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이야기 <119> 나이든 경제학도가 생각하는 마음 편한 건강법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4월18일 21시12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18일 21시11분

작성자

메타정보

  • 2

본문

이번에는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건강에 관한 글을 한번 써보고자 한다. 우선 제목부터 설명해 보겠다.

 

내가 『경제학도』라고 먼저 밝힌 이유는 의학도나 건강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서다. 그래서 내 말은 얼마든지 틀릴 수도 있으니, 설령 틀린 말이 있으면 너그러이 넘어 가 주시고, 그럴듯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적은 것이다. 그리고 또 경제를 항상 생각하는 사람이니 같은 값이면 비싼 것 보다는 저렴한 것을 더 좋아한다는 뜻도 조금은 포함되어 있다.

 

다음은 『나이든』이라는 표현이다. 나로서 이 단어는 상당히 의미를 가지고 쓴 단어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관찰의 기회가 많았다는 뜻이다. 나는 그리 뾰족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구태여 나에게 조그만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호기심과 관찰력이 조금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두가지는 같은 말이다. 호기심이 없는 사람은 구태여 관찰하려 애쓰지 하지 않을 것이고, 관찰력이 없는 사람은 자기 호기심에 대해 답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관찰의 결과는 상당히 다른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유행에 덜 민감하고, 새로운 주장에도 덜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마음 편한』은 말 그대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건강법이라는 뜻이다. 옛날에 우리는 건강에 대해서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살았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노력해야 하며, 조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왠지 ‘그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남의 얘기도 들어 보고, 조사도 해 보고,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건강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 경제적 판단이나 건강에 대한 조언만큼 백인백색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이번 글도 아마 그럴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 얘기의 본질은 여러분에게 더 많은 노력을 새롭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몇 가지 상식적인 원칙만을 알고, 지키면 마음 편하게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 편한』 건강법을 말하는 것이다. 꼭 맞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관찰을 해 온 사람의 얘기라면 조금은 들을만한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1. 과학(Science)이란 단어는 무슨 뜻일까?

사전에 과학은 “세계의 구성, 변화 등에 관한 합리적 이해를 목적으로 수학과 실험의 방법을 이용하여 수행하는 지적인 탐구활동 또는 그 결과물로서의 학문”이라고 한다. 조금 알듯말듯하다. 

 

그러나 과학에 대해 과학자들이 내린 정의는 “같은 실험 조건하에 반복 실험을 하였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 그리고 그 원리를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나에게는 이 정의가 훨씬 더 가깝게 다가온다. 

 

이 정의들에서 우리는 과학의 목적과 한계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첫째는 동일 조건에서는 동일 결과가 나와야 하고, 또 그 원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정의에서 과학의 한계 또한 포함되어 있다. 

 

첫째; 과학은 ‘동일 조건’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우리가 같은 결과를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조건을 우리가 다 알고 있을까? 만약 그 모든 조건을 다 알지 못하여 동일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과학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왠지 ‘합리적’인 의심이 간다.

 

둘째; 과학은 ‘원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부족한 우리 인간의 지식으로 우리 주위 모든 삼라만상의 작동원리를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럼 지금 우리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단순하게 말할 수 있을까?

 

전형적인 예를 하나 들겠다. 병원에 가면 우리 신체 내부를 들여다 보기 위해 ‘X선 촬영’을 한다. X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상자 안에 들어있는 사진 필름 위에 놓은 열쇠가 필름에 찍혀 나오는 것’을 보고 뢴트겐이 붙인 이름이다. 당시만해도 사진은 햇빛이 있어야 감광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음극선관을 분명히 두꺼운 마분지로 감싸 놓았는데 필름에 열쇠사진이 선명하게 찍힌 것이다. 깜짝 놀란 뢴트겐은 그 이유를 몰라, 모른다는 뜻의 ‘X’라는 명칭을 붙였던 것이다. 그러나 X선의 경우, 그 원인이 빨리 발견되었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뢴트겐은 아마 마녀사냥 비슷한 꼴을 충분히 당했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 현재 내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은 과학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오만한 태도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예를 종교, 양·한의학 간의 의견 대립, 풍수지리, 사후세계에 대한 의견 차이 등에서 너무 자주 느낀다.

