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57>언제까지 중국뽕에 빠져 對 중국관계에서 잘못된 자세를 취할 것인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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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6월18일 22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06월26일 11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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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거시적 안목에서 해당분야를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되고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 두가지 방식이 적절하게 상호 보충을 해야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가지를 모두 정확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그것이 국가가 관여되는 일이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국가의 외교정책, 경제정책, 사회정책 등의 결정이 전형적인 그런 문제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G2로 등장하고 미국과 패권경쟁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가 신(新)냉전체제로 들어서면서 이런 구도는 더욱 복잡하게 되었다. 미중과 같은 큰 나라는 큰 나라대로, 다른 나라들은 다른 나라대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부딪히는 최전선에 있는 나라는 더욱 신중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여러 문제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 정립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주한 중국대사의 터무니없는 무례한 발언과 우리나라 주요 산업(반도체, 전기자동차, 밧데리 등)을 미국으로 이관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있는 이 시점에서는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예측하건데 현 시점에서 우리정부의 의사결정은 미래 우리 자손 세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현 시점에서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  

 

국가와 국가 간의 의사결정 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당연히 ‘자국 이익’의 우선이다. 여기서 자국이익이라면 ① 국가의 안보 ② 경제적 이익, 그리고 ③ 장기간의 우호관계의 유지 가능성이라고 본다. 사람마다 국익의 평가기준은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은 이 세 가지로 귀결될 것이다. 

 

이 중에서 많은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항인 두 번째, 경제적 이익부터 분석해 보자. 중국을 우리는 G2라고 표현한다. 중국의 GDP는 세계에서 미국 다음이다. 미국의 GDP는 2022년 기준으로 우리의 15.3배, 중국은 10.8배다. 중국이 인구가 우리보다 인구는 28배 더 많은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중국 보다 약 3배 더 잘 사는 나라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고 말한다. 참으로 낭만적이고 멋진 말이다. 만약 현실도 그렇게 움직인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현실 세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왜 그런가?’를 냉철하게 분석해 보자, 

 

중국은 우리나라 제1의 수출국이자 제1의 수입국이다. 당연히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재의 수출입도 중요하지만 그것과 함께 ‘미래의 중국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데 무엇이 중요한가?’를 정확히 분석하는 일일 것이다.

 

우선 과거 역사부터 살펴보자. 중국은 분명히 문화적으로 누구도 대항할 수 없는 대국이다. 우리가 쓰는 한자(漢字)도 중국 한(漢)나라 글자라는 뜻이다.  그밖에도 종이, 화약, 나침반 등 중국인들이 인류 문명사에 끼친 영향은 아무리 과소평가해도 엄청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동양이나 서양 모두 중국의 엄청난 문화 수준에 경도되었고, 중국을 대국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인구로 보나 땅의 크기로 보나 중국이 대국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것으로 끝이다. 

 

중국은 엄청난 크기의 나라지만 군사적으로 평가할 때 매우 취약한 나라이고, 도덕적 측면에서는 더욱 치졸한 나라다. 나의 이런 지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할 것이다. 

 

그럼 설명을 해 보겠다. 우선 군사적 측면부터 설명하겠다. 중국은 워낙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 입장에서는 약간의 인원만 동원해도 주위의 작은 나라들을 얼마든지 복속시킬 수 있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주변국들이 이런 이유로 중국에게 수없이 당했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나라가 국가 대 국가라는 『전면전쟁』을 벌렸을 때는 거의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겠다. 중국은 당시 인구 백만에도 미치지 못한 몽고족의 침입을 막지 못해 상상하기도 힘든 만리에 걸친 장성을 자기 국민들의 고혈을 짜내서 건설하였다. 그것만이 아니다. 중국은 만주족이라는 백여만명도 안되는 나라에 전 국토를 유린당했다. 천하통일을 한 위풍당당했던 수나라는 우리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지고 나라까지 패망해 버렸다. 더욱 부끄러운 일은 지금은 티벳이라는 너무 작고 힘없는 나라지만, 당시 티벳의 토번국에게 당나라는 수도인 장안(長安)까지 점령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래서 중국은 그 진사의 대가로 46세의 티벳왕 송첸캄포에게 23세의 문성공주를 5공녀와 함께 첩으로 시집보냈다. (아래 그림은 당시 시집가는 문성공주를 그린 보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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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송첸캄포왕은 당나라를 이겼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 유명한 포탈라궁을 건설하였다.

