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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타계에 부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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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7월09일 18시20분

작성자

  • 이상돈
  •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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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대령이 타계했다. 나는 2012년 여름에 고인을 뵌 적이 있고, 그 때 들은 이야기를 내 책 <시대를 걷다>에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정희 대통령이 군정 시절에 독도를 폭파하려고 했다고 주장해서 그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조선일보가 아래와 같은 기사를 썼는데, 주요 소스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과 나의 2012년 면담 기록이다. 이와 관련해서 몇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5.16 후 군정 당시 최영섭 옹의 계급은 소령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민정 이양 후 총무처장관를 지내는 이석제, 경호실장을 지내는 종규가 모두 소령이었다.

 

정희 의장이 보트에서 내리면서 중심을 잃고 바닷물에 빠졌고 최영섭 소령이 의장을 등에 업고 뭍으로 올라간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희 의장이 물에 빠져서 생명을 잃어버릴 상황은 아니었다. 최고위 의장이자 육군소장인 정희가 헛딛어서 물에 넘어지자 기골이 장대한 최 소령이 등에 업었던 것이다. 육군 장성은 아무래도 바다와 물에 약했기 때문이다. 정희 의장은 몸무게가 얼마 나가지 않아서 등에 업어도  가뿐했다고 최대령님은 엊그제 일처럼 회상하셨다.

 

의장의 울릉도 방문은 섬사람들이 1963년 대선에서 대거 정희를 지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의장은 낙도의 상황을 보고 해군이  낙도에 생필품을 보내는 등 홍보활동을 하도록 했다. 당시는 섬에도 인구가 많아서 선거 당락을 좌우할 만 했던 것이다. 대선 다음날 새벽에 윤보선에 뒤지던 정희가 반전을 해서 근소한 차이로 대선에 승리한 것은 섬 지역 투표함을 늦게 개봉했기 때문이었다. 최 대령님은 투표일 자정이 넘자 최고위에 나와 있던 육군 영관장교들은 이제 우리들은 감옥에 가게 생겼다고 오징어를 안주 삼아 소주를 퍼마셨다고 회고하셨다. 당선이 확정되자 의장은 최 소령에게 당신이 섬을 돌봐주어서 내가 당선됐다고 덕담을 했다고 한다.

 

민정 이양 후 공화당 정부 참여를 사양하고 해군에 복귀한 최 대령님은 구축함 함장을 역임하고 예편하셨다. 그런 경력과 대통령과의 인연이면 당연히 장성 진급을 했어야 하는데, 대령 예편은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그것을 본인애게 여쭈어 볼 수는 없었다.

 

일산 아드님 댁에서 최 대령님을 뵌지가 벌써 9년이 되었다. 대령님의 명복과 영원한 안식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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