 

나는 아스피린을 복용한지 거의 30년이 넘었다. 그런 계기는 ‘전리설’을 주장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라이누스 폴링 박사(1901~1994) 때문이었다. 그는 거의 50년도 더 전에 혈관과 혈액을 정화하고 부드럽게 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소량 복용할 것을 권하였었다. 우연히 그의 주장을 보고, 그의 주장이 정당한 것 같아 복용을 시작하였었다. 그러나 한참 후 몇십년이 지나도록 아스피린을 권하는 서양의사나 우리나라 의사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의사들이 권하고 있다. 그리고 바이엘 아스피린 사는 “Aspirin Low Dose”라고 하여 일반 사람들이 매일 먹도록 81mg을 만들어서 팔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약국에서 아스피린을 자유롭게 사지 못하고, 처방에 의해서만 살 수 있는 정말 드믄 나라다.

 

51f13c2b36107335ff087fa70ca6bb1c_1744977 

이런 이유에서 나는 “그것은 과학적이지 않다.”라는 말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나는 가끔 이렇게 말할 때가 있다. “과학이라는 것은 우리가 현(現) 지식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조심스럽게 부르는 용어일 뿐이다. 자연의 삼라만상은 얼마나 복잡하게 상호 얽혀있는데 어찌 지금 우리가 설명할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과학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런 말은 정말 큰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2. 건강에는 왜 이리 서로 다른 조언이 많은가?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거의 건강에 관한 내용이다. 자식 얘기도 이제 한물 갔고, 마누라 얘기, 여자 얘기도 이제는 먼 나라 얘기다. 몸이 어떻고 운동을 어떻게 한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꼭 끼어드는 말이 있다. “그런데 건강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전문가 마다 말이 달라?” 

 

정말 그렇다. 물 먹는 량, 먹는 시기, 짜게 먹으면 안돤다. 정제염은 안 좋지만 천일염을 괜찮다. 무엇은 몸에 좋고 무엇은 나쁘다. 고기는 먹으면 안된다. 아니다. 하루 한조각 정도는 반찬으로 먹는 것이 좋다. 불포화 지방산, 포화지방산, 불르베리, 잭베리, 크랜베리, 블랙베리, 렌틸 콩, 식초 요법 등등. 열거하면 머리가 아플 정도가 아니라 머리가 정말 아프다.

 

(1) 음식은 중요하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까지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서양의학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것은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라고 했다. 동일한 내용을 우리나라 허준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음식이 중요하다고 해서, TV 등에 나와 조언하는 소위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용이 정말 올바른 것일까? 나는 이해 되지 않는 경우가 정말 너무 자주 있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자. 그들은 무슨무슨 음식이 좋다고 하면서 장수 마을로 일본의 오끼나와, 이태리의 사르디니아 그리고 그리스 이카리아 등을 예로 든다. 

 

아마 여러분들도 가끔 들어 보셨을 것이다. 좋다. 그러면 한번 얘기해 보자. ‘그들이 오래 사는 이유가 TV 등에서 나오는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좋은 식품들을 골라 챙겨 먹어서인가? 아니면 그들 지역에서 나오는 음식을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를 먹었을 뿐인가?’ 다시 말해 이태리 사르디니아 사람들이 김과 다시마를 많이 먹고, 오끼나와 사람들은 이태리 치즈와 그리스 요구르트를 많이 먹어서 장수했단 말인가? 정말 택도 없는 얘기다. 

 

자기들이 하는 말 자체에 벌써 지극히 심한 이런 모순이 있는데도, 어찌 스스로 알아 차리지 못하고, 그리 뻔뻔한 말을 반복해서 하는지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 

 

(2) 인체는 그 지역의 역사적 산물이다. 