 

이것만이 아니다. 근대에는 영국과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지고 홍콩과 그 밖의 땅을 할양하였으며, 러시아와의 전쟁에서도 져서 현재의 블라디보스톡이 있는 동북부 시베리아를 러시아에게 빼앗겼다. 더더욱 최근에는 한줌도 안되는 일본에게도 청일전쟁에 패하여 그 엄청난 수모를 당하였다. 소문이겠지만 중국 국부 손문의 아내인 송경령은 “중국 여자를 데리고 가 후지산에서 오줌을 누면 일본이 오줌 물에 잠길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그런 일본에게 중국은 점령 당했다. 

 

그리고 당 태종을 중국인들은 성군(聖君)이라하고, 당나라를 중국 최대의 융성기라고 하여 성당(盛唐)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바로 그 당 태종이 토번과 말갈에 자기 딸을 시집보내는 수모를 당한 황제다. 오죽했으면 우리나라에서도 겉으로는 그럴듯하나 속은 비어있는 허장성세를 비웃을 때 『당나라 군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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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증거를 제시해 보겠다. 중국의 통일 왕조를 분석해 보자. 중국의 통일왕조라면 진시황의 나라부터 한, 수, 당, 송, 요, 금, 원, 명, 청의 10개가 있다. 그러나 이 10개 왕조 중에서 중국인들이 새운 나라는 진, 한, 송, 명 4개 왕조밖에 없다. 나머지 6개 왕조는 그들이 오랑캐족(동이, 남만, 북적, 서융)이라고 부르는 다른 주위 소수 민족들이 세운 국가들이다. 

 

내가 중국을 일부러 폄하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에 의해 중국이 실세 이상으로 부풀려져, 우리국민들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는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환상을 지적하기 위해 이런 역사를 말씀드리는 것이다.

 

중국의 현재 실력도 이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요소 즉 ① 국가의 안보 ② 경제적 이익, 그리고 ③ 장기간의 우호관계의 유지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안보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이므로 우선 중국이 ‘왜 G2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중국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겠다.

 

<< 중국은 왜 급속한 성장이 가능하였고, 그 성장이 미래에도 가능한가? >>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필요 이상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꼭 설명 드리고 싶은 말씀이다.

 

중국을 개방시키고, 중국이 고속 성장을 가능하게 해준 나라는 전적으로 미국이었다. 1971년 미국의 닉슨과 키신저는 당시 세계의 가장 큰 문제였던 소련의 세력 확장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그들의 결론은 명약관화하였다. “왜 공산주의가 확장되는가? 그것은 곧 ‘가난’ 때문이다. 내가 가난하기 때문에, 내 자식을 먹일 음식조차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잘살게 해주겠다는 허황된 공산주의 논리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니 공산주의를 막기 위해서는 ‘첫째, 소련이 침범하는 나라를 군사적으로 우선 막아주고(우리나라), 둘째, 다른 가난한 나라들도 최소한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로 잘 살게 해주어야 한다.’는 명확한 정책을 세웠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지지리도 가난하면서 공산주의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가 어느 나라인가?’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생각할 것도 없이 그런 나라는 중국이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에 하나였고, 빈부의 차는 엄청났으며, 인구는 세계에서 가장 많고, 소련과 국경까지도 접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산주의자인 모택동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존재했던 나라였다. 그래서 닉슨과 키신저는 중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핑퐁 외교”와 “판다 외교”를 통해 중국을 자본주의 국가로 끌어내는 노력을 한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중국을 발전시키기 위해 말 할 수 없이 큰 혜택을 주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첫째, 중국에 대해 모든 무역에서 최혜국 대우를 하였다. 

둘째, WTO 가입 자격이 되지 않는 중국을 WTO에 가입시켜 주었다.

