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이야기 <118>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전기자동차가 정말 친환경적일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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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25년04월08일 15시48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14일 12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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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것에도 유행이 있나보다. 70년대 80년대에는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타인의 방’ ‘바보들의 행진’, 마광수의 괴이한 행동들이 매우 큰 화제가 되었었다. 얼마 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씨의 책 만큼이나 당시에는 매우 큰 화제거리였다. 지금 생각하면 큰 의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당시에는 큰 논란과 찬반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그 때 고등학교를 다니던 우리들에게 조용한 사고의 혁명을 가져온 책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중국 수필가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林語堂, 生活의 發見)’ 이라는 책이었다. 당시 우리 고등학교 동기들 사이에서 매우 유행한 책이었다. 그 책에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라는 챕터가 있었다. 부정확한 내 기억으로는 “내가 익숙하지 못한 당황스런 일이 주위에서 일어났을 때 이렇게, 이렇게 생각하는 순서를 따라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1. 사고의 틀(Frame) 또는 순서가 존재할까?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겠지만, 나는 비교적 임어당 선생의 말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나만의 생각하는 방식이 있다. 그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리 대단한 것은 물론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따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1) 첫째는 '합리적' 의심이다.
“정말 그럴까?”하는 자연스런 질문이다. 즉 그 사람이 주장하는 효과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는 것이다. ‘그럴 것 같다.’라고, 쉽게 짐작되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나 아니면 “뭔가 아닌데?”라고 의심해 보는 것이다.
(2) 다음은 결론을 얻는데 필요한 요소가 '종합적'인가 생각해 본다.
선뜻 동의가 안되는 많은 경우에 대부분은 “애이, 그게 전부가 아니잖아.”라는 말이 우리 입에서 금방 나온다. 바로 그것을 말한다. 다른 더 큰 요소도 분명있는데, 그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지엽적인 요소 하나, 둘만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주장들은 금방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진다.
(3) 셋째는 “정말 그 정도의 효과가 있어?”라는 질문이다.
건강보조 식품 광고를 보면, 이 세상에는 치료 못하는 질병이 없을 것 같다. 특히 지금 눈 앞에 있는 약(藥) 또는 기구를 사용하면, ‘100세 건강’은 금방이다. 그러나 그런 묘약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면서도, 그 순간에는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래서 구입한적이 있다. 후회하는데는 한시간도 걸리지 않았지만...
(4) 넷째는 ‘얼마나 지속될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께서 통상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우리들이 또는 주위 사람들이 무슨 일을하겠다고 하면, “애이그, 몇 조금이나 가겠다고... 쯧쯧” 하셨다. 요즘 조금 멋있는 말로 표현하면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아마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을 우리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할려고 굳게 마음을 먹었지만, 3일을 못하고 그만 둔다는 말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운동이 전형적인 예이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 마누라의 잔소리는 점점 더 위용을 자랑한다.
(5) 끝으로 “그 방법 이외의 다른 방법(대안)은 없어?”라고 묻는 것이다.
우리 옛 속담에 “서울로 가는 길은 여러가지다.”라는 말이 있다. 즉 목적은 같지만 그 것을 이루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여자분들이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서 여러 옷을 입는 것을 볼 때 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또한 사막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동식물들의 다양한 생존방법이 있는 것을 보고도 이런 생각을 자주하였다. “그래 하나는 없어. 여러 방법이 있는거야. 그 중에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할 뿐이야.”
여기까지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 그럴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것이다. 신기할 것도 별로 없다. 그러나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른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설명한 생각의 '틀(Frame)'을 하나의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겠다. 나는 테슬라 전기 자동차가 매우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2. 전기자동차가 정말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인가?
나의 이런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좀 당황해 하리라고 본다. 왜냐하면 ‘전기자동차’하면 그것이 바로 대표적인 환경 친화적인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분석해 보면 생각이 변할 수 있다.
