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AI 전쟁, 글로벌 생태계 내에서 역할 찾아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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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3월0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25일 18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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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쟁이다. 반도체, AI, 플랫폼 등 소리 없는 전쟁이다. 게다가 미국 주도로 국가의 벽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국내 AI 산업 진흥방안이 발표되었다. 국가 AI컴퓨팅센터에 GPU18000장(1조원 정도로 추정) 확보를 지원하고,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 유치 위한 연구비도 제공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AI 인재 육성, 원천기술 확보에 1조원, AI 투자에 세제 지원 등이 포함되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과 AI 활용과 산업화에 세계 1등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챌린지를 통해 5개사를 선정해 오픈 AI, 딥시크 추격조도 꾸린다고 한다.

 

수조 원의 투자를 포함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이 제시된 듯 하다. 늦게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현재의 위치와 현실적인 제약 조건에 대한 고려 없이 추격한다면서 1등 2등이 해 온 길을 따라 가겠다는 것이다. 이미 앞서가고 있는 나라 조차 1000조원 가까운 투자를 하고 있는데 1~2조원의 투자로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인가.

 

GPU 확보만 해도 내년까지 18,000장을 한다는데, 이것도 불확실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이미 메타 만 해도 35만장, xAI가 10만장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개발되어 있는 수준, 기존 인프라 규모, 향후 투자 계획, 확보하고 있는 인재 등에서 비교도 안 될 정도인데 어떻게 추격한다는 것인 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세계 최고, 세계 1등을 함부로 언급하지 않으면 좋겠다. 열악한 자본, 시장, 인재를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세게 1등을 하려면 남이 하지 않는 걸 남보다 먼저 시작해야 한다.

 

우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맞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우리 정보통신 역사에는 중대형컴퓨터, 이동통신기술, OS 등 우리 고유 모델 개발한다며 돈과 시간을 낭비한 사례가 많다. 이세돌이 알파고한테 패하고 나서 그 다음 주에 수백억 원을 출연해 만들어진 인공지능연구소는 무얼 달성했는지 모르겠다. 국가의 정책을 수립할 때 전문가들이 위정자들에게 개인이나 조직의 입장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보고 똑바로 인도해야 한다. 도전은 필요하지만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 지 더 세밀하게 판단해 자원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세계 1등’ 목표로 포장된 국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들은 그 안에서 일(연구)을 할 수 있고 돈을 쓸 수 있으니 더 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국가로서는 달성 가능한 가치 있는 목표에 매달려야 한다. 

넷플릭스가 좋은 모델이라고 해서 국내용 플랫폼을 만드는 것 만이 답이 아니다. 모든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글로벌 생태계 내에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야 한다. 넷플릭스 위에서 오징어게임을 성공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번 AI 산업 진흥 방안으로 인프라 구축이나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AI위원회는 AI를 활용해 국가의 각 분야를 개조할 구체적 로드맵을 밝혀야 한다. 단순히 예산 얼마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도 국가 개조 작업에 동조하고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현재의 정치 환경으로는 기술 개발을 아무리 얘기해도 제도적 뒷받침 없이 희망을 갖기 어렵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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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3월0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25일 18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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