셋째, WTO 체제에서는 국가가 자국의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였다. 우리나라가 WTO에 가입하면 농어촌이 망한다고 그 난리법석을 피운 것도 바로 이 규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만은 중국정부가 자국기업에게 보조금 주는 것을 허락하였다. 바로 이러한 중국정부의 막강한 보조금으로 중국이 TV, 모니터, 냉장고, IT 제품, 전기 자동차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제품의 가격은 때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쌌다. 그래서 미국 등 세계시장으로 아주 빠른 속도로 수출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한 때는 ‘중국제품은 원가가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얼마에 수출하든 그 차액을 정부가 보조해 주었기 때문에 아무리 낮은 가격으로도 중국제품은 수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넷째, 미국 증권시장에서 중국기업의 상장을 허락하였고, 특히 중요한 혜택은 제출된 중국기업 서류에 대한 심사를 생략한 것이었다. 일반기업들이 나스닥 에 상장할 때는 매우 정확한 사업계획서, 손익계산서와 같은 기업 분석 자료를 제출하고, 유관기관은 제출된 서류의 정당성을 면밀히 심사하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그 심사과정을 생략하였고, 중국기업이 제출한 자료를 심사 없이 기업 평가자료로 사용하도록 허락하였다. 때로는 그 서류가 영어로 제출되지 않고, 중국어로 제출되어도 받아주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와 같은 허술한 심사는 미국 정부의 중국을 개방시키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넘쳐나는 자본을 투자하고 싶은 월스트리트의 요구도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당시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던 중국에 대한 환상과 14억이라는 너무 큰 잠재시장에 대한 기대 등등이 겹쳐 중국 기업은 종이 몇 장을 제출하고 수십억, 때로는 수백억 달러의 투자금을 얻을 수 있었다. 오히려 자기자본 없이도 기업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미국 증시에서 마련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미국의 지극히 관용적인 태도와 중국인들의 부지런함 그리고 저렴한 인건비와 커다란 내수시장의 덕으로 중국은 엄청난 발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어느 정도 경제가 커지면서, 특히 시진핑이 등장하면서 미국의 기대와는 너무 다르게 변화하였다. 좀 더 정확하게 지적하면 미국과 패권다툼을 벌이는 국가가 되었다. 

미국이 중국에게 최고의 혜택을 준 이유는 중국이 공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민주화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천안문 사건’ 등으로 오히려 공산화의 길을 강화하였다. 더욱이 시진핑에 이르러서는 공산주의 강화를 국가 제1의 목표로 삼았다. 또한 그들의 교만한 ‘중화주의’를 부르짖으면서 미국과 세계 패권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나라가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 이익의 핵심 중의 핵심인 『달러패권』에 공공연히 도전한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중국의 태도를 미국 입장에서 분석해 보자. 

 

미국이 중국을 개방시키고, 발전시키며, 자국 시장을 개방한 첫째 이유는 중국을 공산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공산주의를 국가 제1의 목적으로 삼아 더욱 철저하게 미국 정책에 역행하였다. 둘째, 미국은 우리가 다 아는 바처럼 엄청난 무역적자와 예산적자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세계 제1의 국가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는 ‘엄청난 군사력’과 ‘달러패권’이다. 그런데 중국은 이미 군사력에서도 미국을 추월하겠다고 공언하였다. 2022년 중국의 보유함대 수는 이미 미국을 능가하였다. 그러나 무기 질(質)의 면에서 중국은 너무 열위이기 때문에 미국은 내심 중국의 군사력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달러패권에 도전하는 것은 그 의미가 매우 다르다. 

 

왜 그런가를 살펴보자. 

우리는 밤잠 안자고 열심히 일해서 자동차를 만들고, 텔레비전을 만들어서 수출한다. 그리고 우리는 달러를 받고, 달러를 벌었다고 기뻐한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버는 판매 이익률은 3~5% 정도다. 무지하게 이익이 높은 IT 제품도 10%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반대로 미국은 우리가 열심히 만든 물건을 편안히 앉아서 받고, 100달러라고 쓰여진 종이를 준다(요새는 그것도 주지 않고 전자적으로 지불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100달러 지폐다. 우리는 그것을 받고 달러를 벌었다고 좋아한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100달러라고 인쇄한 종이를 우리에게 줄 뿐이다. 100달러 지폐원가는 3~4달러라고 한다. 4달러 원가 상품이 100달러가 되는 것이다. 미국입장에서는 100/4는 25, 즉 2,500% 장사를 한 것이다. 

