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맑의 동심(童心)여행’-현영표의 그림 에세이 <52> 둠벙 물푸기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철모처럼 머리에 쓰고 ,
오릿길 논 가운데 둠벙을 찾아갑니다….
해마당 칭구들과 심을 합쳐 자그마한 둠벙물을 퍼내고
미꾸라지를 잡던 곳입니다.
잔챙이는 도로 넣어주고 씨알이 굵은 넘으로 반 바가지 썩만 잡아와도,
평소 칭찬에 인색하시던 근엄하신 울 아부지...
오늘 저녁은 시래기에 마늘, 풋꼬추 갈아 넣은
얼큰흐고 기름진 추어탕 국물을 큰 숟구락으로 거푸 떠자시드니,
"앗따 임자~추어탕 한번 맛나게 잘 끼랬네 ~!"
엄한 아부지 이 한마디에
이마에 땀방울 맺힌 엄니랑 마주보고 웃으믄,
기분이 하늘을 날아갑니다….
그랑께 그 시절엔 집집마다 하로 세끼 묵고 살기가 하나같이 궁색했어도
너른 논 가운덴 밤톨만한 논고둥이,
실개천엔 살찐 붕어와 송사리 피래미떼가 지천으로 뛰어놀았고,
여름 막바지 가을 문턱 즈음
물풀 우거진 논가운데 짝은 둠벙엔
통통하게 살찐 미꾸라지가 잡아도 또 잡아도 넉넉흐게 살았드랬었지요~!
★ 둥범 없어진 논바닥 ·· 맑맑
<ifsPOST>
※ 현영표 에세이스트는 월출산 자락 전남 영암 출신으로 ‘맑맑’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맑맑’은 “맑은 물 맑은 삶”. 그림에 덧붙인 글은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라도 우리 탯말로 작성된 것으로 맞춤법과 상관 없이 작가의 체취를 살려 그대로 옮겨 싣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편집자>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