전 세계에 지금 트럼프 만큼이나 유명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일론 머스크’다. 10살 때 비데오 게임 개발, 패이팔(Pay Pal) 개발,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선 스페이스 X 개발, 화성으로의 이주, 솔라시티, 초고속열차 하이퍼 루프, 인공지능 오픈 AI, 뉴럴링크 등 신기술 분야에서 그의 이름이 빠진 데는 거의 없다. 정말 같은 남자 간에 기(氣)를 죽이는 사람이다. 더욱이 요새는 트럼프와 짝이 되어 정부효율화부서(DOGE)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들고 나온 것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역시 전기자동차 테슬러(Tesla)다. 자동차는 “휘발유로 가는 것 아닌가?” 이런 당연한 생각에 테클을 건 것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정말 획기적이지 못해 자동차 200년 역사에 태풍같은 사고였다. 그러나 개발은 그렇게 쉽지 않아, '뻥, 머스크!'라는 별명도 한 때 얻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주위에서 테슬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1) 그럼 정말 환경친화적인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휘발유를 태우면 수 많은 유해물질이 나온다.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질소 화합물, 타르 등등 수백가지가 나온다니 우리 일반인들은 그저 듣고 겁이 날 뿐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자동차 뒤를 딸아다니면서 배기가스를 일부러 들이 마셨었는데.’ 크크...
그런데 전기자동차는 모타를 전기로 돌려 추진력을 얻는다. 아예 휘발유를 태우는 엔진 자체가 없다. 그리고 전기모타는 98% 이상의 효율성을 갖는다. 휘발유 엔진은 25% 정도의 엔진 효율성을 갖는다. “오 예! 전기자동차 정말 환경 친화적인 것 맞네.”
(2) 그러면 전기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지?
그러면 전기자동차를 '종합적'으로 관찰할 때도 환경친화적이라고 쉽게 말 할 수 있을까? 전기자동차는 달리는 순간만을 고려하면, 분명히 환경친화적이다. 98%의 효율성과 25%의 효율성은 비교가 안되는 수치다. 게다가 방출 유해가스도 없다. 그러나 꼭 그럴까?
전기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환경친화적인 수력, 태양광, 풍력, 조력, 지열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충분한 바람과 햇볕을 가지고 있을까? 비가 오면 어쩌지? 바람이 안불 때도 있잖아. 땅값도 비싼데... 즉 청정에너지는 지속적인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 더욱이 태양전지로 땅이나 호수를 덭어 버리면 그 밑의 생물들은 어떻게 될까?
“어, 정말 그런 문제가 있네.”
(3) 친환경 에너지가 믿을만한가?
필요 전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기저전력이라고 하여, 항상 필요한 전력이다. 대충 수요 전력의 80% 정도다. 공장을 돌리는데 필요한 전력, 집에서라면 냉장고를 돌리는데 드는 전기 등이다. 나머지 20% 정도(사실은 10%를 약간 상회함)는 변동수요 전력이다. 공장에서 추가 설비를 잠깐 운전한다든가, 집에서라면 너무 더워 에어컨을 켜는 경우와 같다.
그런데 그 때 바람이 불지 않았다. 구름이 끼어 햇빛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메스콤에서 이런 방송이 나왔다. “국민 여러분, 지금 바람이 불지 않아, 그리고 하늘에는 구름이 끼어 발전을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잠시 정전이 되어, 냉장고 안의 음식이 상하드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 햇빛이 날 때까지, 공장가동도 일시 중단하겠습니다.”
이런 방송을 들었을 때 여러분은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전혀 다른 생각을 하시겠습니까?
(4) 전력은 손실이 없는가?
아니다. 이것도 그렇지 않다. 전력이 발전소에서 가정까지 공장까지 이르는데는 전선을 통해 전달된다. 그 손실 평균은 약 3% 정도라고 한다.
(5) 전기자동차 자체의 강점과 약점
그러나 전기장도차는 운영도 효율적이지만, 부품 수도 엔진자동차에 비해 1/3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폐기도 훨씬 간단하며, 주요 자재들의 환수도 훨씬 용이하다. 이것은 고갈되는 희귀 자원들을 고려할 때 전기자동차의 대단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또 몇몇 사람들은 전기자동차의 핵심자료인 희토류의 중국 독점을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분명히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그러나 중국의 독점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희토류는 영어로 Rare Earth Materials라고 한다. 말 그대로 희귀한 물질이다.
그러나 중국이 희토류를 독점하는 것은 '자연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인위적'인 이유 때문이다. 희토류는 광석에서 한꺼번에 다량으로 추출되는 광물이 아니다. 퇴적 층에서 아주 조금씩 흙에 포함되어 나오는 함량이 매우 낮은 금속이다. 그래서 낮은 정도의 희토류를 높은 순도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량의 물과 폐석물질이 나온다. 이것은 누가 봐도 자연파괴행위다. 70년대 까지만 해도 미국이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환경파괴 문제 때문에, 자연파괴가 문제되지 않는 독제국가 중국에 떠넘겨 버린 것이다.