나는 친구들과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6.25의 어려움도 간접적으로 겪었고, 보릿고개, 구호품인 옥수수 빵과 탈지분유로 배를 채웠으며, IMF 경제 위기 등등 수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래서 우리 세대는 매우 불행한 세대라고 한때는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니 우리는 자가용 자동차도 있고, 초가삼간이 아닌 버젓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 5천년 역사에서 우리 같은 호사스런 세대가 있었을까? 다시 생각하니 우리 세대는 정말 복받은 세대인 것 같다.” 

 

과연 우리나라만 그럴까? 아니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1789년 불란서 대혁명 때 불란서 여자들은 영양상태가 너무 나빠 20대 후반이면 월경이 끊겼다고 한다. 그런데도 왕은 가장 화려한 베르사이유 궁전을 새웠었다. 미국에서도 모든 국민이 빵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20세기 초반부터였다. 불과 100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레미제라블’의 쟌 발잔은 빵 하나를 흠친 죄로 18년 형을 살았다. 

 

우리가 언제부터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하며, 전 세계 음식을 눈앞에 두고 골라먹는 호사스런 생활을 하였을까?  

 

(3) 신토불이(身土不二)

내가 이런 조금 엉뚱한 말을 하는 이유는 한가지 사실을 명확히 말하기 위함이다. 세계 각 지역 사람들은 그 지역에서 나는 자연 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 수천년을 먹고 살았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낳고 자란 우리 몸은 그 지역의 음식에 맞게 적응되어 살도록 진화되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즉 오끼나와 사람들이 이태리의 치즈와 그리스의 요구르트를 먹지 않고, 그 지역에서 나는 해조류와 생선을 많이 먹었으며, 그리스 이태리 사람들도 그 지역에서 나는 치즈와 요구르트를 많이 먹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스런 질문이 떠오른다. ‘왜, 그 지역 음식이 그 지역 사람들에게 좋은 것일까? 왜 그 지역의 가장 흔하고 값싼 재료가 그들에게 좋은 것일까?’ 나는 그 이유가 매우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그 지역 조상님들은 과학적으로 분석을 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수천년 간의 경험으로 그것을 먹으면 그들 몸에 좋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오랫동안 그 식재료를 많이 심었다. 그래서 그 재료는 가장 흔한 식재료가 되었고, 당연히 흔하고 많으니까 값도 싸게 된 것이다. 

 

즉 그것이 별볼일 없는 식재료였기 때문에 흔하고 값싼 것이 아니라, 그것이 ‘그 지역 사람들의 몸에 가장 맞는 별볼일 『있는』 음식이었기 때문에’흔하고 값싸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평범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반드시 인식하여야 한다. 

 

3. 몇가지 광범위한 잘못된 음식에 관한 조언들

 

(1) 나트륨과 소금의 혼돈

요즘 어떤 의사들은 싱겁게 먹어야 한다고 TV 등에 나와 한결 같이 주장한다. 그래서인지 일부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왜 이리 짜?”하며 한번 투정거려 보는 것이 버릇인 사람들이 있다. 또 그러다 보니 다른 일반 사람들도 덩달아 싱겁게 먹어야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나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권위있는 다른 의학자들의 말을 대신 전해 보겠다.

 

 BBC 건강 프로그램에 나온 말이다. “고혈압에 소금이 나쁘다는 어떤 과학적 근거는 없다. 그런 말이 나오게 된 동기는 과학적이지 않은 이런 ... 이유에서였다.(내가 그 이유가 기억이 나지 않아 ...라고 표현했다)” 

 

 나의 직접 경험이다. 나는 유학시절에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였었다. 병실 입구에는 설탕이 몸에 좋지않다는 설명이 많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소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래서 의사에게 물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소금이 나쁘다는 말이 많은데, 여기서는 그런 말이 없다. 왜 그런가?” 그 의사의 대답은 간단 명확하였다. “소금은 과량 섭취를 해도 오줌 등을 통해 나가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가 외국여행을 하면서 음식이 싱거워 먹기 힘든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미국은 짜서 먹기 힘든 경우가 제법 있었고, 일본에서 조차도 싱거워서 음식을 먹기 힘든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제 우리나라 의사들은 ‘설탕이 나쁘다.’는 말을 하기 시작한다. 2,3년 후에는 아마 여기저기서 설탕이 나쁘다는 말이 유행일 것 같다.