 

이런 터무니없는 장사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달러패권’이다. 그러기 때문에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달러 패권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런데 중국은 그런 달러 대신에 위안화로 결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즉 달러패권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미국입장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역이다. 이런 달러패권에 도전한 나라가 과거에도 두 나라가 있었다. 바로 일본과 독일이다. 그러자 미국은 아주 조용히 극비리에 두 나라 재무상을 『플라자호텔』로 불러 환율조정을 『명령』하였고, 일본의 ‘잃어버린 40년’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런데 중국은 달러패권의 도전에 그치지 않고, 세계를 양대지역으로 구분하고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공동』으로 지배하자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였다. 어찌 하늘에 태양이 두 개가 있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지금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큰 시각』에서 보는 모습이다. 앞으로 미중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너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럼 지금부터는『작은 시각』에서 중국 내부의 사정을 보기로 하자. >>

 

중국이 달러패권에의 도전할만한 자신감의 생성과 엄청난 액수의 내국기업에 대한 보조금의 지급, 아프리카 까지 펼쳐지는 일대일로 사업의 시행, 그리고 20여년 동안의 높은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출에 의한 외환 공급’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엄청난 액수의 ‘외국인 투자’였다. 이 두 가지로부터 모든 중국의 발전이 시작되었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그러면 미국은 ‘중국을 옥죄이기 위해 향후 어떤 방법을 쓸것인?’는 매우 용이하게 짐작할 수 있다. 

 

가. 향후 중국 수출에 대한 전망

역시 가장 큰 중국의 수입원은 수출에 의한 외환 유입이다. 그런데 중국의 가장 큰 수출국은 미국이다. 그러나 그 미국이 서서히 중국제품에 대한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무관세율에서 25% 또는 그 이상으로 관세를 높혔다. 그리고 중국이 수출상품의 제조 자체를 못하게 하기 위해 미국의 고급기술이 들어 있는 제품은 그 기술 사용을 금해버렸다. 중국입장에서는 치명타다. 그 막강했던 화웨이가 불과 2,3년만에 망해버린 것도 바로 이 조치 때문이었다.

 

그러나 2022년 중국은 가장 큰 무역흑자를 미국으로부터 얻었다. 뭔가 이상하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혼돈을 일으키는 것 같다.

 

2022년 무역흑자가 큰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1) 많은 미국 기업들이 수십년 간 투자한 중국 공장에서 짧은 기간 동안에 중국과의 관계를 모두 끊을 수 없다는 점이다.

(2) 트럼프가 고율관세를 매겼지만 그것은 중간재였지, 미국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최종 상품 즉 휴대전화, 노트북, 게임기, 태양광 같은 제품에는 부과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인기제품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이 더 오랜 시간 집안에 머물면서 오히려 수요가 늘어났다.

(3) 비록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은 늘어났지만, 25% 관세가 붙은 반도체, 자동차 부품, 철강과 같은 중간제품의 수입은 22% 줄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미중 무역관계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4) 그간 미중 무역량은 증가하였지만 미국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6.5%로 2017년의 21.6%보다 크게 감소하였다. 같은 기간 중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비중은 20.9%에서 24.8%로 커졌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미국의 베트남산 물품 수입량은 174%, 대만산은 117%, 인도산은 76% 각각 늘었다.

 

종합하여 설명하면 미국과 중국처럼 수십년 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던 나라들은 정부 정책이 바뀐다고 하여도 급속하게 무역 패턴까지 바뀔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올바르게 경제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관심 있는 수치의 변화가 있을 때 그저 단순히 그 수치가 ‘크다, 적다’만을 보지 말고, 그 수치 변화의 원인을 깊게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같은 위치에 있는 다른 관계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투자자와 무역상들은 빠르고 그리고 지속적으로 과거처럼 중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동남아시아와 중앙아메리카 특히 인도로의 생산지 및 수입처를 다변화할 것이다. 다만 테슬러와 애플만은 상당 기간 동안 중국의 너무 넓은 내수시장 때문에 쉽게 이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은 최근 정부백서에서 중국을 공식적으로 “적국(敵國)”이라고 명기하였다. 하시라도 필요하면 수입금지 조치나 그 밖의 조치를 중국에 대해 취할 수 있다.  

무역에서는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기업운영의 안정성’이다. 시진핑 정권은 너무 크게 이런 면에서 신뢰성을 상실하는 조치를 하였다. 상품 시장으로서의 중국의 가치는 미래에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그 가치는 점점 감소할 수밖에 없다. 특히 투자시장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생산기지로서의 가치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 명백하다. 

 

다음은 중국 경제 발전의 두 번째 요인인 『외국인 투자』에 대해 말해 보겠다.

