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먼 나라, 이웃 나라 : 떠오르는 태양 베트남 경제와 한국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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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1월04일 17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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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태 의원의 다낭 외유성 출장 의혹에서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의 베트남 여성 발언, 그리고 베트남 민간 외교관 박항서 감독 까지 베트남은 꽤나 우리와 가까운 나라다. 이 글은 지금 ‘폭풍을 만났을 때 어선들의 피난처‘란 뜻의 배트남 해변 휴양도시 무이네에서 쓰고 있다. 대학 졸업 전 마지막 피난처란 다짐으로 이곳에 왔다. 국가미래연구원의 일일 특파원이 된 느낌으로 이곳에서의 단상을 정리해보려 한다. 

 

오토바이와 물가

 

인천공항에서 영하 10도의 대기를 뚫고 출발한 항공기는 영상 30도 호치민에 도착했다. 베트남 사회통합의 주역인 인물 호치민의 이름을 땄다. 하지만 이는 베트남 통일 이후 붙여진 이름이고 베트남 국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도시의 이름은 그 유명한 사이공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사용하는 모든 지폐에 호치민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국민들의 호치민 사랑, 정부의 호치민 우상화 계획은 성공적인 듯 하다.

 택시를 타고 호치민 여행자거리인 데탐거리로 이동하는데 도로로 진출하자마자 눈에 들어 온건 한국의 극장기업 CGV였다. 공항 앞 대형 빌딩 앞에 CGV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알고보니 CGV는 베트남 영화 시장 배급의 60%를 차지하는 기업이었고 2018년 한 해 동안 천만명이상의 베트남 시민이 CGV를 통해 영화를 봤다고 한다. 

 택시기사는 계속 클락션을 눌러댔다. 클락션 소리는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다른게 없는데 경적을 받아들이는 운전자에 태도는 사뭇 다르다. 한국은 단지 빨리 가라고 하는 무(無)여유의 기능이 대다수라면 베트남의 경적은 큰 차가 가고 있으니 도로 가장자리에 붙어서 다니라는 경고성의 기능이었다. 모두가 빠짐없이 헬멧을 쓰고 매연에 살짝 찡그리며 오토바이를 몰았다. 거리에 주차된 오토바이도 수산물 시장에 새우가 스티로폼 위에 정연히 누워있는 것을 연상시키게 했다. 

 왜 이렇게 오토바이가 많을까? 베트남은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모터사이클 시장이다. 심지어 오토바이 전용 그랩(Grab)이 있다. 알고 보니 베트남 정부는 자동차에 대해 높은 세금을 매기고 있다고 한다. 공공 대중교통의 체계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점도 전국민적 오토바이 이용에 한 몫하고 있는 듯했다. 

 베트남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가장 큰 이유는 치명적이게 낮은 물가 덕분이다. 호치민 여행자 거리에서 파는 양지 쌀국수의 가격은 3만동에서 5만동 사이, 한국 돈으로 천 오백원에서 이천 오백원 사이다.  

 내가 지낸 베트남의 해변 휴양도시 무이네는 러시아인들이 집단으로 머무는 도시다. 길게 형성된 무이네 거리에 러시아 간판을 단 매점에서 러시아 보드카와 러시아 대중음악을 튼다. 여행 첫날 새벽에 무이네에 도착해 찾은 음식점에는 이미 보드카에 취한 러시아인들이 파첸카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고 있었다. 추운 겨울을 피해 러시아 인들이 몇 달씩 무이네에서 겨울을 보낸다고 한다. 그렇기에 카이트 서핑 같은 숙련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레저가 발달해 있다. 1인당 평균소득이 최상위권이 아닌 러시아 사람들이 무이네에서 몇 달 씩 눌러앉을 수 있는 이유는 낮은 물가 덕분이다. 

 

경제성장과 불평등

 

 하루는 무이네 유명 먹자골목 동부이 푸트코트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식탁으로 앳돼 보이는 소년 하나가 다가왔다. 그는 봉지를 내밀었다. 봉지 안에는 삶은 메추리알이 있었다. 이전까지 잡상인들의 조잡한 공산품 판매를 거절했었지만 단 돈(만동)에 메추리알을 구매했다. 꽤나 장사를 잘하는 소년이었다. 다른 테이블에서도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표정으로 메추리알을 팔고 만동을 손에 쥐었다. 베트남 메추리알이나 한국 메추리알이나 온전히 까먹는 건 힘들었지만 소년이 그 나이에 까먹는 시간은 누가 보상할 수나 있는 것일까? 누구는 그곳에서 새우에 맥주를 마시고 누구는 자기 몸집만한 플라스틱 바구니에 메추리알을 가득 담아 팔았다. 베트남 정부가 추구하고 실현하고 있는 경제 성장의 비젼에 이 소년이 있었으면 좋겠다. 

 

떠오르는 태양 베트남

 

 1억의 내수시장, 저임금 노동력, 정부의 개혁 개방 의지를 갖춘 베트남은 전후 최빈국에서 주인국 대열에 들어가지 위해 외자를 유치하고 있다. 2018년 베트남 경제성장률이 7.08%로 2008년 이후로 정점을 찍ᄋᅠᆻ다. 한국도 이런 상황을 적절히 선택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 CJ, 금융기업, 롯데, 효성 굴지의 한국 대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에 베트남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 동해에서 매일같이 붉게 타오르는 태양처럼 베트남 경제도 타오르고 있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난에 벗어나는 것이다. 한국도 과거에 겪었던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고통과 희생이 있었다. 지금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기업과 혹은 앞으로 진출하려할 베트남 기업과 교민들이 베트남에 좀 더 건실한 시장경제와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해주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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