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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재난 발생에 무책임, 무능한 공직자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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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7월22일 14시55분
  • 최종수정 2023년07월22일 14시55분

작성자

  • 이상돈
  •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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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인 오송 지하차도 사고를 두고 도지사 등 행정 책임자들이 한 언동은 한심하다. 작년 이태원 참사 때 구청장이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했던 말과 똑같다. 사고 수습에 나섰다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해병대원의 죽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기 책임이라고 말하는 공직자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러면서 검은 옷 입고 조문은 꾸역꾸역 하고 있으니, 그것이 진정성이 있을까? 

  

 작년 11월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페북에 올렸던 글이 생각난다.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가 물에 잠겨서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 당시 루이지애나 주지사였던 캐슬린 블랑코 주지사와 당시 뉴올리언스 레이 나긴 시장의 대응은 대조적이었다. 물론 그들의 일생도 서로 다른 길로 끝을 맺었다. 지난해 페북에 썼던 글이 지금도 참고할만 하다는 생각에서 여기에 다시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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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8월 말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를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뉴올리언스는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 강풍과 폭우도 대단했으며, 배수 운하 제방이 무너지면서 해수면 보다 낮은 저지대 지역이 침수돼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 그 때 잠겼던 지역 중 복구를 포기하고 아예 포기해 버린 곳도 많다. 5등급 허리케인이라고 해도 피해가 너무 컸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강 수면 보다 낮은 지역에 도시를 건설한 것부터 문제이겠고, 따라서 아무리 제방을 보강해도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당시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뉴올리언스 시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는데, 레이 나긴(Ray Nagin 1956~) 시장은 소개 명령을 늦게 내려서, 그리고 캐슬린 블랑코(Kathleen Blanco 1942~2019) 주지사는 비상계획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연방 정부 차원에선 기상청은 제대로 예보를 했으나 피해구제에 나서야 할 비상관리청(FEMA)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들었다.

 

캐슬린 블랑코는 민주당 소속으로 루이지애나 최초의 여성 주지사였다. 라파에트 시에서 살면서 아이 여럿을 키운 어머니였으며 지역사회에서 봉사 활동을 하다가 시의원을 지내고, 부지사를 8년 동안 지낸 후 주지사로 당선돼서 2004년 3월부터 주지사를 지내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라는 재난을 맞은 것이다. 블랑코 주지사는 부패로 유명한 루이지애나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를 마주한 것이다.

 

상상하지도 못한 재난을 당한 블랑코 주지사는 큰 충격을 받았고 그런 상황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통감했다. 그녀는 “책임은 나한테 있으며, 당신들의 주지사로서 나는 완전한 책임을 지겠습니다”("The buck stops here, and as your governor, I take full responsibility.")고 말했다. 남은 임기 동안 그녀는 복구에 전념했고 2007년 초에 차기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지사를 물러난 후에 그녀는 암에 걸려서 오랜 투병 끝에 2019년에 타계했다.

 

하지만 흑인인 레이 나긴 시장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책임을 회피했고, 피해 복구도 되지 않은 상황이던 2006년 초 선거에서 다시 시장으로 당선돼서 2010년까지 시장을 맡았다. 2014년 연방검찰은 레이 나긴을 뇌물과 사기 등으로 기소했고 그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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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7월22일 14시55분
  • 최종수정 2023년07월22일 14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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