 

(2) WHO의 나트륨과 소금

아마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소금이 나쁘다고 매도하기 시작한 것은 WHO가 나트륨(Na) 권장량을 2그램, 소금(NaCl)으로는 약 5그램을 권장량으로 정한 이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TV 등에 나와 말하는 일부 건강전문가들은 ‘소금’ 2그램이라고 말한다. 소금과 나트륨도 구분 못하는 전문가들이다. 세계 인당 평균 소금 소비량은 현재 약 10.78그램이다. 

 

일부러 짜게 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싱겁게 먹지 않는 것이 무슨 큰 일이라도 나는듯이 호들갑을 떨 일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UN에서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라고 터무니 없는 지적을 한 후, 또 갑자기 언론 등에서 우리가 물 부족 국가라고 난리를 겪은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기억에서 조차도 없는 사건이 되었다.

 

(3) 나이 별 적정 혈압에 대한 의사들의 조언

혈압은 우리 모두의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고혈압, 당뇨, 뇌졸증, 치매 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의사들이 수축기 혈압은 120 정도가 좋지만, 그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고 조언들을 한다. 그러나 나이든 의사분들 특히 일본 의사들 중에는 반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병원을 멀리해야 오래산다.’는 재미있는 책을 쓴 일본 의사가 이렇게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젊은 의사일 때는 140이 정상 최대혈압이었다. 그런데 아무런 설명없이 130이 되었다. 그런데 정말로 아무 설명없이 최근에는 120이 되었다. 신체는 나이 들수록 말초혈관의 탄력성이 줄어든다. 그래서 140 또는 그 이상으로 밀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계속 내려간다.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제약회사의 로비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

 

1987년 일본에서 혈압 기준은 '상부(수축기 혈압) 180㎜/Hg 이상'이 고혈압 기준이었다. 하지만 2000년에는 '140 이상'으로 낮아졌다. 미국에서도 2017년경부터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 이상에서 130 이상으로 낮아졌다. 그러자 고혈압 환자가 수치상으로 급증하였다. 연간 3,000억 엔 정도였던 고혈압 약 매출이 기준치를 낮춘 후 16조 3,000억엔으로 치솟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경기도립병원 등에서 『노인전문병원』이 생겼다. 노인전문병원에서 노인들에 대한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정상수치는 젊은 사람들과는 상당히 다른 기준치를 제시하고 있다. 일본 후생성의 경우 수축기 혈압 120을 주장하지 않고, 60대는 140, 70대는 150 미만, 80대는 160 미만이면 정상이라고 한다. 참고하시기 바란다. 나이든 친구분들은 이 수치를 보고 안도의 숨을 조금 내쉬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TV 등에 나와서 건강관련 대담하시는 분들도 제발 착한 국민들을 그만 겁주시기 바란다.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어요. 심하면 손발을 절단할 수도 있어요.”라는 식의 겁주는 말을 하지 말기 바란다. ‘많이, 자주’ 등의 지극히 무책임한 표현을 사용하지 말고, 평균 한달에 몇 번 이상 또는 몇 병 이상 등과 같이 최소한의 정량적인 ‘어림 숫자’라도 말해 주기 바란다. 그렇게 말할 수 없으면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시골 길 십리”라는 말이 있다. 한시간을 가도 십리, 세 시간을 가도 십리라고 옛 시골 어른들이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라면 ‘많이, 자주’ 등과 같은 무책임한 시골 노인과 같은 표현 보다는 좀 더 정량적인 표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언론사들도 그렇게 표현해 줄 것을 그들에게 요구해 주기 바란다. 

 

4. 나이든 경제학도의 조언(음식)

‘허준’선생님도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것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고 말했을 만큼 우리가 먹는 음식은 중요하다.

그러나 오랫동안의 관찰로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내 멋대로의 생각은 아니고,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 중에서 내가 동의하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나의 기준에 따라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오류의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 열거사항은 중요도 순이다.