 

사실 미국 월가의 가장 큰 고민은 운용자산에 비해 투자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월가에 상존하는 문제다. 그런 측면에서 인구 14억의 중국시장은 너무나 큰 호재였다. 그래서 월가는 미국 정부를 움직여 터무니없는 가짜 재무제표를 보고 그 진위를 따지지 않고 미국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덕으로 투자자들은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에 대한 투자의 위험성이 너무 크게 부각되었다. 

 

그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중요한 사항만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예상 밖의 낮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다. 

 

중국은 2023년 5%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리청 총리는 이것도 성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 조차도 올해 성장률을 2~3%를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신규 노동력 증가분에 직장을 주기 위해서는 최소 6%의 경제성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금 현재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4%가 공식 통계다.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여기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다른 나라의 청년실업률은 그 나라 전국(全國)의 실업률이다. 너무 당연하다, 그러나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주로  『대도시』 청년실업률이다. 시골 청년들의 실업은 아예 통계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근거 없는 개인 추측이지만 중국 전국의 청년실업률은 아마 50%를 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올 6월이 지나면 1,260만명의 신규 대학 졸업자가 나온다. 그들까지 포함된다면 내년의 청년실업률이 얼마일지는 누구도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요즘 중국 명문대 졸업생들 사이에는 ‘쿵이지(孔乙己)’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쿵이지는 류신의 소설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공을기(쿵이지)는 높은 신분을 나타내는 장삼도포를 입고, 싸구려 술집에서 앉지도 못하고 서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다. 지식을 갖췄지만 가난하고 볼품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즉 대학 졸업자들이 일자리도 찾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조 섞인 표현이다. “내가 하필이면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노동 일자리도 취직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적절한 일자리도 얻지 못하는 사람(실업자)”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들은 복권을 사거나 사찰에 가서 기도하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올해 중국 복권 판매량은 무려 62%나 폭증하였다고 한다.

 

(2) 중국의 수출 감소 현상이다.

 

 코로나 펜데믹 해제 이후 중국의 수출은 8.4% 증가하였지만 수입은 오히려 7.9% 감소하였다. 즉 펜데믹 이후 수출은 제조에 의한 수출이 아니라 재고품의 수출이었다는 뜻이다. 특히 이런 수출 증가현상이 점점 감소하면서 급기야 5월달에는 –7.5% 감소하였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들을 감안하여 –1.8% 감소를 예상하였으나 오히려 그것보다 훨씬 큰 감소폭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매우 중요한 숨은 의미가 있다. 중국의 대 유럽 수출은 거의 두 자리에 가까운 수치로 감소하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출입이 제한된 러시아에 대한 수출은 급증하였다는 점이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이 급증하였음에도 중국이 마이너스 수출을 보였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3) 내·외국인 투자의 감소다. 

 

중국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매우 높은 경제성장을 하였다. 그래서 수많은 고액자산가(HNWI, 백만장자)를 탄생하였다. 여기서 고액자산가는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NIKKEI의 발표에 의하면(어떻게 이런 수치를 얻었는지는 잘 모르겠음) 중국의 백만장자는 823,800명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불름버그의 발표에 의하면  2023년 한해에만 약 13,500명의 백만장자가 중국을 떠날 것으로 추산하고, 홍콩에서도 약 1,000여명의 자산가가 떠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금융협회(IIF)의 발표에 의하면 5월 한달간 72억달러 외국인 투자 순유출이 있었고, 중국 관영기관인 중국국채등기결산책임공사(CCDC)의 발표에 의하면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외국자금이 약 1,145억 위안(약 20조원)이 순유출되었다고 한다.

 

이런 여러 기관의 통계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이런 수출 감소와 투자순유출이 2023년 중국이 코로나 팬데믹을 풀고 국내 경제의 활성화와 외국인 투자의 중요성을 적극 강조하는 시점에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수출 감소와 국내외 투자감소가 정치적 불안정과 당국의 규제강화 그리고 부동산 경기의 하락, 인구의 노령화 그리고 중국의 생산성 증가률 감소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분명히 올바른 지적이다. 특히 ① 국내정치의  불안정과 ② 당국의 규제강화는 결정적인 이유다. 그러나 본인은 이것 이외에 더욱 본원적인 문제가 중국경제에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첫째는 중국경제의 쌓이고 쌓인 문제점이 이제는 더 이상 넘길 수 없는 막다른 종점에 도달하였다는 것이다.

