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치인의 말 말 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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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4월20일 16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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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내세운다. 특히 어떤 이는 말로 오랫동안 감동을 주고 어떤 이는 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정치인들의 말의 강도가 점점 세지거나 국민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말 들이 늘어나고 있어 개탄스럽다. 정치인의 말만 바꿔도 정치판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지지여부와 상관 없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는 시대정신을 담아낸 명문(名文)이었다. 얼핏 떠오르는 문장에 이런 것들이 있다.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이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맡기겠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하고,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

 

그러나 퇴임을 앞둔 시점에 돌아보면 허언(虛言)을 가장 많이 남긴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싶다. 능력이 부족했든 애초에 뜻이 없었든 취임사의 내용과 정반대로 5년을 보냈다.더구나 ‘내로남불’을 외국 신문에 까지 등재시킨 조국에 대해 마음에 빚이 있다고 해 많은 국민들 염장 지르기도 했다. 지지세력을 추스르려 했겠지만 국민을 돌아서게 한 말이다. 

 

이렇듯 국민의 생각과 괴리(乖離)된 말로써 화나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러 차례의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를 향해 여러 정치인이 집단적으로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을 만들어 국민들을 화나게 한 일도 있다. 솔직하기로 알려진 한 여당 원로는 김혜경 장보기 심부름에 대해 “지자체장의 부인이 시장 보냐?” 고 했다 그 동안 쌓아온 신망(信望)을 잃었다.

 

안철수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외에는 없다고 반복하다 한 밤에 단일화에 합의해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마지막까지 단일화의 뜻이 있었다면 더 세련되게 대응했어야 했는데 스스로 말을 뒤엎고 신뢰를 잃었다. 반복된 번복과 철수 등으로 향후 정치 일정에서 말로 신뢰를 잃은 사례로 두고두고 기록될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민감한 시기에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는 말을 뱉어 곤욕을 치렀다. 대학 때 모의재판에서 살인죄를 구형했을 정도이니 전두환을 옹호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으나 정치인의 말은 시점에 따라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치권에는 유독 포장해 선동하기가 만연해 있다. 소위 프레임화 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는 타당하지도 않고 정확하지 않은데 잘 먹힌다. 한국인의 언어 습관에 과학적 논리적 사고 보다 감정이 더 지배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경제대통령을 내세웠던 후보자를 보면 아무리 뜯어봐도 경제전문가임을 인정할 수 없는데도 그럭저럭 그렇게 인식되기도 한다. 경제를 공부한 적도 없고, 시행하거나 주장하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거나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받아들이기 힘든데도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내세운다.

 

그런가 하면 정치권에 막말이 횡행하고 있다. 심지어 현직대통령을 귀태(鬼胎)로 표현하거나 전직대통령을 히틀러에 빗대기도 하는 막말도 있었다. 막말로 출당, 당원권 정지는 물론 윤리위에 회부되는 사건도 여러 번 있었다. 막말로 반복적으로 설화를 일으켜 ‘막말대포’라는 별명을 얻은 정치인도 있다. 정치인의 말에 격을 갖춰야 한다.

 

안하무인으로 낙인 찍힌 한 의원은 불편한 질문을 하는 기자를 향해 ‘나쁜 자식같으니라고~’ 욕을 뱉어 역시 낙인 값을 하는구나 싶었다. 그는 보수정권을 궤멸시켜야 한다고 말하며 20년 장기 집권을 공론화 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배우자들의 섣부른 말과 행동이 구설수에 오르고 급기야 유세 현장에 나서지도 못하는 촌극을 빚었다.

정치인의 말에 국가의 지도자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표를 의식해 나누어주는 약속 뿐 아니라 케네디 대통령처럼 국민에게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요구하는 말도 할 수 있는 정치지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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