 

첫째; 가능한 전체로 먹어라 (거칠게 먹어라)

껍질 벗기고, 긁어 내고, 너무 많이 씻는 등 원재료를 많이 제거하지 말고, 가능한 원재료에 가깝게 먹어라는 뜻이다. 

 

알래스카 곰들이 연어를 잡아 먹을 때 가장 먼저 먹는 것은 껍질이고, 다음은 알, 가장 마지막에 먹는 것이 붉은 살이다. 연어가 많이 잡히면 살은 먹지 않고 버린다. 사자는 잡은 동물의 내장을 가장 먼저 먹는다. 포도주의 빨간 안토시아닌 성분은 포도 껍질에 있다.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등의 침입을 가장 먼저 막는 존재가 피부다. 그래서 가장 다양한 영양소가 피부에 집중되어 있다. 

 

둘째; 고루 먹어라

식물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왜 그들은 열매를 맺을까?” “왜 그들은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울까?” 명백한 하나의 이유가 있다. 곧 종족보존이다. 그래서 그들은 다음 세대를 이룰 ‘씨앗’ 안에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고루 집어 넣었다. 그러나 과육은 그들이 먹는 것이 아니다. 자기 씨앗을 옮겨 줄 매개체(벌, 나비 등)를 꼬여내기 위한 장식품이다. 

 

그러니 거기에는 모든 영양소가 고루 있을 필요가 없다. 유혹하기 위한 것이 들어 있으면 된다. 좋은 향, 달콤한 맛 등이 그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과육에는 생명체를 이루는 모든 영양소가 들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하나의 종합 생명체인 우리 인간은 반드시 음식을 고루 먹어야 만이 필요한 영양소 모두를 섭취할 수 있다. 

 

같은 이유에서 견과류는 매우 좋은 식품이다. 왜냐하면 견과류는 과육이 아니라 씨앗 그 자체다. 그러므로 식물은 그 안에 자기 종족 보존을 위해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집어 넣었다. 씨앗과 과육은 목적 자체가 전혀 다르다. 그래서 씨앗은 매개체인 벌, 나비를 꼬시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달콤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달콤한 견과류는 거의 없다. 

 

또 같은 이유에서 씨까지 모두 먹을 수 있는 과일(딸기), 뼈까지 모두 먹을 수 있는 멸치, 식물 전체를 먹는 미역, 다시마 등이 좋은 식재료인 것이다.

 

자연은 참으로 오묘하다. 그러나 그것까지 이해하고 찾아 먹는 인간은 더욱 오묘하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셋째; 그 지역 재료를 먹어라 (신토불이다)

우리 몸은 그 지역의 역사적 산물의 집합체다. 그 지역의 물과 바람과 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 가능한 그 지역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재료를 먹어야 한다. 우리 주위에 흔히 있는 배추, 무, 고추, 당근, 고부, 근대, 파, 마늘 등이 그것이다. 요즈음 이름도 알 수 없는 이상한 식품들이 많이 수입되어 있다. 별미로 먹는 것은 좋다. 그러나 너무 좋아하지 말자. 그것은 그 나라, 그 지역 사람들에게 맞는 음식이다. 치즈가 좋다고 하면서도 치즈가 잔뜩 들어 있는 피자는 자주 먹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속지 말자. 피자도 좋고, 된장은 더 좋고, 청국장은 더더욱 좋다.

 

여기서 중요한 지적을 하나 더하고 싶다. 가능한 ‘재래시장’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냉장고가 없다. 그날 가지고 온 물건은 그날 다 팔아야 한다. 조금 시든 것은 아무 상관 없다. 대형마트의 냉장고에 비닐에 싸여 언제 생산된 것인지, 어디서 생산된 것인지도 모르는 파릇한 채소 보다는 재래 시장의 조금 시든 채소가 훨씬 더 영양적 관점에서 신선하다. 값도 훨씬 더 싸다.