 

중국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은 이미 10년을 훨씬 넘었다. 그래도 중국경제는 계속 성장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경제 위기설은 괜한 기우가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기우처럼 보인대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중국의 거대 내수시장을 노린 미국 자본의 지속적인 유입이 있었고, 중국에 호감을 가진 국가들(미국 포함)의 자국시장을 개방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문제점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영양제의 공급으로 중국경제는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디리스킹)이 자유세계의 일반적인 공감을 얻었고, 특히 미국은 중국을 적국으로 명확하게 정의하였다. 

 

즉 중국 경제 활성화의 가장 큰 두 개의 원천인 ①수출과 ②외국인 자본투자가 점점 막히게 된 것이다.

 

둘째는 중국이 양적 투입 증가를 통한 경제발전이 아니라 질적 향상을 통한 경제발전을 이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제발전에는 두 가지 양상이 있다. 하나는 큰 기술이 필요 없는 상품이거나 또는 선진국이 생산하고 싶지 않은 상품을 저임금과 높은 열정 그리고 장시간의 근무를 통해 낮은 원가로 생산하여 수출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1차, 2차 경제개발5개년계획 시의 방법이다. 

중국도 이런 방법으로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임금은 이미 우리나라의 70~80%에 해당되고, 그들도 정시근무를 원하며, 정부예산의 감소로 과거와 같은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시기가 되었다. 

 

이런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값싼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품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성공하였다. 그러나 중국은 그러지 못하였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다음 두 가지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기업을 게으르게 만들었고, 같은 이유에서 자체 기술 개발을 서두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노력하여 자체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기술을 도둑질하여 빠른 카피생산으로 성장하였다. 즉 너무 많은 정부의 공짜 보조금이 기업을 나태하게 만들었고, 고급상품의 개발 보다는 값싼 제품의 양산(量産)에 노력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의 전기자동차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전기차가 많은 나라다. 그러나 2023년부터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완전 중단되었다. 그러자 400~500개의 자동차 회사가 순식간에 70여개로 줄었고, 곧 5개 이내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 5개의 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을 가져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전기자동차 회사는 BYD다. 그러나 BYD의 품질은 차문을 열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자동차의 주행거리도 200~300km 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싼 맛에 샀다. 그러나 지금은 절대 싸지 않다. 테슬러는 발 빠르게 중국 내 전기차 판매가를 덤핑 수준을 조금 넘는 가격으로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BYD의 판매가격과 소비자들이 주저할 만큼의 차이가 없다. 

 

그리고 중국 전기차는 고장도 많다. 자동차를 고치려는 행렬이 거의 ‘수 km’이고, 그것도 현존하는 5개사 이외 자동차를 산 사람은 A/S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면 과연 중국인들이 중국제 자동차를 살까? 아무리 국뽕에 사로잡힌 중국인 일지라도 자기 이익에 관계된다면 중국제 전기차를 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중국정부는 불평등하게도 자국 전기차에게만 보조금을 주었었다. 현대 등에는 지급하지 않았었다. 지금 유럽에서 부동의 전기차 1위는 테슬러가 아닌 현대자동차다. 그간 현대차는 중국공장의 일부를 폐쇄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조만간 중국에서 현대차 특히 전기차의 판매는 급속히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는 중국경제발전의 두개 축 중에 하나인 외국인 투자가 순유출로 돌아섰다. 

 

이것은 중국입장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중국인 투자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 순유출로 돌아섰다. 투자의 감소는 단순히 투자금의 감소를 뜻하지 않는다. 투자금은 반드시 고급기술이 동반되어 오고, 중국을 대신하여 로비활동을 해줄 사람들이 함께 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중국의 동앗줄이 점점 가늘어지고 있다. 

 

이제 중국은 홀로 서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중국의 섣부른 굴기가, 중국의 섣부른 패권경쟁이, 중국의 섣부른 기축통화 전쟁이, 그리고 중국의 섣부른 싸우는 늑대외교(전랑외교)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중국이 이를 극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는 시진핑의 존재다. 

