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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교육 의무화, 바른 교육이 필요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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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4월17일 10시33분
  • 최종수정 2017년04월14일 17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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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대두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코딩 교육’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각 국의 전문가들 및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컴퓨터 코딩 및 사고력에 있다고 한다. 주요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정규과정에 코딩 교육을 포함시켰다. 이스라엘의 경우는 1994년부터 시작했으며, 영국은 2014년부터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발맞추어 2018년부터 초·중학교에서 SW교육이 단계적으로 필수화되도록 하였다. 그러나 2016년 9월까지만 하더라도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코딩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학부모는 별로 없다. 가장 큰 문제로 ‘SW 교육 인력’이 부족한 점을 그들은 짚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 인력을 위해 2018년까지 전체 초등교사 중 30%에 해당하는 6만 명의 교사와 중등 ‘정보·컴퓨터’ 담당 교사 전체를 연수한다고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실과’과목에서 SW교육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추가 교원 확보는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딩 교육은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다. 기존의 교사가 단기 연수를 통해 교수법을 습득하여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코딩 교육, 사교육에 불을 지피는가]

 올해 입시부터 ‘SW 중심대학’으로 선정된 전국 14개 대학에서는 SW실력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특기자 전형이 도입된다. 18년 입시에서 선발인원은 총 304명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19년까지 SW 특기자 전형의 전체 정원을 438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자식을 학교에 보낸 엄마들 사이에서는 ‘코딩 교습’에 대한 입소문이 단연 화두다. 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15년도부터 코딩에 관한 문의 글이 올라오는 등 관심이 뜨겁다. 강남 소재의 컴퓨터 학원 등에서는 초·중학생들이 교재에 C언어로 문제를 푸는 모습들이 보인다. 이미 코딩 대회로 입상을 하거나, 이를 토대로 입시와 취업까지 내다보는 학생들도 있다.

 SW교육의 의의는 교육부에서도 언급했듯이, 코딩 기술 습득이 아니라 SW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여 컴퓨팅사고력과 논리력을 길러 이를 토대로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이러한 공교육의 방침이 있다 보니, 기존의 교사인력 부족과 맞물려 이 수준을 만족시킬 전문 교사를 사교육에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와 영국. 코딩 교육의 모범]

 핀란드는 모바일 게임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는 ‘앵그리 버드’, ‘클래시 오브 클랜’을 개발한 나라로 유명하다. 핀란드는 초·중등 분야에서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핀란드의 코딩 교육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KOODI2016이라는 이름의 국가 프로젝트로 소개되는 이 과정에서는 의무교육과정을 3개의 Grade로 나눠서 진행한다. 

 

 ‘1-2 Grade’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프로그래밍이 명령어를 컴퓨터에 전달하는 것임을 이해하고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붙이도록 한다. ‘3-6 Grade’의 학생들은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여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연습을 한다. 이 시기에 사용하는 언어는 주로 시각화된 프로그래밍 언어로, 복잡한 명령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블록’모양의 명령어를 나열하고 조합하여 프로그래밍 기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7-9 Grade’의 학생들부터 본격적으로 텍스트 기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학습한다. 동기를 자연스레 유발할 수 있는 좋은 과정의 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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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코딩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Scratch>

  영국의 초등학생들도 앱 만들기 교육과정을 수강한다. 이 과정은 6단계로 나뉜다. ‘기획 - 프로젝트 관리(역할분담) - 시장 조사 및 차별화 - 앱 디자인 – 프로그래밍 - 마케팅 방법’이 그 순서다. 각 단계에서는 학우들 간에 토론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다. 만든 앱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 사회에서의 필요성 및 기여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1) 단순하게 코딩은 ‘언어를 익혀 프로그램을 짜내는’ 기구가 아니도록, 사고하는 과정을 잡아주는 것이다.​

 

[한국의 빨리빨리, 코딩에서도?]

 한국은 IT강국으로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공동주택의 비중이 높다 보니 통신 산업에서 좋은 여건을 제공할 수 있었다. 또한, KT 외에 하나로 통신을 기간통신사업자로 선정하여 경쟁을 도입한 점도 있다.그리고 가장 빠른 인터넷을 가지고 있으며 최첨단 휴대폰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중 단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높은 교육열이다.

 

학부모들이 코딩 교육의 필요성과 구체적 커리큘럼을 충분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칫 맹목적인 사교육 과열이 생길 수 있다. 코딩이 정규교육과정에 새로 도입되는 만큼 SW교육에 익숙하지 않은 학부모의 세대들에게 교육방침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

 

 핀란드나 영국의 경우 교사들은 SW교육에 대해 준비가 부족하다고 한다.2)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연수과정 외에도 추가적으로 코딩 교육의 의의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체계적인 부가교육이 필요하다. SW교육에 대한 준비에 ‘인식 전환’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강남 ‘Play Coding Academy’의 심중원 대표는 “코딩은 기술로 끝내서는 안 된다. 코딩은 사고할 수 있는 습관, 이 습관이 좋은 학습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졸이나 학력이 없더라도 코딩을 잘할 수 있다. 그러나 코딩에서의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문제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방식을 탈피하고, 답을 찾아가는 방법론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며  ‘왜 그런 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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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캐릭터로 컨텐츠를 가진 PCA의 교재 예시>

 

 이어 "지금 많은 학원가에서 주입식으로 교육되는 방식으로는 결과적으로 직접 프로그램을 구상하기 어렵다. '큰 그림'을 그리는 연습. 즉, 아키텍처를 그릴 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전문가들은 IT용어에 대해 IT용어로 설명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비유법과 연상 법을 통해 IT용어나 알고리즘에 관한 방법론을 쉽게 설명해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인의 특성을 묘사하는 대표적인 단어 중 ‘빨리빨리’가 있다. 우리는 늘 빠르고 민첩하게 행동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 무조건 빠르다고 좋지 않음을 기억하며 빠름보다는 바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1) 『영국 초등생의 코딩 교육이 무서운 이유』, 중앙일보​

2) 『Koodi2016-ensiapua ohjelmoinnin opettamiseen peruskoulussa』, Koodi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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