 

넷째; 제철 음식을 먹어라

그런데 이것은 참 지키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사시사철 어느 때나 사철 음식이 모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같은 시골출신들은 바로 안다. 제철의 수박맛과 한겨울의 수박 맛이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햇빛을 받고 자란 것과 영양제와 인공 빛으로 자란 것은 당연히 맛과 영양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다섯째; 가능한 발효음식을 많이 먹어라

이것은 많이 들은 말이다. 그리고 정말 맞는 말이다. 우리가 소화라고 하는 것은 음식 속에 있는 긴고리의 탄소 복합체를 짧은 고리로 자르는 것이다. 어려운 얘기는 그냥 넘어 가자. 

 

발효』는 두가지 일을 한다. 위에서 말한 긴고리를 단순고리로 잘라, 소화 흡수가 잘 되게하는 것이다. 즉 우리 내장이 해야 할 소화라는 힘든 작업을 유익균 박테리아가 대신 해주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우유 대신 요구르트가, 채소 대신 김치가, 콩 대신 된장이나 청국장이 훨씬 더 소화하기가 쉽다. 

 

그리고 유익균은 식품의 긴 영양성분을 자르는 역할도 하지만, 우리 장에 들어가서는 소화와 흡수를 돕는 매우 착한 일을 한다. 설령 위산에서 외부 유익균이 죽드라도 내장에 있는 기존 유익균의 먹이가 된다. 발효균들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인간을 위해 봉사한다. 정말 착한 존재다. 그러니 어찌 발효음식을 먹지 않을 수 있겠는가?  쌩큐! 김치, 된장, 고추장, 청국장, 치즈... 

고맙다. 정말 고맙다. 

 

5. 음식을 음식으로 생각하고 먹어라

그러나 위에 기록한 다섯가지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음식을 먹을 때는 음식으로 먹어라.”는 말이다. 약으로 먹지 말라는 것이다. 음식을 준비할 때는 영양소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음식을 먹을 때는 음식으로 맛있게 먹어라는 뜻이다. 이 재료는 뭐에 좋고, 저것은 뭐에 나쁘며 등 그런 식의 생각은 음식 먹을 때는 버려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맛있어야 한다

맛을 내기 위해 필요한 재료, 양념, 소금 등을 적절한 양으로 넣어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 엉터리 영양지식에 매달리지 말고, 자기 식구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싱거워야 한다, 탄 음식은 안된다, 자극적인 음식은 안된다... 이런 말에 현혹되지 말기 바란다. 그런 것도 하나의 주장일 뿐이다. 과학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주장자 마다 다른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주장에 휘말려 음식이 맛 없게 되면, 그 음식은 먹지 않게 된다. 먹지 않은 음식은 절대로 영양식이 될 수 없다. 가족들이 먹지 않은 영양식은 존재 가치가 없다.

 

둘째; 식사자리는 즐거워야 한다

가족의 식사는 작은 파티다. 파티가 즐겁지 않으면 무슨 파티가 되겠는가? 무슨 식사가 되겠는가?

 

잘못은 접어 두고, 자식, 남편, 아내가 듣기 싫은 말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즐거운 얘기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가족간의 대화도 즐겁고, 소화도 잘되며, 당연히 영양흡수도 잘 될 것이다.

 

6. 결론

다시 반복해서 생각해 보자. 오키나와 사람들이 그리고 사르디니아 사람들이 영양소를 따지면서 식사를 준비했을까? 소금량이 어떻고, 콜레스트롤이 어쩌며, 세계 여기저기에서 나오는 좋다는 식품을 수집하여 놓고 요리해 먹을까? 

 

아니다. 그들은 ①자기 지역에서 생산되는 ②제철 식재료를 ③가리지 않고 고루고루, ④간단히 요리하여 먹었다. 그리고 ⑤항상 즐겁게 대화하며 이웃들과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교통과 문화가 발달한 현대에 꼭 그들처럼 로칼 음식만을 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좋은 재료가 주위에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이용한 식품도 만들어 먹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좋다는 것』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또한 『금지하는 것』에도 너무 매달리지 않으며, 자유(自由)스럽고 자연(自然)스러우며, 즐겁게 그러면서도 과학적 지식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사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 것이다.

<ifsPOST>

 

2
  • 기사입력 2025년04월18일 21시12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18일 21시11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