이다. 

 

“즉 중국이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약했기 때문에 강한 것처럼 보이는 나라”라는 것이다.

 

수나라 문제와 양제의 침략을 물리쳐 수나라를 멸망케 한 을지문덕 장군의 승리나, 당태종을 안시성에서 궤멸시킨 양만춘 장군의 승리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 우리가 잘 싸웠기 때문에 일구어낸 필연적 승리라는 점이다. 

 

이러한 역사에 대한 인식은 현대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중국이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약해지면 중국은 끝없이 강한 척 허장성세하며 우리나라를 괴롭힐 나라다. 그러나 우리가 강하면 오히려 우리에게 평화를 간구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나라는 미국과 독일 그리고 ‘과거’의 일본뿐이다. 우리가 지금처럼 깨어있는 상태를 지속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곧 현재 우리국민들이 생각하는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국가가 될 것이다. 이 사실을 우리 국민 모두가 명확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특히 정치인들과 언론에서 이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최근 현재 및 미래 중국과의 관계는 다음 편(下)에서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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