 

사실 지금까지 열거한 대부분 원인의 기저에는 시진핑이 존재한다. 시진핑의 권한은 현재 거의 절대적이다. 과거 모택동에 버금간다. 그러면 그런 그가 앞으로도 건재할까? 상당수의 사람들이 경제의 난항, 젊은이들의 높은 실업률 또는 그밖의 이유로 시진핑의 정권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가까운 장래에 전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은 황제의 폭정에 너무 익숙한 나라다. 청나라 말엽 서태후의 엄청난 폭정, 악정, 실정에도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가만히 있었다. 이런 인내의 역사가 5천년 동안 지속되었다. 중국인들이 중국공산당 정부에 전면적인 반기를 든다는 것을 나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중국인들의 인내 기질 이외에, 시진핑은 전 인민을 꼼짝 못하게 감시할 수 있는 ①전자기술이 있다. 중국에는 14억 인구에 7억대의 감시 카메라가 있다. 인구 두명 당 한대다. 그리고 상당수의 카메라에는 안면인식 기능이 있다. 즉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디를 향하고 있고, 누구와 함께 있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②전자화폐다. 중국에서는 현금이 거의 통용되지 않는다. 모든 거래가 전자화폐로, 코인으로 또는 QR 시스템으로 처리된다. 외국인들도 몇 일 이상 중국에서 살기 위해서는 QR코드를 받아야 할 정도다.

 

전자화폐의 통용은 상상 이상의 감시효과가 있다. 사람들이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돈이 따라가야 한다. 그러나 현금 화폐는 꼬리표가 없다. 언제, 누가, 무슨 목적으로 그 돈을 사용했는지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화폐가 전자적으로 움직일 때는 꼬리표가 붙는다. 누가 언제 무엇을 하려고 돈을 사용했는지를 실시간으로 정부는 감시할 수 있다.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정부에 반(反)하는 행위를 할 수 있겠는가? 그 막강한 장쩌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중국을 방문하고 온 어느 외국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아니 어떻게 이처럼 사생활이 침해되는 환경에서 살 수 있습니까?” 라고 묻자, 상대 중국인의 답변은 너무 태연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무슨 불편함이 있나요?” 

이것이 중국이다. 

 

중국에 경도되어 있는 일부 사람들에게 정말 말해주고 싶다. 중국은 자유주의 세계에서만 살아 온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나라가 절대 아니라고.  

 

다섯째는 중국과 러시아는 최고지도자의 선출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은 간접선거이고, 러시아는 직접 선거다. 시진핑의 중국과 푸틴의 러시아가 다른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이제 결론을 말하겠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낭만적인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마음먹고 우리나라를 어렵게 만들려면 아주 간단하다.  반도체의 예를 들어 보자. 지금 중국과 러시아에게 하는 것처럼 미국의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네델란드의 ASML에게 삼성과 SK하이닉스에 노광장비의 수출을 하지 못하게 하며, 자유주의 국가에 수출을 못하게 했다고 하자. 물론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그 자리에서 정지될 수밖에 없다. 중국에 수출을 더하고, 못하는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차원이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선택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굳건하게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편만을 들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우리는 현재 상황의 밑에 깔려있는 진실을 명확히 이해하고, 중국과 미국을 대하라는 것이다. 몇일 전 주한 중국대사가 우리에게 “확실한 위치를 택하라.”고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위협이라고 한다. 물론 위협이다. 그러나 그것은 위협이지만, 역(逆)으로 생각해 보면 『중국의 다급한 심정』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하이테크놀로지의 유일한 수급창구는 우리밖에 없다. 대만은 중국의 ‘노골적’인 침략 의지의 표현으로 중국과는 깊은 선을 그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지금 중국이 손을 잡을 수 있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독일 정도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대한 위협은 그들 입장에서는 너무 쉽게 잘 먹혔다. 기분 나쁘지만 만만한 존재로 보였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정말 안타깝다.

 

또한 다음 중국대사는 더욱 고약한 사람이라는 풍문이 있다. 필요 이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순하게 대하면 된다. 오라면 가서 만나면 된다. 웃으면서 만나면 된다. 그러나 굽신거릴 필요는 전혀 없다. 성낼 필요도 없다. 친근하게 특별히 대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저 외교관으로서의 예의로 대하면 된다. 무리한 요구를 할 때는 그저 조용히 웃기만 해라. 따를 필요는 전혀 없다. 죄송해 하는 자세, 송구해 하는 자세는 제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쉬운 입장은 중국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래에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중국인들의 잘못된 중화사상은 ‘엎드리는 사람을 더욱 짓밟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반복해서 여러 글에서 말했지만 중국은 점점 과거 『竹(죽)의 장막』시절로 돌아갈 것이다. 중국을 두려워하지 말라. 

 

가장 두려워해야 할 일은 우리가 경쟁력을 잃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보다 지속적으로 잘 할 때 우리가 두려워 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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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6월18일 22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06월26일 11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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