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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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불견(꼴不見)과 집권여당, 그리고 돈 쓰는 재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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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30일 21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7월02일 11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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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불견(不見)이다. ‘하는 짓이나 겉모습이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우습고 거슬린다’는 뜻이다. 어안이 벙벙하다. 어안이란 ‘어이가 없어 말을 못하고 있는 혀 안’을 뜻한다는 것이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다.

 

총선 압승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는 오만과 독선이 요즈음 하늘을 찌른다. 상임위원장 싹쓸이를 한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35조 5천억 원 규모의 금년도 3차 추경안의 상임위 심의를 모두 마치고, 예결위에 넘겼다.그것도 3조1천억 원을 늘려서 말이다. 7월 4일까지인 6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본회의를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불과 1주일이다.

 

국회가 국민세금을 쓰는 예산을 ‘심의’하는 것인지, 대통령 관심사항을 해결해주는 해결사로 나선 것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이번 추경은 ‘단일 규모로는 사상최대’라고 정부가 자랑스럽게 얘기했던 것 아닌가? 문재인 정부는 이미 ‘빚내서 돈 쓰는데’ 이골이 난지 오래지만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이를 방조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현실이다. 

 

 집권여당이 얼마나 오만하고 독선적인가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 마디가 대변해 준다.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미래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법 개정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구성 등에서 야당의 참여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것 때문에 발목이 잡힌다면 ‘법을 고쳐’ 야당을 배제하고, 여당 단독으로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얘기 아닌가.

 

총선 승리를 빌미로 국민들이 “마음대로 하라”고 위임해줬다는 것이 그동안의 궤변이었다. “미래통합당이 국민의 뜻을 받들지 않고 있다”는 비난까지 퍼부었던 여당이고 보면, 이제는 법도 마음대로 고치고, 야당은 무시한 채 모든 것을 정권 마음대로 속전속결로 끝내겠다는 독선(獨善)이 극에 다다른 느낌이다.

 

전권을 위임 받았다 하면서도 ‘국민 팔이’는 여전하다. 그만했으면 좋으련만.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싹쓸이’ 국회를 마치고 나올 때의 모습이 ‘개선장군’처럼 당당했다. 다음 날인 30일에는 6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바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산적한 비상시기에 국회가 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렇게 강조했다.

과연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지, 아니면 ‘우리 편’(집권세력)을 위해 할 일이 많은 지 잘 모르겠다.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한 것은 맞지만, 이렇게까지 마음대로 하라고 위임한 것인가? 지난 21대 총선의 지역구 득표율은 더불어민주당 49.91%, 미래통합당 41.45%다. 40%가 넘는 국민들은 야당을 지지했다. 뒤집어 얘기하면 여당에 반대했다. 41.45%의 국민은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가?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들로 치부해도 좋을 만큼 별 볼일 없는 소수인가? 갈수록 태산이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여당 지도부의 다짐이다. 독식하고 독주하는 것, ‘묻지마 추경’으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이 일하는 모습인가? 정말 추경이 몇 일을 다투는 식으로 그렇게 시급한 것인가? 더구나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면서 1주일만에 해치워야 할 사안인가?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고 자부하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지도층 아닌가? 민주주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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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30일 21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7월02일 11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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