이제 우크라이나, 남미 등에서도 희토류 함유율이 훨씬 높은 지층, 호수 등이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아마 새로운 제련 기술도 곧 발견되리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중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꼭 그런 것 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중국은 희토류를 수출하지만, 필요 에너지의 60%, 식량의 40%도 수입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가간의 거래는 절대로 일방적이지 않다.
과거처럼 중국의 시장이 탐 났을 때는 '개별 국가'별로 중국과 대응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중국은 그 나라에 대해 선별적인 갑질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중국의 너무 잦은 갑질과 늑대외교, 후안무치한 기술갈취 등은 이제 전 세계 자유국가들이 중국 제재에 동의하게 되었다. 미래 중국과의 무역은 1:1의 관계가 아니라 1:Many의 관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중국도 쉽게 갑질을 할 수 없을 것이다.
3. 그러면 다른 대안은 없는가?
지금까지만 말하면 또 사람에 따라서는 “에이, 전기차 별 것 아니네.”라고 말 할 수 있다. 현 상태라면 나는 전기차의 미래를 그리 밝게 보지 않는다. 차라리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미래를 더욱 밝게 본다. 그러나 전기자동차가 미래에 사라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막힌 골목의 끝에는 항상 새로운 대안 (Alternative Solution)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전기 자동차의 문제점은 주로 '전기생산과 수송'과 관련된 문제였다.
그러면 지금까지 생각한 사고의 틀에서 “다른 방법이 없는가?”를 생각해 보자. “방법은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지금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 중에는 몇가지 새로운 방법이 있다. 토카막(Токамак) 발전, 콜드 퓨존, 초소형 원자로(SMR), 우주에서 발전을 하여 지구로 송신하는 방법 등이다.
(1) 토카막(Токамак) 발전과 콜드 퓨존
아마 과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며 토카막 또는 콜드 퓨전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것이다. 토카막 발전이란 쉽게 말해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현상을 지구에서 재현’하자는 것이다. 아주 획기적인 아이디어고, 거의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무한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바다에 흔한 0중수소와 헬륨을 결합시키고, 그 때 나오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천 방법이 쉽지 않다. 핵융합을 시키기 위해서는 1억도 이상의 온도와 엄청난 압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런 온도와 압력을 우리가 콘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문외한이 봐도 분명 쉽지 않게 보인다.
콜드 퓨존(Cold Fusion)은 토카막과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극한의 온도와 압력 대신, 평상시의 온도와 압력에서 퓨존이 일어나게 하는 방법이다. 정말 꿈 같은 발상이다. 또 자기가 이런 방법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실이 아니었다.
우리 나라는 이 분야에서 상당히 선진권에 들어가는 나라다. KSTAR는 초전도 코일을 사용하여 2008년 첫 플라즈마를 생성하였고 최장기 지속적 운영 성과를 보임으로써, ITER과 같은 세계 공용 핵융합로의 모델 개발에서도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 초소형 원자로(SMR)의 개발
가장 현실적이고, 또 만족할만한 성과가 있을 분야라고 생각한다. 값싼 에너지의 생산과 장기간에 걸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원자력의 가치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체르노빌, 쓰리 마일 아일랜드 그리고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으로 원자력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과학은 감성(感性)이 아니라 이성(理性)으로 생각해야 할 분야’다. 원자로의 잘못으로 부터 오는 피해는 막심하다. 그리고 그 폐해도 엄청 오래간다. 그러나 찬찬히 그 원인을 분석해 보자.
(3) 원자력 발전은 왜 위험한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U-235)이 납(Pb)으로 붕괴되면서 나는 엄청난 에너지(열)를 발전에 사용하는 기술이다. 우라늄 1그램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석탄 3톤, 석유 9드럼에 해당하는 엄청난 량이다.
원자력발전은 이런 우라늄이 붕괴되면서 나오는 열로 수증기로 만들고, 그 수증기가 발전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사실 화학발전과 기본 얼개는 비숫하다. 다만 물을 수증기로 만드는데 필요한 열을 석탄이나 석유를 태우지 않고, 우라늄이 붕괴될 때 나오는 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러면 왜 그리 위험할까?
그것은 바로 우라늄의 특성 때문이다. 화석연료 발전소가 위험해지면 공급하는 중유나 석탄 또는 천연가스를 중단하면 끝이다. 그러나 원자로는 그렇지 않다. 우라늄도 물론 제어기술이 있지만 원자로를 한번 가동하면, 그 것을 중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즉 엄청난 열이 『계속』 발생한다. 그래서 그 열을 식히기 위해, 대량의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원자력 발전소가 강이나 바닷가에 지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급수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원자로가 달아 오르고 급기야는 폭발하게 된다. 그러면 여러 가지 방사산 물질이 대기와 물로 쏟아져 나오고, 장기간에 걸쳐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원자력발전이 갖는 문제다. 수없이 많은 기사들을 이미 많이 봤을 것이다.
