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61> 갓 쓴 양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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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10월30일 16시43분
  • 최종수정 2024년09월17일 10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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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칸 모옥에 끼니 이을 곡석 한 됫박도 읎이 

늘 배곯코 사는 처자석을 냉게두고 

보리쌀 한됫빡이라도 구해볼까,

밤새 하얗게 서리 내린 고샅을 나섭니다.

 

짚새기에 찌그러진 갓 쓰고…,

비록 헐렁한 홑껍떼기 두루마길 걸쳤어도…,

엇험~!, 

양반은 양반입니다.

 

수중에 지닌 돈 한푼 없고 

허기진 뱃속에서는 

쪼르륵 소리가 나도…,

 

그래도 허리며 목을 쉭이는 뱁이 읎이 꼿꼿히 세우고

쩌만치 먼 곳에 시선을 두고 

큰기침으로 배고픔과 추위를 떨쿱니다.

 

엣헴~~! 

거~ 날씨 한분 씨원~허다~!

엣헴~! 

 

그래도 옛날 선비들은 지조가 있었습니다.

비록 찢어지게 가난해서 처자석하나 건사 못하고…,

삼시 시때 못묵고 못살아도 

도(道)를 벗어나 비겁하게 재물을 탐허지 않았습니다.

 

거짓뿌렁 눈속임으로 

잘 묵고 잘 사는 졸부들 보담은…,

차라리 못묵고 못사는 선비가 되고 잡습니다.

 

그 시절 그 선비가 그립습니다.

비록 가난해도 하늘 우러러 부꾸롭쟎은 선비가 

졸부들보담 더 부럽습니다.


★ 옛선비가 보고픈 …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 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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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9월17일 10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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