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운젠아마쿠사 국립공원 트래킹을 하며 느낀 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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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6월03일 16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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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현에 있는 운젠아마쿠사 국립공원 트래킹을 다녀왔다. 1934년 세토내해 국립공원, 기리시마 긴코완 국립공원과 함께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 당시에는 시마바라 반도만 해당되어 그 명칭도 운젠 국립공원이었다. 이후 1956년 아마쿠사 제도를 추가하며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6시간 이상 트래킹하며 관찰해 보니 신기하게도 계단, 안전철책, 화장실 등의 인공 구조물이 거의 없었다. 정상부근에 짧은 케이블카가 있고, 화산 증기가 뿜는 지역을 관광하게 개발해 놓은 정도이다. 그 외의 트래킹 경로에는 화산 지대이다 보니 돌이 쓸려 내려오거나, 화산 활동의 징후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길을 폐쇄하는 정도이다. 걷는 내내 길이 크고 작은 돌로 잘 정비되어 있고 돌에 이끼가 끼고 틈틈이 풀이 자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느끼게 했다. 그렇게 오래된 최초의 국립공원 임에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지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너무 대조적이다. 모든 산의 등산로에 인공 목재 데크로 길과 계단을 만들고, 철책을 설치하고 그 것도 모자라 수입한 야자매트를 깔고 있다.

자연보호 목적이라 하겠지만 천편일률적으로 자연의 모습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 산은 산다워야 한다. 자기 발로 산을 오르지 못 할 사람들을 위해서는 중산간까지 도로를 만들고 산정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산을 관리하고 즐기는 방식이다.

 

군국주의 국가가 아닌 자유 민주국가에서 국민을 교육한다는 표현을 쓸 수 없지만 지도자의 메시지, 제도, 행정, 법의 운영이 국민의 정신, 의식을 이끌어 가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케네디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미국민과 세계시민이 조국과 미국에 요구하기 전에 조국을 위해 또 인류의 자유를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군국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던 박정희 대통령은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통해 근면〮자조〮협동을 강조했으며, 국민교육헌장을 선포하고, 가정의례준칙까지 정하면서 국민을 계도하려 했다. 누구 말대로 방향은 옳았다 할 수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국가에 대한 의존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민생을 챙긴다며 국가가 적정함의 판단없이 너무 많은 걸 해결하려 들고 있다. 이번 운젠국립공원 트래킹을 통해 느끼는 것이 개인들이 스스로 안전을 챙기고 청결과 환경을 지키도록 유도되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에 너무 많은 인공구조물을 설치하며 의존적인 국민을 만드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야당에서 통과 시키고자 하는 양곡관리법, 농안법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전량 수매토록 하며, 가격 기준가 이하로 하락하면 정부가 차액을 보전하는 제도이다. 이런 제도는 시장을 교란 할 뿐 만 아니라 자기 책임하에 농사를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생산해 놓고 모든 책임을 정부에 떠 넘기는 꼴이 된다. 각자의 판단보다 보장이 약한 품목의 생산은 피하고 보장이 높은 품목의 생산에 매달리게 되어 농업의 기반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작물을 재배하는 것뿐 아니라 농수산물 시장을 예측하는 것도 중요한 각자의 능력인 것이다.

 

재난, 재해, 사고, 사기, 가격변동 등등 적정한 범위도 없이 국가가 해결하라 하고, 또 해결하겠다고 나서니 자조(自助)가 아니라 의타(依他)적인 문화가 정착되고 있어 안타깝다.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생존수영(生存水泳)을 가르친다고 해 잘된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과 심성을 길러야 한다. 모든 것을 국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자신은 물론 주위의 환경, 청결, 안전을 지키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런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지도자 노릇을 제대로 해야 한다.

 

자신을 지키면서 남을 돕는 사회가 선진 사회인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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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6월03일 16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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