(4) 그러면 원자력 사고는 방지할 수 없는가?
“있다.” 예방하는 방법이 많이 있다. 1942년 최초 원자력 발전이 우리생활에 들어온지도 근 80년이 되어간다. 2024년 기준 불란서는 자국 전기 소비량의 약 68%를 원자력으로 발전한다. 우리나라도 약 27.4%를 원자력으로 발전한다. 현제 세계에는 약 422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앞서 언급한 3개를 제외하고는 잘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원자력 발전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고 수 3개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5) 그러나 최근 원자력 발전의 세계적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불과 얼마 전인데 왜 이럴까? 세계원자력협회가 발간한 '2024 세계 원자력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은 2,602테라와트시(TWh)를 기록해 전년 대비 58TWh 증가하였다.
⚫중국, 인도, 튀르키예, 러시아, 일본, 한국 등 신규 원자력 발전소 64기가 건설 중이다.
⚫미국도 새로운 원전발전소 안을 허가하였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원전 건설이 완료되어 가동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정식으로 원자력 발전을 ‘청정에너지 자원’으로 선포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자국 내 원자력발전소 계획을 고려하고, 우리나라에 건설의뢰를 협의 중이다.
4. 원자력 발전의 위험은 천재(天災)인가? 인재(人災)인가?
(1) 후쿠시마 대지진의 강도
그러면 중요한 질문을 우리에게 해보자. 원자력 발전은 인재인가, 천재인가? 이것은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원자력 발전에 대해 감성적 판단이 아닌 이성적 판단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갈림길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발전 사고가 천재(天災)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천재에서 시작은 되었지만, 사고의 진전은 인재 때문에 발전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분석해 봄으로써 인재와 천재를 명확히 밝혀 보자.
당시 후쿠시마 사고를 일으킨 지진 강도는 9.1이였다. 리히터 9.1의 지진 강도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감(感)이 잘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에서 가장 큰 지진피해는 ‘관동대지진’이었다. 그때의 강도는 7.1(7.3)이었다. 리히터 지진의 스케일은 로그 스케일이다. 쉽게 말해 수치가 0.2 올라갈 때 마다, 강도는 약 두배 정도 강해진다. 그러므로 지진 강도 1의 차이는 1/0.2는 5, 즉 2x2x2x2x2 해서 32배의 강도가 된다. 그러면 후쿠시마 9.1에서 동경대지진 7.1을 빼면 2가 된다. 즉 후쿠시마의 지진 강도는 32X32해서 약 1,024배가 된다. 어림 계산으로 900배라고 하자. 즉 후쿠시마의 지진 강도는 동경대지진의 900배 강도 지진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지진이었다.
(2) 그런 강도의 지진이 또 일어나면 어떻하지요?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지진은 7.7 이상은 매우 드물다. 스리랑카 해저 지진이 이 정도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원자력발전소는 지진 7.7의 강도에도 운전이 가동하도록 내진설계가 되어있다.
그러면 왜 후쿠시마 사고가 터졌을까? 여기에서 바로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설계자들도 이점을 고려하였다. 그래서 7.7의 강도의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하였다. 그리고 설령 그 이상의 지진이 오드라도, 원자로를 식힐 급수 파이프는 3개로 독립하여 작동되도록 설계하였다. OK. 그러나 막상 사고 발생했을 때 가동된 급수장치는 하나밖에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간 사고가 너무 오랫동안 나지 않아 그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 고장 난 밸브를 고치지 않고, 잠가버린 것이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가 '민영화(民營化)'됨으로써 원가절감 차원에서 보수인력도 잘라 버린 것이다.
즉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물론 천재에 의해 촉발되었지만, 결국 인재로 판명된 것이다. 그리고 일본 내에서도 이것을 두고 자성의 소리가 높았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장인의 나라이고, 자기 의무를 칼같이 지키는 것이 일본인인데 이런 중요한 사안에서 이처럼 무성의한 일본이 되었단 말인가?”라는 소리다. 그러나 일본은 원래 그런 나라다. 자기들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뿐이다.
이런 분석을 하면 우리가 원자력 발전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를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원자력에 대한 반대도 찬성도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다시한번 강조한다. “과학은 이성의 문제이지, 감성의 문제가 아니다.”
(3) 우리나라는 안전(安全)한가?
세상에는 완전한 안전은 없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판단일 뿐이다. 일단 우리나라는 환태평양화산대에 위치하고 있지 않다. 강도 5 정도의 지진(벽이 흔들리고, 약한 지붕이 파괴되는 정도)은 가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은 거의 없다. 최소한 수백년은 없었다. 신라시대 때는 있었다는 주장도 있으나, 거기까지 생각하면 이 세상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리고 그것이 강도 7.7의 지진이었다는 기록은 찾아 볼 수 없다. 그 정도 강도라면 경주와 포항 건물들의 대부분이 쓰러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기록은 없다.
안전을 생각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과유뷸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지나친 걱정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과 비슷하다.
5. 그러면 소형 원자로(SMR)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원전사고가 천재이든 인재이든 원자력 발전이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소형 모듈식원자로(SMR, Small Modulr Reactor)가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 SMR의 장점
SMR은 기존의 대형 원자로가 갖는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고안하고 있다.
⚫ 원자로의 용량을 줄여 모든 필요 장치를 하나로 만들어 큰 통안에 집어넣어 관리를 용이하게 한다.
⚫ 원자로를 식히는 방법도 고압냉각수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대류 현상 또는 저압냉각수를 사용 한다. 그러면 냉각수 공급 부족으로 생기는 원자로 폭발 사고(후쿠시마, 체르노빌)를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SMR은 특별한 비상 냉각장치를 갖추지 않고도 정지 시에도 자연 공기 대류나 전도 방사, 용융염만으로도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다. 기업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SMR 고장 시 운전원들은 그냥 걸어나가도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다.
⚫ 그리고 용량을 소규모화 하는 대신 모듈라 디자인을 하여, 레고 블락처럼 전기수요가 많은 곳에서는 SMR을 연결하여 필요한 발전량을 맞추자는 아이디어다. SMR 100 MW 정도 용량이면 5-20만 가구의 전력 수요로 1개 군 정도의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 또한 방사선 폐기물도 기존 대형 원자로의 1/5 수준이어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원자력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면, 전기 수요처 바로 옆에 SMR을 설치하여 운영 및 관리 비용, 전력수송 손실비용도 훨씬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2) SMR의 단점
그러나 꼭 이런 장점 만을 SMR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80여 개에 달하는 설계안 중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성공 사례는 중국의 HTR-PM 방식과 미국의 몇몇 사례 이외에는 거의 없다. 그러나 그것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 즉 아직도 실험수준의 아이디어라는 점이다. 그러나 실용화가 그리 멀지는 않았다고 본다.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에 설치된 원자로가 기본 설계는 SMR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 다만 소규모 원전에서 생기는 발전 단가는 대형 원자로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 폐기물은 1/5 수준이지만 일체형 원자로 ‘전체’를 폐기하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짧은 수명 등으로 더 자주 폐기해야 함으로 종합적인 폐기물 문제는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SMR은 현재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빌 게이츠도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
6. 기후문제는 어떻게 하겠는가?
사실 전기자동차도 원자력도 결국은 지구 온난화의 문제(Global Warming)로 귀착된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간단히 몇 개의 숫자만 제시하겠다.
⚫ 지구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은 70m 상승한다. 서울의 해발고도는 50m다. 해안가인 부산, 목포, 여수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 남태평양 국가들의 평균 높이는 2~3m이고, 가장 높은 곳도 10m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우리나라에서 조차 삼한사온, 봄 가을은 이미 사라졌다. 겨울 그리고 아주 짧은 봄, 긴 여름, 그리고 더 짧아진 가을이다. 이것은 이미 우리나라, 우리 앞에 다가온 현실이다.
⚫ 과거보다 여름은 더 찌는 듯이 덥고, 겨울은 더 춥다. 태풍, 해일도 두배 이상 급증하였고, 그 강도도 두배 가까이 커졌다. 금년 4월달에 눈이 두 번이나 내렸고, 지금도 아침 저녁으로 영하 또는 3~4도의 추운 날씨다.
7. 결론
글로발 워밍을 걱정하면서도 우리는 너무 많은 소비를 계속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호사스런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산화탄소(CO2)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을까?
우리 누구나 편히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편리한 생활을 '지속적'으로 영위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손'들에게, 우리의 귀중한 후손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는 미래의 우리 후손들로부터 빌려 온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대책들을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이 문제는 매우 유의미한 문제라고 단호히 주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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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25년04월08일 15시48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14일 12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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